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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편집으로 난청 치료 가능해진다

연세대 의대 연구팀, 바이러스 없이 유전자 가위 내이 전달 플랫폼 개발
동물 실험 결과, 청력검사에서 약 20데시벨 개선…국제 할술지 게재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2025-09-23 10:12:49
연세대 의과대학

유전자 편집으로 유전성 난청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바이러스 없이 내이로 유전자 가위를 전달하는 플랫폼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연세대 의과대학은 정진세 이비인후과교실 교수·노병화 박사, 김형범 약리학교실 교수, 라무 고팔라빠 박사 연구팀이 기존 운반체 보다 효과를 23.5배 향상시킨 유전성 난청 치료용 유전자 가위 전달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분자치료학회지(Molecular therapy, IF 12)에 게재됐다.

의료계에 따르면 난청은 전 세계에 5억명의 환자가 있는 가장 흔한 감각기 질환 중 하나다. 선천성 난청 50% 이상은 유전적 원인으로 생긴다.

난청 치료는 보청기나 인공와우 등 보조기기를 활용한 청각재활법이 전부로, 난청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다.

하지만 유전자 편집이 난청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전자 교정을 위해 귀 속으로 가위를 전달하는 방법은 바이러스를 이용한다.

바이러스 생체 주입시에는 바이러스 발현에 따른 안정성 우려 뿐 아니라 종양 발생이나 면역반응 유발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때문에 바이러스를 이용하지 않고 안전하면서도 효율적인 전달 플랫폼 개발이 필요했었다.

연구팀은 유전자 편집 가위를 내이 안으로 넣기 위해 바이러스가 아닌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 성공했다.

새로운 전달체는 가위 역할을 하는 Cas9 단백질과 가위를 표적 유전자로 안내하는 sgRNA를 합친 eVLP(engineered Virus Like Particles)다.

이 플랫폼을 유전성 난청을 유발한 마우스에 적용한 결과, 7주 후 청력검사에서 약 20데시벨(dB)의 청력 개선을 확인했다.

전기생리학적인 측면에서도 효과는 뚜렷했다는게 연구팀 설명이다. 내이에 존재하는, 소리 증폭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외유모세포의 기능회복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정상 세포의 경우 세포 안팎의 전하 차이로 인해 음의 막전압이 생긴다. 이때 전압값은 -63mV다. 하지만 연구팀이 유전자 편집 치료를 시행한 결과, 외유모세포의 막전압은 평균값 –49mV에서 –59mV까지 회복됐다. 
   
치료 후 실시한 염기서열 분석에서는 높은 유전자 편집률을 기록했다. 기존 바이러스에 태웠을 때의 편집률은 0.6%에 그쳤지만, 새로운 플랫폼으로는 최대 50%, 평균 14%로 23.5배 향상됐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유전자 편집 치료를 조기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성체 마우스에 투여했을 때는 치료 효과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가 아닌 물질을 이용한 유전자 편집기술을 귀에 적용해 청각 기능을 회복시킨 세계 첫 사례다”며 “마우스 연령별 치료 효과를 분석한 결과 질환이 심해지기 전 유전성 난청의 조기 진단 및 중재가 필요하다는 임상적 통찰을 함께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는 “향후 인공와우 이식 등 지금의 청각재활법을 대체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정밀의료기술 개발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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