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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건강] 조용히 돌연사 부르는 ‘비후성 심근병증’

“가족력 있다면 정기 검진으로 예방해야”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2025-11-14 16:55:40
심장근육(심근)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질환이 비후성 심근병증이다. 심장이 혈액을 내보내기 위해 더 큰 힘을 쓴 결과 근육이 발달해 두꺼워지는 것이다.

이 경우 근육 수축과 이완에 지장을 초래해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부정맥이 치명적으로 작용해 돌연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어느날 갑자기 주검으로 발견되는 경우 중 하나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심근은 수년간 고혈압을 방치할 때나 심장에서 혈액을 내보내는 출구가 좁아지는 대동맥판협착증이 있을 때 두꺼워진다.

하지만 비후성 심근병증은 특별한 이유 없이, 혹은 이유가 있어도 설명이 어려울 만큼 지나치게 심근이 두꺼워지는 특징이 있다.

비후성 심근병증이 가장 문제인 것은 바로 돌연사를 부른다는 데 있다. 무증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조증상 없이 실신하거나 급사한 후 진단되기도 한다.

왼쪽부터 비후성 심근병증을 가진 환자의 자기공명영상, 정상 심장 자기공명영상. 고대안산병원

건강 검진 이후 심전도·심장초음파 이상으로 확인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돌연사 가족력에 대한 가족 검사를 통해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김용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비후성 심근병증은 고위험군의 경우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어서 가족력·실신 병력이 있다면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후성 심근병증 진단은 심장초음파·자기공명영상 등 영상검사로 이뤄진다. 김 교수는 “비후된 심근 내에 섬유화가 진행됐거나 근육조직이 지방조직으로 변성이 돼 있는 상태가 관찰된다”며 “조직변성이 없는 비후성 심근병증도 있는 만큼 전문의의 종합적 판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후성 심근병증 치료는 증상 완화와 심부전 또는 급사 등의 합병증 예방을 목표로 한다. 대개 약물치료를 통해 심박수를 낮추고 심근 이완을 촉진하는 치료로 시작해서 약물 조절이 어려울 경우 두꺼워진 심근 일부를 절제해 혈류를 확보하는 수술적 치료를 하기도 한다.

돌연사 가족력이나 심근섬유화, 심실빈맥 유무, 심근 비후 정도 등을 점수화 해 돌연사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에게는 돌연사 예방을 위해 이식형 심실제세동기를 삽입하기도 한다.

또 심실중격의 관상동맥에 알코올 등을 주입해 근육의 부분적 위축을 일으키는 관헐적 시술을 시행할 때도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비후성 심근병증은 돌연사 가능성이 높지만, 환자 대부분은 적절한 관리와 정기 검진을 통해 건강한 생활 유지가 가능하다.

김 교수는 “걷기, 요가, 가벼운 자전거 타기 등 저~중강도 운동은 오히려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최대심박수의 70%를 넘는 고강도 운동은 반드시 충분한 검사와 사전 평가를 거쳐 단계적으로 강도를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해다.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는 돌연사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평소 보호자들이 심폐소생술이나 자동제세동기 사용법을 익혀두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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