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속되는 사고에 비상이 걸린 조선 업계가 사과문과 대책을 내놓으며 안전 경영을 약속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4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2시까지 거제사업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특별안전교육 및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전날 발생한 사망 사고에 대한 후속 조치다.
앞서 3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는 브라질 국적 선주사 감독관이 바다에 빠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사고 발생 다음날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는 “머나먼 이국 땅에서 생을 마감한 고인의 유족에게 비통한 마음으로 조의를 표한다”며 “유가족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문을 전달했다.
사고 확인 직후에는 관련 작업을 중단하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계 기관과 협조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도 알렸다.
같은 날 HD현대는 전 계열사가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안전점검은 각사 대표이사 주관으로 이뤄졌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전남 영암에 위치한 HD현대삼호 조선소 현장을 방문해 김재을 HD현대삼호 사장과 함께 주요 설비와 고위험 작업 현장을 확인했다. HD현대삼호 사업장의 안전관리 실무를 담당하는 안전팀장들과의 간담회도 진행했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임직원의 생명을 최우선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리더의 결정과 행동이 안전문화 확립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전 사업장에서 중대재해를 ‘제로’로 만들 때까지 현장 중심의 경영을 이어나가 달라”고 강조했다.

◆ 조선 업계, 계속되는 산업재해에 안전 대책 마련 중
거제사업장 사고 다음 날 즉각 사과와 안전 점검이 이뤄진 건 조선 업계가 안전 문제에 경각심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조선업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산업재해를 겪은 1,139명 중 636명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서 발생했다. 한화오션이 328명으로 가장 많았고 HD현대중공업이 308명을 기록했다.
계속되는 사고에 조선 업계도 안전 대책을 마련 중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9월 안전 관련 예산을 2026년까지 1조9,76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안전 예방을 위한 상시 예산은 매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3,80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
△조선소 전체 스마트 안전 시스템 구축 △선제적 노후 설비·장비 교체 △선진 안전 문화 구축 △체험 교육 중심 안전 아카데미 설립 △협력사 안전 지원 및 안전요원 확대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정기적 안전 평가 및 안전경영 수준 향상 등 6개 분야에 3년간 8,46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HD현대는 조선 부문에 2030년까지 5년간 약 3조5,000억원 규모의 안전 예산을 투입한다. 선진 안전시스템 구축과 안전 시설물 및 설비를 정비·확충에 사용되는 예산이다. 임직원 안전 인식 개선과 협력사 안전 지원 활동 등에도 예산을 배정할 예정이다.
올해 8월 HD현대중공업에 전면 도입한 안전보건 경영체계 ‘더 세이프 케어’는 전 계열사로 확대 적용한다. 11월에는 그룹사 임직원과 정부 관계자 등 안전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HD현대 Safety Forum’을 개최한다.
이전부터 조선 업계가 안전 대책 마련을 지속 약속하고 준비해 온 만큼 향후에는 실제 무사고라는 성과가 필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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