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반도체 제조에 반드시 필요한 미세 공정 전용 노광장비를 공급하는 네덜란드의 ASML이 한국에 거점을 만들며 주목을 끌고 있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12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ASML의 ‘화성캠퍼스 준공식’에 참석했다.
해당 캠퍼스는 심자외선(DUV)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첨단장비 부품의 재제조센터와 첨단기술 전수를 위한 트레이닝 센터 등이 들어선 ASML의 아시아 거점이다. 앞서 ASML은 2,400억원을 투자하며 화성에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를 마련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준공식에 참석한 푸케 CEO는 11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 만난데 이어 12일 준공식 후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과도 회동을 진행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모두 ASML로부터 노광장비를 구입하는 주요 고객사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ASML과 삼성, SK는 서로에게 중요한 고객이고 중요한 공급망이기에 서로 만나고 싶을 것”이라며 “시간만 조율되면 만나는게 좋고 그렇게 만나서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도와주자는 이야기를 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진단했다.
◆ 미세 회로 새겨 반도체 성능 향상하는 노광장비
ASML이 공급하는 노광장비는 반도체 공정에서 웨이퍼 위에 빛을 이용해 미세 회로 패턴을 새기는 장비다. 해당 장비의 성능에 따라 보다 미세하고 복잡한 회로를 만들 수 있게 된다.
파운드리와 D램 등 반도체 제품에는 성능 향상을 위해 미세공정이 필수적이다. 파운드리의 경우 회로 선폭이 좁아지면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배치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D램은 셀 크기를 줄여 더 많은 저장 공간을 집적해 메모리 용량을 증가시킬 수 있게 된다.
여기서 노광장비는 반도체 웨이퍼 위에 빛을 이용해 회로 패턴을 새긴다. 웨이퍼 위에 감광액을 도포한 뒤 마스크에 있는 회로 패턴에 빛을 쏴 패턴을 전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미세 회로를 구현할 수 있기에 반도체 성능 향상에는 노광장비가 필수적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의 반도체 담당 연구원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웨이퍼 위 레이저가 사진 촬영하듯 섬세한 그림을 위에서 빛을 내야되는데 그걸 하는게 노광장비”라며 “이를 얼마나 섬세하게 잘 조사 해주느냐가 중요하기에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주목 받는다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ASML, 노광장비 시장 주도…EUV는 독점 공급
반도체 칩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해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웨이퍼 위에 나노미터 수준의 회로 패턴을 세기는 미세패터닝 기술도 필요하다. 현재 파운드리 업체들은 3나노미터 공정에 주력 중이고 D램은 10나노미터 공정이 주류인 상황이다.
해당 미세패터닝을 할 수 있는 노광장비는 극자외선 리소그래피 기술인 EUV다. EUV는 193나노미터급 파장을 사용하는 DUV보다 짧은 13.5나노미터급 파장을 사용해 보다 미세한 반도체 회로를 만들 수 있다.
최병덕 성균관대학교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노광장비에 제일 중요한게 미세패터닝인데 파운드리는 3나노 정도, D램 같은 경우는 10나노 정도 공정을 해야된다”며 “그런 미세패턴을 하기 위해서는 EUV, ASML 장비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DUV와 EUV 모두 반도체 성능 향상에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를 공급하는 업체는 사실상 ASML이 유일하다. DUV의 경우 일본의 니콘과 캐논도 생산 중이지만 ASML이 세계 1위를 차지한 상황이다. EUV는 ASML이 독점 공급 중이다.
최병덕 교수는 “EUV는 적은 파장을 사용해야하는데 그 파장을 발생시키는 기술부터 원초적인 기술들을 ASML에서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데서는 만들지 못한다”며 “노광장비는 기술 개발을 따로 하고 있는 곳이 ASML과 일본 회사 2개 정도 밖에 없는데 ASML이 기술을 거의 독점적으로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 ASML, 화성 거점 통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연계 강화
노광장비 시장을 주도하는 ASML이 화성에 거점을 마련한건 한국 반도체 산업 공급망을 담당하는 주요 업체들과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화성에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가 위치하고 인접한 용인에는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 중이다.
실제 푸케 CEO는 화성시의 캠퍼스 조성이 전략적인 결정이라며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이 있는 화성시에 캠퍼스가 있어 보다 긴밀한 협력과 신속한 기술 지원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김양팽 연구원은 “용인에 건설되는게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라고 할 정도로 거대 공장이 들어서니 ASML로서는 고객 옆에 연구소를 만드는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은 소위 말하는 공급망 안정화에 도움이 되니 서로 도움이 되는 것이라 봐야 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에 반입한 노광장비를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할 가능성도 높다. ASML의 거점을 통해 EUV 등을 유지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병덕 교수는 “화성의 연구소는 접근이 용이하기는 하지만 ASML 연구소니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들어와 있는 EUV 장비를 유지관리하고 업그레이드 하는 일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