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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15년 징역 구형에 카카오 매각설…'챗GPT' 오픈AI, 인수자로 부상"

김범수 창업자, 주가조작 혐의로 징역 15년 구형
지분 매각설에 카카오 경영권 향방 ‘안갯속’
오픈AI, 전략적 제휴 이어 인수 후보로 부상
데이터센터·AI 인프라 협력 확대 기대
국내 AI 생태계 영향 두고 ‘득과 실’ 공존
정우성 기자 2025-09-02 17:51:25
카카오. 한양경제DB

챗GPT 개발사로 알려진 오픈AI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보유한 카카오 지분 매각의 유력한 매수자로 떠올랐다. 검찰이 지난 29일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 혐의로 기소된 김 창업자에게 징역 15년에 벌금 5억 원을 구형했다. 그러자 금융시장에서 김 창업자가 지분을 처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1일 보고서에서 “카카오 최대주주에 대한 구형은 이해관계 측면에서 2가지 변화의 축으로 작동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구형과 투병에 따른 본인 사업 동기부여 약화 및 카카오와 강하게 결합을 맺고 있는 오픈AI 입장에서 해당 주주 지분에 대한 취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분석 했다.

▲결심공판 출석하는 김범수 창업자. 연합뉴스

■ 김범수 지분 매각 거론되는 이유는


김 창업자는 카카오 지분 13.3%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개인회사 케이큐브홀딩스가 10.45%를 갖고 있어 사실상 카카오 약 24%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현 주가 기준 6조원이 넘는 규모다.

우선 김 창업자가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되면, 심각한 경영 공백이 발생한다. 카카오는 완전한 전문 경영인 체제가 돼야 한다. 건강 문제도 있다. 그는 올해 초 방광암 초기 진단을 받기도 했다. CA협의체 공동 의장 등 보직에서 물러난 이유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불거진다. 현행 인터넷은행 특례법은 비금융주력자가 인터넷은행 의결권 지분 10%를 초과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금융회사 대주주가 중대한 불법행위를 저지른 전력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를 보유하고 있다. 김 창업자의 시세 조종 혐의가 유죄로 확정되면, 카카오는 현행법에 따라 10%를 초과하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강제로 처분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김 창업자가 보유 지분을 넘기면 이 같은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해결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 연합뉴스

■ 오픈AI, 왜 카카오에 관심을 보이나?

오픈AI는 2022년 11월에 출시된 생성형 AI 챗봇 챗GPT(ChatGPT)의 운영사다. 카카오는 올해 2월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샘 올트먼(Sam Altman)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한국을 찾은 자리에서다. 

카카오와 오픈AI는 보다 많은 이용자들이 AI 서비스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 ▲AI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기술 협력, ▲공동 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카카오톡, 카나나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에 오픈AI의 최신 AI기술 API를 활용하기로 했다.

오픈AI는 아시아 지역에서 AI 인프라를 구축하며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오픈AI는 인도에서 최소 1GW급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해 현지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카카오도 6,000억원을 투자해 남양주에 두 번째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에 만들고 있는 연면적 약 9만2000㎡ 규모의 디지털 허브다. 디지털 허브는 AI와 미래 기술을 위한 고집적 서버 수용이 가능한 AI 데이터센터로 조성된다.

카카오가 가진 한국 시장에서의 점유율과 인프라에 오픈AI가 매력을 느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구글은 검색과 유튜브 등 자사 서비스를 통해 방대한 양의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오픈AI는 카카오와 같은 파트너 관계를 통해 그 같은 열세를 극복하고자 한다. 카카오는 국내외에 102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만큼 이용자들로부터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의 접점이 많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도 “오픈AI가 단점을 보완하고자 B2C(기업 대 소비자) 기반 유저 데이터를 폭넓게 확보한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계열사 지분구조도.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 국내 AI 생태계에 미칠 영향은?

오픈AI는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상태로도 카카오 경영권 지분 확보를 위한 실탄은 충분하다.

지난달 3일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오픈AI는 83억 달러(약 11조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 가치는 3000억 달러(약 417조원)로 평가됐다. 오픈AI는 소프트뱅크 주도로 올해 400억 달러(약 56조원) 규모 투자 받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오픈AI의 카카오 인수가 현실화되는 것이 국내 AI 생태계에 미칠 영향은 미지수다. 김진구 연구원은 “오픈AI가 프리미엄을 얹어서 카카오 지분을 취득하는 가정 하에서 주주 가치는 당연히 긍정적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해당 건이 국가 전체 부가가치 측면에선 중립 이하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기 이상으로 고용 안정성 결여, 법인세 납부의 해외 이전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 저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현실적으로는 카카오와 오픈AI 간 대등한 사업적 협력 및 합작사 설립 등에 기반한 전략적 결합이 국가 총 효용가치 측면에서 우호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합해 볼 때, 오픈AI의 카카오 인수설은 단기 관점에서 주주 가치를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고용 불안정, 세수 유출, 개인정보 관리 문제 등 국내 AI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따라 인수보다는 카카오와 오픈AI가 대등한 관계에서 사업적 협력이나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것이 국가 전체의 이익에 더 부합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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