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륙" 오픈AI, 서울에 지사 설립…한국 시장 본격 공략
2025-09-10
KT의 해킹 사건을 두고 15만대가 넘는 압도적인 수의 초소형 기지국(펨토셀)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15일 현재까지 KT가 자체적으로 집계한 피해자는 278명, 피해액은 약 1억7000만원이지만 고객센터로 접수된 문의만 9만건을 넘는 것으로 전해져 실제 피해 규모는 눈덩이 처럼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는 정확한 원인규명을 촉구했고, 재계는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KT 가입자의 이동에 대해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분위기다.
■ 뿔난 시민단체, 원인규명 및 재발방지 촉구...“KT 책임 있는 행동하라”
시민단체는 KT의 무책임한 피해구제 행태를 규탄하며 정부의 엄정한 제재와 KT의 책임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민생경제연구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KT새노조 등 시민단체 관계자는 15일 서울 광화문 KT 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이통사 봐주기를 중단하고 철저히 제재하라”고 요구했다.
한석현 YMCA 시민중계실장 측 대리인은 “지난 10일 KT는 소액결제 피해 규모가 278건이라며 경찰에 접수된 내용만으로 무성의하게 발표하고 대국민 사과 전까지 개인정보 유출은 없다며 부인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KT가 지난 10일 사과와 함께 유심 정보 유출 사실을 알렸지만 발표에 강한 의구심이 든다”며 “해외 사례를 보면 대부분 스미싱 수준에 그쳐 고객 모르게 인증문자가 탈취돼 금전 결제로 이어진 건 극히 드문 사례로 이는 KT 보안이 이례적으로 취약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안진걸 민생연구소 소장은 “소액결제 피해 금액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게 어떻게 대책일 수 있나”라며 “동네 마트에서도 잘못하면 배상해 주는데 이번처럼 심각한 사태라면 10배, 100배로 배상하는 게 맞자”고 강하게 비판했다.
시민단체는 KT의 늑장 고지로 2차 피해까지 발생했음을 지적하며, 피해자에게 선보상 원칙을 정확히 알리지 않은 점에 대해 정부가 제재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보안 사고 특성상 피해자가 직접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법적 입증 책임을 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T는 이번 사태에 대해 금전 피해 발생자 전원에게 100% 손실을 보전해주는 한편, 무상 유심 교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번호이동시 위약금 면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선제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SK텔레콤 사태 때와 비교해 훨씬 크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KT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 제도적 허점 지적...보완 요구 나선 정치권
이번 사태에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제도적 허점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KT의 강도 높은 보완책을 요구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실이 KISA로부터 제출받아 1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KISA는 지난 7월 19일 화이트해커로부터 해킹 침해 정황을 제보받고 LG유플러스, KT와 함께 시큐어키에도 신고해 조사를 받을 것을 요청했다.
이 가운데 시큐어키만이 KISA 요청에 응했다. KISA가 지난달 22일 LG유플러스와 KT에 유출된 데이터가 실제 데이터와 동일하다는 증거를 제시하며 재차 신고를 요청했으나 이 역시 거부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10일 LG유플러스와 KT를 대상으로 개인정보 유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개인정보보호법은 법위반 혐의를 알게 되거나 사건 발생 가능성이 상당한 경우에도 조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충권 의원실은 현행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기업이 자진신고를 해야만 조사에 나설 수 있어 제도적 한계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박충권 의원은 “이번 사태는 기업이 자진신고를 회피할 경우 정부와 전문기관이 신속히 대응할 수 없는 제도적 허점을 드러낸 것”이라며 “국민의 재산 피해와 직결된 만큼 철저한 진상 규명으로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를 위해 법과 제도를 반드시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건이 가장 빈번히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달 27일부터 열흘간의 소액결제 이용자 수, 이용 금액 등에 대한 자료를 KT에 요구하자 지난 10일 “월별 관리 중으로 정확한 현황을 추출하지 못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KT가 이상 소액결제 정황을 잡아 278건을 자체 추산한다고 하고 전체 소액 거래 현황은 월별로 관리하기 때문에 집계하지 못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KT사태의 경우 국정감사 뿐만 아니라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피해자들과 피해 규모가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관련 법에 대한 신속한 개정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태풍의 눈 ‘번호 이동’...19일 애플폰 출시부터 시작되나
재계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도 KT 가입자의 이탈 규모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특히, 사태 해결이 장기화될 경우 불안감이 고조된 KT 가입자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무단 결제 사고 직후 이동통신3사간 눈에 띄는 번호이동 추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올해 발생한 SK텔레콤 해킹 사태의 경우 전 가입자들의 유심 관련 정보가 유출됐지만 이로 인한 금전 피해는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KT 무단 소액결제 사고의 경우, 사건 발생 보름이 지났지만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이용한 정황만 나왔을 뿐 구체적인 피해 상황에 대해서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추가 피해 우려도 계속 나오고 있다.
이같은 KT 가입자들의 불안 심리를 이용한 경쟁사들의 번호이동 마케팅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9일로 예정된 애플 신제품 아이폰 17 시리즈 출시가 그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무엇보다 앞선 해킹 사건으로 시장점유율 40%가 붕괴된 SK텔레콤의 경우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KT 무단 결제 사고 소식이 알려진 뒤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 때처럼 수만건 규모의 번호이동은 아직까지는 없다”며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KT 가입자들의 불안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이 고개를 들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19일 애플 폰 출시가 그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새로운 상품 출시와 함께 결합 상품으로 통신사 이동 등을 유도하는 상품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KT의 해킹 사태가 신속히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KT 입장에서는 큰 손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향후 이와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 보안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가는 “그간 통신사들이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것에 반해 보안 시스템 구축에 소홀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SK텔레콤 사태와 이번 KT 사태를 계기로 보안 시스템 구축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 해킹 사태의 조속하고 정확한 원인규명 및 피해자 구제책 마련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정부와 기업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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