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체인저' 엔비디아, 핵융합에 힘 싣자 K-기업도 꿈틀
2025-09-04

미래 먹거리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LG그룹이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대차, 삼성, SK 등 다른 대기업들처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보다 내실을 다지는 투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LG의 차분한 행보에 주목하며, 미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카이스트와 손잡고 리튬메탈전지 ‘12분 급속 충전’ 기술 개발
LG에너지솔루션은 4일 카이스트(KAIST)와 공동 연구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리튬메탈전지의 충전 속도를 혁신적으로 단축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꾸린 연구팀인 프론티어 리서치랩(FRL) 연구팀은 1회 충전에 800㎞ 이상 주행, 누적 주행거리 30만㎞ 이상의 수명을 확보하면서 충전 시간을 12분까지 단축할 수 있는 리튬메탈전지 연구 결과를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게재했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이 기술은 지난 2023년 발표한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된 ‘저부식성 붕산염-피란 액체 전해액 기반 리튬메탈전지’의 후속 연구로, 방전 효율과 에너지 밀도 개선은 물론 리튬메탈전지의 난제로 꼽히던 충전 속도에서 진일보한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리튬메탈전지는 수명과 안정성 확보를 어렵게 만드는 ‘덴드라이트(Dendrite)’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기술적 어려움이 따른다. 특히, 이 현상은 급속 충전 시 더 심각하게 발생해 배터리의 내부 단락을 유발할 수 있어, 급속 충전 조건에서 재충전 가능한 리튬메탈전지의 구현을 어렵게 만들었다.
하지만 FRL 공동연구팀은 급속 충전 시 덴드라이트 형성의 근본적 원인이 리튬메탈 표면에서의 불균일한 계면 응집반응 때문임을 규명하고, 이 문제를 해결할 응집 억제형 신규 액체 전해액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은 높은 에너지밀도를 유지하면서도 기존 리튬메탈전지 한계로 지적되던 느린 충전 속도 문제를 극복, 급속 충전에서도 안정적인 구동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충전 속도를 12분까지 단축할 수 있어 리튬메탈전지의 상용화를 한층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전무는 “LG에너지솔루션과 KAIST가 FRL을 통해 이어온 지난 4년간 협력이 유의미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산학 협력을 더 강화해 기술적인 난제를 해결하고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 LG에너지솔루션, 벤츠와 15조원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3일) 공시를 통해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와 총 107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건을 계약했다고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에 75GWh 규모, 메르세데스-벤츠 AG에 32GWh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2건의 계약이다.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와의 계약은 미국에서 2029년 7월 30일부터 2037년 12월 31일까지, 메르세데스-벤츠 AG와의 계약은 유럽에서 2028년 8월 1일부터 2035년 12월 31일까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예상 계약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공급물량 및 계약기간 등 계약조건은 추후 고객과의 협의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이번 계약 제품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시리즈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안회수 DB증권 연구원은 “현지 생산 및 공급 전략에 따라 애리조나 공장 및 추후 유럽 유휴라인 활용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신규 공장들은 가동 시기 불확실성이 높으나, 애리조나 원통형 단독 공장의 고객사는 안정적으로 확보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앞으로 미국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출하 성장성은 매우 높다”고 예측했다.
DB증권 분석에 따르면 이번 계약 규모는 15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고객사와 협의에 따라 공시 내용 외 추가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미래 먹거리 산업 중 하나로 여겨지는 배터리 산업 분야에서 안정적인 수주를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LG이노텍, 로봇 ‘눈’ 시장 공략 나서...스마트레이더시스템 59억원 투자
LG이노텍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핵심 센서를 만드는 기업인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은 지난 2일 공시를 통해 운영자금 등 약 59억2000만원을 조달하기 위해 LG이노텍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한다고 밝혔다.
유상증자를 통해 LG이노텍은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의 보통주 기준 지분 4.9%를 확보했으며. 동시에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의 고성능 레이더 핵심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LG이노텍은 미국의 로봇 기업 ‘피규어AI’와 현대차그룹의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손을 잡은 바 있다. 따라서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의 기술을 로봇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증권가 롯봇 애널리스트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뿐만 아니라 3D 센싱 모듈 등 다양한 센싱 부품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의 레이더 기술이 도입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LG이노텍은 신사업으로만 오는 2030년까지 매출 8조 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그간 애플에만 의존해오던 사업을 로봇 등으로 확장하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LG이노텍은 전장 부품 5조원, 반도체 기판 3조원으로 사업 계획을 배분했다”며 “로봇 등 기타 사업을 통해 플러스알파 규모로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부터 실적이 회복돼 내년에는 성장세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자율주행뿐만 아니라 로봇, 항공 등으로 레이더 기술 적용 분야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LG그룹이 미래 먹거리 사업 진출을 위해 사업을 하나하나 확장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주식시장 관계자들은 단기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꿰뚫는 것이 장기 투자의 핵심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결국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한 기업만이 불확실한 시장 속에서 흔들림 없이 가치를 증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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