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치료·혈장교환술’…‘불로장생’의 꿈 앞당긴다

줄기세포 치료 쥐 수명 평균 이상 연장 확인
혈액 속 노폐물·염증 유발 물질 제거 ‘회춘시술’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2025-09-18 11:01:18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열병식을 위해 이동중이다. 푸틴 대통령은 열병식을 지켜보기 위해 톈안먼 망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장기가 끊임없이 이식될 수 있고 오래 살수록 불멸에 이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시 주석은 이에 인간이 150세까지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연합뉴스

‘젊음’ ‘건강’ ‘생명연장’을 위한 의료계의 혁신이 거듭되고 있는 가운데 ‘줄기세포 치료’와 ‘혈장교환술’에 대한 관심이 최근 높아지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쥐의 수명이 평균 이상으로 연장되고, 혈액 속 노폐물·염증 유발 물질 제거로 주목 받고 있는 혈장교환술은 ‘회춘시술’로도 불린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인간의 원초적 의지인 불멸에 근접하려는 노력의 부산물로 줄기세포 치료와 혈장교환술이 주목받고 있다.

줄기세포치료 가능성 어디까지

지난3일 열린 중국 전승절 행사에서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화가 장기이식과 수명 연장 등이었음을 ‘핫 마이크(hot mic·꺼진 줄 알았던 마이크가 켜져 있어 무심코 한 발언이 공개되는 상황)’를 통해 포착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생명 공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인간의 장기는 계속해서 이식될 수 있으며 당신은 오래 살수록 젊어지고 심지어 불멸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일각에서는 이번 세기에 인간이 150세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답해 화제가 됐다.

두 정상이 꿈꾼 장기이식의 경우 회의적인 시각이 의료계에는 존재한다. 장기 이식에 따른 거부 반응 때문이다. 인체 면역체계는 새로운 장기를 이물질로 인식해 공격하게 되는데, 거부 반응이 지속되면 이식받은 장기는 결국 기능을 잃게 된다.

의료계가 대안으로 주목하는 것이 바로 줄기세포다. 그동안 줄기세포는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어 손상된 조직 회복이나 염증 완화에 활용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국 테크 기업가 브라이언 존슨은 생물학적 나이를 46세에서 18세로 되돌리기 위해 줄기세포 등 치료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된 바 있다.

영국 배우 존 클리즈(84) 역시 약 20년 넘게 매년 약 1만7천파운드(약 3천200만원)을 들여 줄기세포 시술을 받고 있다.

노화 방지와 조직 재생 혹은 관절을 비롯한 연부조직 회복을 목적으로 줄기세포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쥐의 생명이 동일 종의 평균 수명인 약 36개월보다 늘어난 44개월까지 연장됐다는 연구결과가 국제학술지(Rejuvenation Research, 2016)에 실리기도 했다.

의료계에서는 표본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줄기세포가 노화 생리와 직결된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정은 365mc 지방줄기세포센터 대표원장은 “줄기세포는 세포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고 조직과 장기의 상태를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이런 특성 때문에 기존 치료의 한계를 보완하고 생명 연장과 관련한 연구에서도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줄기세포 치료 대중화 단계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줄기세포 치료는 장기적인 전신 건강 관리 방안으로도 주목받으면서 국내에서도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채취가 쉽고 배양 효율이 높다는 점에서 줄기세포 배양이 제한된 국내 의료 환경에서도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줄기세포는 복부나 허벅지 등을 부분 마취한 뒤 지방흡입을 통해 비교적 간단히 채취할 수 있다. 지방에는 골수의 약 500배, 말초혈액의 약 2만5천배에 달하는 줄기세포가 함유돼 있어 배양한 경우와 유사한 임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줄기세포치료는 특히 재생의학과 안티에이징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전신 건강 증진, 피부노화 개선, 탈모 관리, 관절염 등 퇴행성 질환 치료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지방줄기세포 치료와 함께 고압산소 치료를 병행해 세포 활성화와 회복 속도를 높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수명 연장과 관련해선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김 원장은 “지방줄기세포는 재생 능력이 뛰어나고 이미 노화된 세포 기능을 되살리는 특성도 있어 안티에이징 효과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전신에 투여할 경우 새로운 혈관이 생성되고 단백질 합성이 활발해져 젊은 체력으로 회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혈장교환술’ 항노화 효과 주목

혈장교환술은 최근 일부 글로벌 셀럽들과 상류층 인사들 사이에서 조용히 회자되며 많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혈장교환술은 혈액 속 노폐물과 염증을 유발하는 손상된 단백질 등을 제거하고 이를 깨끗한 혈장으로 교체하는 시술이다.

주로 자가면역 질환 등 희귀 질환 치료에 활용돼 왔다. 노화 지연 및 피부 탄력 개선 등의 다양한 효과가 확인되면서 항노화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유럽에서는 슈퍼리치, 인플루언서 등 많은 유명인들 사이에서 ‘회춘 시술’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아시아 시장에서도 한국과 일본·싱가포르 등을 중심으로 관련 장비 및 기술 도입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규제 당국의 승인 절차 또한 간소화되고 있다는 게 의료계의 분석이다.

오한진 아이디병원 엑소밸런스센터장은 “혈장교환술은 현재 항노화 시장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혁신적인 차세대 노화 개입 전략이자 노화의 근본 원인과 신체 건강을 동시에 케어할 수 있는 웰니스 산업의 핵심 솔루션”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단순히 겉모습을 개선하는 전통적인 미용 시술보다 몸 안에서부터의 회복을 추구하는 뷰티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 센터장은 이어 “향후 혈장교환술을 활용해 만성질환 예방, 회복력 강화, 지속 가능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려는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아이디병원 엑소밸런스센터는 보건복지부 인증을 받은 첨단재생의료센터로 대학병원 수준의 장비와 인력을 갖추고 있다. 기존 혈장교환술의 한계를 보완하고 독자적인 항노화 솔루션 제공을 위해 Exo-Plasma Exchange(EPE, id혈장교환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