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 美 포테그라 2.3조원 '빅딜'... "역대 최대 M&A, 건전성 영향은?

DB손해보험이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성 둔화에 따라 미국 특화보험사인 ‘포테그라(The Fortegra Group)’를 인수하며 외형 확대를 통해 글로벌 보험사로의 도약에 나선다. 단기적으로는 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이 하락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우려하는 분석도 나왔지만, 장기적으로는 연결 이익이 늘어 주주환원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30일 DB손해보험에 따르면 미국 특화보험사 포테그라의 발행주식 100%를 약 16억5천만달러(약 2조3천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보험사가 미국 보험사를 인수하는 첫 사례다. 국내 보험사의 해외 인수 사례 가운데 최대 규모다.

포테그라는 지난 1978년 설립된 글로벌 보험그룹으로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본사를 두고 있다. 특화 보험과 신용‧보증보험, 보증 등 보험 관련 서비스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연간 보험료 규모는 약 30억7천만달러(약 4조4천억원), 순이익은 1억4천만달러(약 2천억원)다.

김연수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30일 보고서에서 “포테그라는 자체 채널보다는 다수의 대형 대리점(MGA)를 통한 판매방식을 보유하고 있다”며 “스페셜티보험 상품 언더라이팅 전문성과 MGA 판매 채널 네트워크를 통해 외형 성장세와 양호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 29일 보고서를 통해 “포테그라의 지난해 기준 수정 ROE는 26%”라며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 또한 440%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현지 감독 요구 수준은 200%다.

DB손해보험은 이번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 손해보험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 본격 진출해 글로벌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안정적 수익 기반을 갖춘 글로벌 보증보험 시장에 진입하고, 국가‧보험 종목별 리스크를 다변화해 수익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조아해 연구원은 “DB손해보험은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성 둔화에 따른 추가적인 성장동력 확보의 필요성이 확대됐고, 이를 위해 해외시장 진출 본격화를 판단해 그 중 글로벌 손해보험시장의 35.1%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시장을 우선시 했다”고 말했다.

DB손해보험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해외 비중을 늘려 외형을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홍예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9일 보고서에서 “DB손해보험의 지난해 수입보험료 15조9천억원 내 해외수입보험료는 5천348억원으로 3.4%에 불과하다”며 “지난해 포테그라의 보험료 4조1천800억원을 단순 합산할 경우 해외 비중은 23.5%까지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포테그라의 보험료가 해약환급금 등 포함된 수치임을 감안하면 실제 비중은 이보다 하락하겠지만 해외 부문의 빠른 외형 확대가 예상된다”며 “포테그라의 유럽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킥스 비율 규제 준수 위한 추가 자금 조달 여부 모니터링 필요”

김연수 수석연구원은 “이번 인수 자금 부담과 향후 킥스 비율 규제 준수를 위한 추가 자금 조달 필요 여부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도 9월 29일 보고서에서 “인수에 따른 재무적 부담 발생이 예상된다”며 “킥스 비율이 15~20%포인트(p) 하락하고, 인수자금만큼 운용자산 투자수익이 감소할 것(약 700억원)”이라고 말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일시적인 킥스 비율의 하락이 예상되지만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향후 포테그라그룹 인수 후 이익 증가 및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지속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섭 연구원은 이어 “다만 인수 이후에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다”며 “연 2천억원 이상의 연결 이익 증가(연간 킥스 비율 2%p 개선)하고, 선진 보험시장에 진출해 특화보험 시장이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연결 이익 증가에 따른 주주환원 확대도 가능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