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를 선도하는 '경제 나침반'

공장 자동화의 새물결, 휴머노이드 로봇이 이끈다

저출산 고령화에 자동화 로봇 수요 증가 예측
한국, 노란봉투법 등 시장 환경 변화 속 추격
휴머노이드 로봇, '게임 체인저'로 부상
산업 현장 도입까지 해결 과제 남아
하재인 기자 2025-09-08 18:19:47
▲ IFA 2025에서 진행된 휴머노이드 축구 대회. IFA 2025

글로벌 가전 전시회 'IFA 2025'가 열린 독일 베를린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축구 시연부터 홍보 활동까지 선보이며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이는 공장 자동화의 핵심으로 떠오른 휴머노이드 로봇이 이제 산업 현장을 넘어 일상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양한 국가의 기업들이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전전시회에 더해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은 다양한 방면에서 소개되며 시장에서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저출산 고령화 등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인구가 감소하면 인건비가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출산율은 2023년 1.4명에서 감소한 1.36명을 기록했다.

자동화 로봇 수요 증가 환경이 마련되면서 관련 시장에 대한 성장세도 예측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32년까지 연평균 45.5% 성장해 6,6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박상수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전반적인 로봇화는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 구조 변화의 영향이 크다”며 “기업 차원에서도 생산 가능한 인구가 감소하면 인건비가 오를수밖에 없어 대안으로 로봇이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이동형 양팔 로봇 RB-Y1. 레인보우로보틱스

◆ 한국, 시장 환경 변화 속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추격

미국과 중국을 선두로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한국도 추격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20일 제7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이 새로운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했다. 올해 4월에는 정부, 학계, 로봇 제조기업 50여개로 구성된 ‘K-휴머노이드 연합’이 출범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자율제조 AI 팩토리를 500개 이상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관련 예산은 2,200억원으로 확대했다. 내년 7월에는 인천 송도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경진대회가 처음으로 개최된다.

박상수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기술 패권을 잡기 위한 경쟁을 계속 하고 있다”며 “한국도 뒤쳐질 수 없기에 민관이 전폭적인 지원과 육성을 하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환경 변화도 근로자 고용시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 8월에는 쟁의 행위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란봉투법이 통과됐다. 9월 4일에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배터리 공장에서 미국 이민관세단속국의 단속이 이뤄졌다.

▲로보티즈 AI워커. 로보티즈

◆ 산업 현장 도입까지 법률 및 경쟁력 제고 등 과제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산업 현장의 즉각 도입은 어려울 전망이다. 도입까지 해결해야되는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법 제도의 경우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규정이 사실상 없는 상태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제13절은 산업용 로봇에 대해 정의하고 있지만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에 대한 규정은 없다.

미국과 중국에 비해 인지도와 가격 경쟁력 등이 부족하다는 점도 해결 과제다. 실제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할 경우 보다 경쟁력이 높은 제품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올해 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올 뉴 아틀라스'를 생산 공장에 투입할 예정이지만 이는 실증 작업에 가깝다.

박상수 연구원은 “휴머노이드 로봇도 설비 투자 기계류에 해당하기 때문에 산업안전보건법에서 법률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작업이 미비한 상태”라며 “로봇에 대한 기술 개발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 도입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뉴로메카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 예상도. 뉴로메카

◆ 국내 업체,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 대비 속도

다만 국내 업체들은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을 대비에 속도를 내고있다. 산업 현장 도입까지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는 모양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휴머노이드 사업화를 목표로 데이터 학습 기반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로봇에 적용하는 개발을 시작했다. 2024년 출시한 이동형 양팔로봇 RB-Y1에 이를 적용했다.

로보티즈는 오픈AI에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AI워커’를 공급할 계획이다. 두 팔을 이용해 작업을 수행하는 해당 휴머노이드를 연내 공급할 예정이다. 올해 4분기부터는 바퀴가 달린 모바일 베이스 모델을 정식 출시한다.

뉴로메카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25년형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1단계 연구개발 과제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수술보조 휴머노이드 로봇 본체, 양팔 로봇팔, 제어기 등 핵심 수술 보조 모듈 개발 등을 주도하게 된다.

박상수 연구원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얼마나 생산성이 있고 ROI(투자수익률)가 있는지를 기업들이 고민할 것”이라며 “시장 기반이 갖춰지기 위해서는 2, 3년 정도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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