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비만약’ 임박…K-바이오, 먹는 약·지속형 혁신 제품 진격
2025-11-05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들이 11월~12월 글로벌 의학 학회 시즌에 대거 참여하며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이달 주요 학회 일정은 ‘비만·항체약물접합체(ADC)·중추신경계(CNS)·알츠하이머’로 압축된다. 글로벌 신약 파이프라인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K-바이오 기업들은 임상 데이터와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워 글로벌 투자자와 빅파마의 주목을 받고 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ADC 생산 공정 기술 선보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1월 3일~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World ADC San Diego 2025에 공식 참가해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 공정 최적화 전략을 발표한다. 세계 최대 ADC 전문 학회인 월드 ADC(World ADC)는 항체약물접합체 개발의 기술·임상 트렌드를 주도하는 대표 산업 컨퍼런스다.
이번 세션은 고부가가치 바이오의약품인 ADC의 잔류물 처리 및 품질관리 공정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글로벌 CDMO 시장에서의 위상을 강화하며 북미 빅파마와의 파트너십 확대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ADC 위탁생산 분야는 고난이도 기술 장벽이 높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경쟁력이 한층 부각될 전망이다.
◆ 한미약품·대웅제약, 비만 신약 경쟁
11월 9일~13일 미국 샌안토니오(텍사스)에서 열리는 오베시티 위크(ObesityWeek) 2025에는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이 나란히 참가한다. 오베시티 위크는 비만·대사질환 분야 최대 국제학회로,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약 경쟁이 집중되는 무대다.
한미약품은 GLP-1 기반 비만 신약 후보 HM17321의 전임상 및 임상 데이터를 공개하며, 글로벌 빅파마가 독점하던 GLP-1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 특히 노보노디스크·릴리 중심의 글로벌 비만약 시장 구도를 흔들 수 있는 후보물질로 기대를 모은다.
대웅제약은 마이크로니들(미세침) 패치형 세마글루타이드 제형을 소개한다. 주사 없이 체내 흡수가 가능한 비침습 제형으로, 제형 혁신 경쟁에서 차별화된 전략이다. 두 회사 모두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K-GLP-1’ 기술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무대로 주목된다.
◆ 루닛·파멥신, SITC서 면역항암 경쟁력 과시
암 면역치료 분야의 핵심 학회인 SITC(Society for Immunotherapy of Cancer) 2025는 11월 15~19일(미국 시카고) 열린다. SITC는 글로벌 면역항암치료 분야를 대표하는 학회로, PD-1·CAR-T 등 혁신 치료제 연구의 등용문이다.
여기서 루닛은 AI 영상 분석 기반 면역항암 반응 예측 모델(IO-Biomarker)을 공개하며, 인공지능과 병리데이터 융합을 통한 정밀진단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파멥신은 TIE2 저해제 기반 병용치료 전략을 발표한다. 미국과 호주에서 병행 중인 병용임상 데이터를 중심으로, 글로벌 기술이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두 회사 모두 SITC를 통해 글로벌 파트너십 확장을 꾀하며 면역항암 생태계 내 입지를 강화하는 전략이다.
◆ 에스티팜, 유럽서 올리고·mRNA CDMO 기술 소개
에스티팜은 11월 19일~23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TIDES 유럽 2025에서 mRNA 및 siRNA 원료 합성 기술을 발표한다. TIDES는 전 세계 올리고핵산·펩타이드 치료제 연구자와 CDMO 기업이 모이는 RNA·mRNA 신약 기술의 허브다.
올리고핵산 치료제 분야의 글로벌 네트워크인 TIDES에서 한국 기업으로는 드물게 참여한 사례다. 이번 발표는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CDMO 협력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ST Pharm이 국내를 넘어 유럽·미국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아리바이오, CTAD서 알츠하이머 3상 중간결과 공개
아리바이오는 12월 1일~4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CTAD(Clinical Trials on Alzheimer’s Disease) 2025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3상 중간 결과를 발표한다. CTAD는 알츠하이머·치매 임상 데이터를 집중 발표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임상시험 전문 학회다.
AR1001은 PDE-5 억제계열 경구제 형태로, 기존 항체 주사제 중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와 차별화된다.
CTAD는 글로벌 치매 임상 결과가 집중 발표되는 핵심 무대인 만큼, 성공적 데이터가 나올 경우 기술수출 및 상장 모멘텀이 커질 전망이다.
◆ SK바이오팜, AES서 세노바메이트 적응증 확대 임상
SK바이오팜은 12월 5일~9일(시카고) 열리는 AES(American Epilepsy Society) 2025 연례학회에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전신발작 대상 3상 결과를 발표한다. AES는 전 세계 뇌전증·신경질환 연구자가 모이는 최대 규모 신경과학 학회로, 신약 임상 결과 공개의 공식 무대다.
현재 미국 내 적응증 확대를 위한 sNDA(신규허가신청)를 앞두고 있어, AES 발표는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가 발표를 주도하며 글로벌 CNS 시장 확대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 오름테라퓨틱, ASH서 혈액암 Degrader-ADC 공개
12월 보스턴에서 열리는 ASH(American Society of Hematology) 2025는 12월 6~10일 개최된다. ASH는 혈액암과 혈액질환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학회로, 글로벌 신약사들이 새 치료 데이터를 처음 공개하는 자리다.
오름테라퓨틱은 이 자리에서 신개념 플랫폼 Degrader-ADC 기반 전임상 데이터를 발표한다. 전통적인 ADC의 한계를 보완한 차세대 혈액암 치료제 기술로, 글로벌 파트너십 유치 가능성도 제기된다. 코스닥 상장 후 첫 글로벌 발표로, 회사 기술력의 검증 무대가 될 전망이다.
◆ LG화학, 간질환 글로벌 1상 ‘AASLD’서 주목
LG화학은 11월 17일~21일(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ASLD(The Liver Meeting) 2025를 통해 NASH(비알콜성지방간염) 후보물질의 글로벌 1상 진행 현황을 공유한다. AASLD는 간 질환 분야 최대 학회로, MASH·간암·간섬유증 등 신약 임상 성과가 집중 발표되는 무대다.
NASH는 대사증후군·비만 등과 연관된 만성 간질환으로, 글로벌 신약 개발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LG화학은 대사질환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글로벌 파이프라인 경쟁에 본격 합류하고 있다.
11~12월은 바이오 업계에서 사실상 ‘올림픽 시즌’에 비유된다. ADC, GLP-1, CNS, MASH 등 차세대 치료 패러다임이 글로벌 학회 무대를 통해 공개되고, 기술이전과 라이선스 아웃(L/O) 협상의 신호탄이 된다.
올해는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미약품, SK바이오팜, 아리바이오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중심축으로 자리 잡으며 ‘글로벌 무대의 K-바이오’를 입증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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