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를 선도하는 '경제 나침반'

알루미늄 값 '고공 행진'…과열된 알루미늄 가격, 언제쯤 진정?

알루미늄 가격 전 분기 대비 6.3% 증가
중국 생산 억제‧타지역 제련 용량 제한 물량 부족 사태
“중국 공급 개혁은 수요 측면 수축 요인으로 작용…가격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
이현정 기자 2025-09-17 17:02:28
그리스의 한 항구에 적재된 알루미늄 봉. 연합뉴스

미국의 관세 부과와 중국의 공급 개혁이 맞물리며 알루미늄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원자재 전문가들은 내년 말까지 알루미늄 가격이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수요 부진으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하는 등 엇갈리고 있다.

17일 한국래소에 따르면 삼아알미늄, 그린플러스, 대호아이엘, 조일알미늄, 삼보산업 등 알루미늄 관련주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4.86%, 1.82%, 0.12%, 0.21%, 1.32% 상승했다.

알루미늄 가격 상승 전망에 따라 물량 확보를 위한 수요를 예상해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 15일 기준 전주 대비 1.6% 증가했고, 전 분기와 비교하면 6.3% 증가했다.

미국에서 알루미늄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50%의 품목 관세를 부과하면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인도분 알루미늄에 대해 런던에서 거래된 가격에 붙는 웃돈을 가리키는 이른바 ‘미드웨스트 프리미엄’은 177% 뛰면서 파운드당 70센트를 웃돌았다. 이는 1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런던금속거래소(LME)의 알루미늄 가격도 트럼프 대통령이 전방위적인 상호 관세를 발표한 지난 4월부터 약 17% 올랐다. LME의 알루미늄 가격은 16일 기준 톤(t)당 2700.5달러로 연중 최저점이었던 4월 9일 2,316달러에서 16.6% 뛰었다.

공급 측면에서는 중국의 생산 억제와 다른 지역의 제련 용량 제한이 물량 부족을 낳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2017년 생산능력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연간 알루미늄 생산량 상한을 4천500t으로 제한했다.

아울러 러시아가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유럽의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알루미늄 제련소들이 폐쇄했다. 인도네시아와 인도 등 국가에서의 생산 개시도 더딘 점도 영향을 미쳤다.

3분기 박스권 등락 중인 알루미늄 가격. LS증권 '알루미늄, 중국 공급 개혁의 역효과' 보고서 갈무리
 

■ 알루미늄 가격 상승 심화 우려…“중국 공급 개혁, 수요 측면 수축 요인”

문제는 이같은 알루미늄의 가격 상승이 앞으로 더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것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9일 보고서에서 “4분기에도 알루미늄 가격 예상 범위는 톤당 2천400~2천800달러 구간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관세(품목 관세 50%) 강행 여파를 소화하며 역대 최저 재고 수준과 선물시장의 ‘백워데이션’ 상황을 주목하며 톤당 2600달러선 이상으로의 상승 시도를 연장할 것”이라며 “전 세계적인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국면의 구리 가격 강세 시도는 알루미늄 시장에서도 대체재 수요 모멘텀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워데이션은 근월물이 원월물보다 클 때 즉 선물이 현물보다 낮을 때를 말한다.

토머스 스트로벨 유니크레딧 투자 전략가는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지속적인 수요가 생산 제한과 맞물리면서 올해 말까지 알루미늄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레이철 장 모건스탠리 중국 원자재 리서치 수석도 “알루미늄은 역사적으로 공급과잉 산업이었지만 이제 부족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내다봤다.

알루미늄 재고 부족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분석가들은 올해 알루미늄의 잉여가 내년에는 부족 상황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t당 2천700달러 안팎인 가격이 내년 말쯤 3천달러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11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의 생산 용량 상한 정책으로 중국의 알루미늄 증산 사이클은 마무리되고 있다”며 “중국의 공급 개혁은 알루미늄 수요의 부진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에서 설정한 알루미늄 생산 용량 한도로 중국의 알루미늄 생산 가동률은 95% 이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7월 생산은 월간 380만t을 상회했지만 연간 4천500만t의 생산 한도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내년부터 추가적인 증산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중국의 장기 증산 사이클 종료의 빈 자리는 인도네시아가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4분기부터 2개 신규 제련소가 가동되며 지난해 대비 100만t 생산이 증가할 예정이고, 오는 2027년까지 150만t 증산을 통해 전 세계 증산의 45%를 담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성기 연구원은 “결국 중국의 공급 개혁은 알루미늄 공급보다 수요 측면의 수축 요인으로 작용해 알루미늄 가격에는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와 중국의 공급 개혁으로 인해 알루미늄 가격의 단기적인 상승이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요 감소로 인해 가격 하락 가능성도 존재한다.

알루미늄 관련주 투자에 대해 주식시장 관계자들은 알루미늄 가격의 단기 상승 전망에 주목하면서 전기차 납품 등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갖춘 기업을 골라내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8월 중간은 하지로부터 약 50여일이 지난 시점이다. 따라서 그만큼 해의 고도와 열기도 낮아진다. 아침과 …
가을의 전령사
한여름이 되면 그 동안의 강렬한 햇볕으로 대지가 충분히 달궈져 그 열기가 더 이상 땅으로 흡수되지 못…
‘열대야(熱帶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