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첫 민간 주도 차량용 반도체산업 공동 대응 포럼 개최

현대모비스는 29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에서 제1회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 ‘Auto Semicon Korea’(ASK)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첫 민간 주도 차량용 반도체산업 공동 대응이다.

이번 포럼에는 국내 완성차, 팹리스, 파운드리, 디자인하우스, 패키징, 설계 툴 전문사 등 23개 기업과 연구기관이 참여했다. 참가 기업은 삼성전자, LX세미콘, SK키파운드리, DB하이텍, 글로벌테크놀로지, 동운아나텍, 한국전기연구원 등이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이규석 사장을 포함해 최고경영자급 인사들과 관련 임원 8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이규석 사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조성의 필요성 △모빌리티 핵심 반도체 국산화 방안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한 기술 방향성 등 다양한 주제의 발표와 토의가 이어졌다.

이규석 사장은 “독자적인 반도체 설계 역량 확보와 함께 팹리스 및 디자인 하우스와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주요 파운드리와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IT나 모바일에 특화된 기업들의 신규 진출을 적극 장려하고 이를 통해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포럼에 참여한 주요 기업들과 함께 국내 차량용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포럼은 올해를 시작으로 연 1회로 정례화 된다. 내년부터는 스타트업이나 기존 반도체 유관기술 보유 기업의 신규 참여를 독려한다. 관련 협회와 주요 기관에도 문호를 넓힐 예정이다.

◆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독자 능력 확보 목표

현대모비스를 포함해 이번 포럼에 참여한 기업들은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독자적인 설계·생산 능력 확보와 이를 통한 안정적인 공급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설계부터 제조까지 방대한 산업구조를 가진다. 개발 과정도 길다. 컨슈머 반도체보다 혹독한 주행환경을 견딜 수 있는 내구성과 신뢰성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품질인증 절차가 엄격하다. 이에 신규 업체의 진입장벽이 높고 일부 해외 업체의 영향력이 강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100대 차량용 반도체 기업 중 국내 기업은 5개사에 불과했다. 이들 기업의 전체 시장 점유율은 3~4% 수준이다. 대부분은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에 국한된 상태다.

현대모비스는 차량용 반도체 산업 육성이라는 더 큰 이익 실현에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해 이번 포럼을 주최하면서 더 많은 국내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무역분쟁이나 각종 외부 환경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 중이다.

◆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구축 참여 기업 지원 예정

현대모비스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생태계 구축에 참여하는 기업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최근 반도체 연구개발 프로세스가 국제표준 ISO 26262 인증을 획득하며 설계부터 품질관리 전 과정에서 확보한 연구개발 노하우를 협력사들과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ASK에 참여한 기업 중 글로벌테크놀러지와 동운아나텍은 현대모비스와 공동 개발을 마치고 차세대램프와 구동반도체 양산을 앞둔 상태다. 해당 업체들은 각각 TV와 모바일 반도체 전문 팹리스사로 최근 모빌리티 분야로 입지를 넓혔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주행거리를 정하는 전력반도체와 핵심부품을 통합 개발하면 이를 각각 개발할 때보다 최대 2년 가까이 연구개발 속도를 단축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인포테인먼트, 커넥티비티,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전동화용 반도체는 전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

올해는 전원, 구동, 통신, 센서, 데이터 처리용 반도체 등 현대모비스가 자체 개발한 16종의 반도체를 외부 파운드리를 통해 양산하고 있다. 2,000만개에 달하는 수량이다. 현대모비스는 더 많은 국내 기업들이 참여할수록 반도체 국산화에 빠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박철홍 현대모비스 반도체사업담당 전무는 “차량용 반도체는 제어기와의 상호 최적화가 가장 중요하다”며 “국내 기업들의 차별화된 경쟁력 향상을 위해 현대모비스는 제어기에 특화된 사양을 정의하고 동시에 실차 기반 검증을 지원해 개발 속도를 빠르게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