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신라가 면세점 사업의 오랜 적자 고리를 끊어낼 기회를 잡았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핵심 사업권인 DF1 구역을 자진 반납하기로 결정하면서, 주식시장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호텔신라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19일 한국거래소에서 호텔신라는 전일보다 1700원(3.21%) 오른 5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라면세는 최근 수년간 이어온 적자 구조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면세사업부 영업손실 규모는 약 283억 원으로 추정되며, 인천국제공항 DF1 구역에서만 연간 700억 원에 달하는 적자가 발생했다. 신라가 이 구역에서 철수하면서 연간 400억 원 이상, 나아가 인바운드 회복까지 감안하면 600억 원가량 손익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천국제공항 DF1 구역 신라면세점은 실제로 과거에는 매달 60억~80억 원 수준의 손실이 반복되었고, 2024년 전체 영업손실은 697억 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호텔신라가 면세사업부에서 7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유다.
올해 들어서는 인천국제공항 DF1 구역 신라면세점의 적자 폭이 다소 줄어 1분기 손실이 50억 원 안팎으로 축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면서 올해 1분기 호텔신라의 면세업 영업손실 규모도 67억원으로 줄었따.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보고서에서 "호텔신라의 상반기 면세 산업은 시내점 경쟁 완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공항점 임차료 부담으로 인 해 적자 구조에서 탈피하지 못했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공항점 적자 축소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짚었다
그러나 경쟁사와 비교하면 신라의 성적표는 여전히 부진하다. 같은 기간 롯데면세점은 매출 6,600억 원대, 영업이익 65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신세계면세점은 매출 6,000억 원대, 영업손실 15억 원으로 신라보다 손실 폭이 훨씬 작았다. 매출 규모 자체는 견조하지만, 신라의 경우 인천공항 임차료 구조가 출국객 수에 연동되는 탓에 실제 구매객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는 고정비 부담이 오히려 커지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이 때문에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으며, 소극적 비용 구조 조정만으로는 경쟁사 대비 열위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다.
결국 신라면세가 지속 가능한 흑자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매출 회복을 넘어 비용 구조 자체를 혁신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천공항 DF1 철수는 그 첫 단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여전히 높은 고정비 부담과 낮은 영업이익률은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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