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PEC ‘경주선언’ 초석 마련한 최태원 회장
2025-11-14
■ 기존 DDR 기반 구조의 한계…‘메모리 확장’이 결국 병목이 됐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CXL D램(CMM-D) 대량 양산에 들어가면서 AI 시대 서버 구조가 본격적으로 전환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존 CPU–DDR 구조는 메모리 채널 수와 슬롯 수의 한계로 확장이 불가능했고, 데이터센터들은 RDMA 기반 원격 메모리 확장으로 이를 보완해왔지만 지연·데이터 복사·프로토콜 전환 등으로 성능 저하가 심각했다. AI 모델 크기가 GPT-4 이후 세대마다 폭증하면서 CPU 중심 구조의 효율성은 급격히 떨어졌고, 서버 증설과 전력 낭비가 누적되면서 구조적 병목이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문제가 됐다.
■ CXL의 핵심은 ‘메모리 풀링’…시스템 전체를 하나의 자원처럼
이 병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기술이 CXL이다. CXL은 CPU·GPU·가속기·스토리지·메모리를 캐시 일관성을 유지한 채 하나의 대규모 메모리 풀로 묶는다. PCIe 기반이라 DDR 대비 속도는 낮지만, 확장성·자원 공유·유휴 메모리 활용 측면에서는 압도적인 효율을 제공한다. 특히 RDMA 대비 원격 메모리 접근 속도가 10배 이상 빠르고, 특정 CPU에 묶여 있던 메모리를 시스템 전체가 공유해 GPU·CPU 간 병목 현상이 크게 완화된다.
삼성은 이번에 CXL 2.0 기반 CMM-D 128GB의 샘플 출하와 양산을 시작했고, 연내 1TB급 CXL 3.1 제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는 GPU 한 대당 메모리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려 AI 학습·추론의 연산 병목을 줄이는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 메모리 업체 전략 변화…“CXL은 위험이 아니라 오히려 시장 확대 요인”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한양경제와 통화에서 “메모리업체들은 CXL이 D램 수요를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보다, DDR 방식의 확장 한계가 서버 증설을 막는 더 큰 리스크라고 보고 있다”며 “CXL이 병목을 해소하면 더 많은 서버가 깔리고 더 많은 D램이 필요해지는 구조가 된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도 변수다. 엔비디아가 엔비링크를 고수하며 CXL에 소극적이지만 엔비링크는 엔비디아 내부 생태계 전용인 반면 CXL은 CPU·GPU·메모리·스토리지를 아우르는 개방형 규약이다. 송 연구원은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데이터센터 효율을 위해 CXL을 채택하면 엔비디아도 결국 엔비링크를 수정하거나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삼성·하이닉스 전략 갈라져…“CXL 개화 시점 2026년이 분수령”
삼성전자는 HBM 경쟁력 격차를 CXL 선점으로 보완하려는 전략을 내세우며 시장 개화를 주도하겠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도 CXL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본다. 다만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장되는 시점은 CPU 업체들의 CXL 2.0·3.0 지원 속도와 데이터센터 고객의 채택 여부에 따라 2026년 전후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는 AI 인프라 규모가 커지는 이상 결국 CXL 구조로 넘어갈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삼성의 첫 대량 양산은 그 전환점이 ‘생산 속도’에서 ‘생태계 확장 속도’로 옮겨가는 순간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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