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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원전 시장, 회의론 뚫고 '폭풍 성장'…K-원전, 뒷짐 ‘우려’

미국·영국 정상회담서 대규모 원자력 투자 천명
AI 발전 전력 수요 증가… 원자력이 해법
국내 원전 시장, 불확실성 지속되지만 확대 전망
하재인 기자 2025-09-22 18:39:12
7월28일 스코틀랜드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연합뉴스

최근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회의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원전 시장은 확대되는 추세이다.

특히 미국과 영국이 정상회담을 통해 원자력 및 AI 분야에 3,500억 달러를 공동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 성장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 지원이 불확실한 한국 원전 업계는 원전 증설의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있다.

이번 협정에 따라 영국 런던에는 마이크로 모듈 원자로가 건설된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향후 수년간 영국 AI·양자컴류팅·원자력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530만달러 규모의 HALEU(고순도 저농축 우라늄) 연료도 공급한다.

미국과 영국의 대규모 투자 소식과 함께 원자력 관련 업체들의 주가는 급등했다. 오클로의 19일(미국 현지 시간) 주가는 전날 대비 28% 오른 135.23달러를 기록했다. 뉴스케일파워는 22.69% 오른 46.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나노 뉴클리어 에너지도 21.2% 상승한 46.31달러에 거래가 이뤄졌다.

대규모 투자에 의한 원전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국내 업계로 반영될 가능성도 높다. 하나증권 리서치셎터 글로벌투자분석실은 2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과 영국의 정상회담 원전 대규모 투자 소식에 미국 원전주가 급등했다며 오늘의 테마로 원자력을 제시했다.

이민주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이미 한국의 원전 기술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AI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로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두산에너빌리티 등에서도 원전의 파운더리가 되겠다며 사업을 확장하고 투자하고 있기에 국내에서도 충분히 원전 시장이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탈렌 에너지가 운영하며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원자력 발전소인 서스쿼해나 증기발전소. 탈렌 에너지

◆ AI 발전에 세계 원전 시장 지속 확대

최근 세계 원전 시장은 지속 확대되고 있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세계 원전 시장 규모는 2035년까지 1,653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원전 수요는 AI와 데이터센터 발전으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가 견인하고 있다. 날씨나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고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원전이 안정적인 전력 공급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AI 발전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와 함께 원전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2024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약 415테라와트시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연평균 12%로 증가했다.

여기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2020년 9.2%였던 세계 전력 생산 중 원자력 비중은 2024년에는 10%로 커졌다. 글로벌 원전 설비 규모가 2024년 377기가와트에서 26년간 2.6배 확대될 전망이다. 

이민주 연구원은 “국내에서도 전력 수요 기본 계획을 수립할 때 AI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를 감안해 원전을 신규 구축하고 SMR을 도입하려고 했다”며 “AI나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수요로 원전 수요도 같이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가압수형 원자료. 웨스팅하우스

◆ 국내 원전 시장, 상황 및 정책 불확실성 지속

국내 시장에서는 원전 시장의 불활실성이 계속되고 있다.

체코 원전 건설 수주 과정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와 불공정한 합의를 했다는 논란이 발생했다. 해외 원전 수출시 웨스팅하우스에 1억7,500만달러에 달하는 기술 로열티 지불 등의 내용이다.

웨스팅하우스 불공정 계약 논란 등은 국내 기어브이 원전 수출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향후 정부의 불공정계약 관련 진상조사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정부에서도 원전 확대에 부정적인 기조를 보이고 있다. 9월 11일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원전을 지금 짓기 시작해도 10년 지나 지을까 말까라며 가장 신속하게 전력을 공급할 방법이 재생에너지라고 언급했다.

정부에서 재생에너지 중심 정책을 추진할 경우 신규 원전 건설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원전 건설 계획이 제12차 전력기본계획에서 어떻게 변경될지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민주 연구원은 “정책 방향성이 계속 흔들리면 기업이나 투자해야할 입장에서는 불안하기 때문에 투자에 불확실성이 생겨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9월 22일 기준 두산에너빌리티 주가 추이. 네이버

◆ 원전 시장 지속 확대 전망…향후 정부 지원 의지 중요

국내 정책 방향성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시장에서는 원전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1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우방국과의 원전 및 SMR 협력을 확대해 글로벌 수혜를 확장한다며 글로벌 SMR 시장 확대 사이클 진입에 두산에너빌리티가 최대 수혜주라고 언급했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투자분석실은 2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원전주가 미국과 영국 정상회담의 대규모 투자 소식에 급등했다며 오늘의 테마를 원자력으로 제시하고 관련주로 한전기술, 일진파워, 오르비텍, 우진엔텍 등을 소개했다.

실제 미국과 영국의 원자력 투자 확대 발표 이후 관련 국내 원전 업체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22일 주가는 6만2,400원으로 전일 대비 2.63% 증가했다. 한전기술은 0.23% 하락으로 마감했지만 장 초반에는 전일 종가 대비 상승한 8만8,5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원자력 분야 기자재를 공급하는 일진파워의 주가도 1.08% 상승한 1만3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민주 연구원은 “AI나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고 한국도 AI 3대 강국으로 도입하려면 에너지 전력 수요 공급 정책 방향에 원전도 그 역할이 중요하다”며 “전문가나 업계에서는 이미 이에 대한 인식이 있지만 정책적으로 정부에서 얼마나 명확하고 확고하게 지원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전 시장 확대에 대한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미국과 영국의 대규모 투자 발표는 국내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명확한 원전 정책 방향성이 국내 원전 산업의 성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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