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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배터리' 전고체, 상용화 시동! 시장 주도권 잡을 기업은?

퀀텀스케이프, 전고체 배터리 탑재 모터사이클 공개
전고체 배터리, 기존 배터리 대비 성능 우수
시장 도입까지 과제 남아…국내 업체 지속 개발
하재인 기자 2025-09-09 17:46:20
▲퀀텀스케이프 QSE-5-B 샘플. 퀀텀스케이프

전고체 배터리가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으며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일부 기업들이 눈에 띄는 성과를 공개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지시간 8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2025 IAA 모빌리티'에서는 미국의 퀀텀스케이프가 폭스바겐 배러티 자회사 파워코와 함께 전고체 배터리로 구동하는 전기 모터사이클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시연된 제품은 퀀텀스케이프의 코브라 생산 공정을 통해 생산한 QSE-5 배터리가 장착된 두카티 V21L 레이스 오토바이다. 두카티에 장착된 전고체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12분만에 80% 급속 충전이 가능한 성능을 보유했다. 퀀텀스케이프의 주가는 제품 시연 후 약 20% 급등했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투자분석실은 9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퀀텀스케이프의 20%대 급등에 전고체 배터리 관련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코브라 생산 공정을 통해 생산된 QSE-5 배터리 셀이 장착된 두카티 V21L 오토바이의 등장도 언급하며 관련 매출이 2026년 400만달러에서 2030년 40억달러가 될 것이라는 강한 성장세도 전망했다.

▲네이처 에너지에 소개된 삼성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 삼성SDI

◆ 전고체 배터리, 기존 배터리 대비 성능 우수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차세대 배터리다. 불에 타지 않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위험이 낮다. 액체 전해질과 이를 막는 분리막도 대신하기에 공간 활용도를 높여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여기에 고체 전해질은 열화가 적고 누액이 없어 배터리 장기 사용에 보다 유리하다.

이에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보다 안전성, 에너지 밀도, 수명 시간 등이 우수하다고 평가 받는다.

시장 성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2031년까지 연평균 37.5% 성장해 17억7,0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전고체 배터리 시장에서 가장 높은 연평균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고체 배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적 지향점이 있다”며 “긴 주행거리를 갖게 되고 화재 위험성도 낮기 때문에 기대감이 있고 기술개발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 전고체 전지 파일럿 라인이 위치한 SDI 연구소. 삼성SDI

◆ 기술 및 비용 등 시장 도입에 다양한 과제 남아

현재 전고체 배터리는 상용화될 경우 기존 배터리 대비 높은 효율성을 가질 것으로 예측되지만 시장 도입까지는 아직 과제가 남아있는 상태다.

기술적인 부분의 경우 양극과 음극 활물질 접촉을 원활하게 유지하는 문제가 있다. 액체와 달리 고체 상태의 전해질은 전극을 둘러싸서 틈을 메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체 전해질을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하기 위한 공정 마련도 과제다.

생산 비용도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비싸다. 전고체 배터리에 사용되는 전해질 기초 물질인 황화리튬은 ㎏당 1만2,000달러에 달한다.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가격도 ㎏당 4,900달러다.

퀀텀스케이프 등 배터리 업체들이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공개하고 있지만 대량생산이 가능한 건 아닌 셈이다.

한병화 연구원은 “특정 디바이스에 선언적으로 들어갔다고 대량 상용화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가격 경쟁력이 생기려면 대량생산 체제가 되야하고 전기차 모델에 들어가는 삼원계나 LFP 배터리와 경쟁할 정도가 되야 전고체가 실질적으로 경쟁하는 구도로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9월9일 기준 삼성SDI 주가 차트. 네이버

◆ 전고체 배터리 개발 국내 업체에 시장 주목

전고체 배터리의 시장 도입 시기는 불확실한 상태다. 국내 배터리사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기술 과제 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기존 배터리에 비해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

한병화 연구원은 “여러가지 기술적 진보도 있어야하고 그러 부분은 아직 미흡하기에 2030년이 훨씬 넘어야할 것”이라며 “최근 기술적 진보가 과거보다 많아져 여러 뉴스가 나오는건 사실이지만 전고체 배터리가 현재 메인 마켓들과 경쟁해 게임체인저가 된다고 볼 수 있는 시점은 아직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퀀텀스케이프가 전고체 배터리 시연을 한 다음날인 9일 삼성SDI 주가는 전일 대비 0.8% 증가한 20만1,500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같은 기간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주가는 1.47% 오른 4만 4,950원을 기록했다. 레이크머티리얼즈의 주가도 1만 2,180원으로 2.44% 올랐다.

삼성SDI의 경우 2023년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다. 전고체 배터리 양상은 2027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의 소재인 황화리튬을 생산하는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연속식 공정을 적용해 황화리튬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2022년 황화리튬 개발을 성공한 후 지난해 2월 연간 120만 톤 규모 생산 설비를 구축했다.

현재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를 대체하기까지 여러 과제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실제 경쟁력 있는 대량생산이 가능할 경우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이를 준비하는 업체들을 주목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가 기존 배터리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하다. 아직 기술적 한계와 양산의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꾸준한 기술 개발과 투자로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7년에서 2030년 사이로 예상되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이 다가옴에 따라, 관련 소재 및 부품 기업들 또한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가 기술적 과제를 넘어 대량생산의 문턱을 넘는다면, 미래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꿀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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