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 “먹고사는 문제 여야, 진보·보수도 없는 일”
2025-09-02

조국혁신당이 조국 전 대표 복귀로 힘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뜻하지 않은 성비위 사건이 불거지면서 내홍으로 번질 조짐이다.
강미정 전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지라고 믿었던 이들의 성희롱과 성추행, 괴롭힘을 마주했다. 그러나 당은 피해자들의 절규를 외면했다”며 당내 성비위 사건 처리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함과 동시에 탈당을 선언했다.
강 전 대변인은 “윤리위와 인사위는 가해자와 가까운 인물들로 채워져 있었고 외부 조사기구 설치 요구는 한 달이 넘도록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는 또 다른 가해가 쏟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이 접수된 지 다섯 달이 돼가는 지금까지도 당의 피해자 지원 대책은 어떤 것도 마련되지 않았다”며 “가장 먼저 이뤄졌어야 할 피해자 보호와 회복이 외면당하는 사이에 피해자들은 당을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던 강 전 대변인은 회견 도중 여러 차례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강 전 대변인은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을 향해 “사면 이후 당이 제자리를 찾고 바로잡힐 날을 기다렸지만 더는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기자회견 후 취재진을 만난 강 전 대변인은 “조 원장이 수감돼 있는 기간 당원들께서 편지로 사건 소식을 전했고 나온 후에도 피켓으로, 문서로 해당 사실을 자세하게 전한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당도 입장 변화가 없었고 조 원장한테서도 여태 다른 입장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강미숙 당 여성위 고문과 김재원 의원도 자리해 지지 의사를 표했다.
강 고문은 “피해자들이 당이 지원하는 회복 조치를 받고 정상적으로 업무에 복귀하길 바라며 긴 시간을 버텨왔는데 결국 모든 피해자가 다 당을 떠나게 돼 대리인이자 고문으로서 매우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강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 직후 조국혁신당은 입장문을 통해 “성비위 및 괴롭힘 사건과 관련해 당헌·당규에 따라 피해자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한 절차를 마쳤다”며 “사실과 상이한 주장이 제기된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당은 신고 접수 직후 윤리위에 사건을 회부했고 피해자 요구에 따라 외부기관에서 해당 사건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수용해 가해자를 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절차는 모두 완료했다”고 밝혀, 사실상 강 전 대변인의 주장을 반박했다.
특히, 윤리위·인사위 절차에 가해자 측근이 관여했다는 지적에 “오해 소지가 있는 위원은 모두 회피했고 외부 인사가 책임을 맡아 사건을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또 2차 가해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추가 신고가 없어 당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었다”며 “피해자를 도운 이들이 되레 징계받았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윤리감찰단에 최강욱 교육연수원장에 대한 긴급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최강욱 원장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피해자를 대상으로 ‘2차 가해’를 한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부적절하거나 과한 표현으로 당사자분들의 마음에 부담과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우리 당의 지도부와 윤리감찰단의 질문에 성실히 답하고 판단을 기다리겠다”며 “솔직하게 진심을 전한다며 보이는 제 언행도 다시 한 번 신중하게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강 전 대변인의 문제 제기에 이은 탈당 선언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민주당의 조사 결과에 따라 후폭풍이 거셀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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