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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드론 공동 방어망 구축…한국 드론산업 "EU 특수 정조준"

EU, 1일 덴마크서 비공식 정상회의 개최
유럽 동부전선 출몰 중 드론 위협에 대해 논의
한국, 정부 지원 속 드론 방어 체계 수출 전략 필요
하재인 기자 2025-10-01 18:50:37
▲현지시간 1일 열리는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보안이 강화된 덴마크.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드론 위협에 본격 안보 대비를 시작했다. 드론 시장의 추가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내 항공우주 업체들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전망이다.

현지시간 1일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는 EU 비공식 정상회의가 열렸다. EU 27개국 정상이 참여해 공군 방위력을 최우선 안건으로 다룬다. 이 중 최근 유럽 동부전선에 출몰 중인 드론에 대한 위협이 핵심 사안으로 논의했다.

앞서 올해 9월 10일 폴란드에서는 러시아 드론 다수가 영공을 침범했다. 이어 루마니아와 에스토니아 등 다른 EU 회원국에서도 러시아 전투기와 드론이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상회의 개최지인 덴마크에서도 최근 정체불명의 드론이 공항과 군사기지에 출몰했다.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유럽 국가들은 덴마크에 대드론 장비와 레이더 등을 지원했다. 현지시간 9월 30일에는 미국도 덴마크에 대드론 역량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U 회원국은 이번 정상회의에 앞서 AI·드론·위성 등 차세대 군사기술 확보를 위한 계획이 담기는 로드맵도 공유했다. 드론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EU 정상들이 이에 대한 대비 방안을 논의하는 만큼 유럽 드론 시장에 새로운 수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민현기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EU에서도 방위산업과 관련한 제약사항들이 있어 공급망이라던지 이런 쪽으로 봤을 때는 시장이 열리면 당연히 기회가 될 수 있다”며 “EU 같은 경우 역내 조달을 강화한다고 하면서도 단기간에는 공급이 딸리고 수요가 있기 때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지시간 9월 10일 폴란드 동부 초스누프카 지역에 떨어진 뒤 파손된 드론. 연합뉴스

◆ EU, 드론 사업 참여 불투명

유럽 시장의 확대 가능성이 높지만 국내 드론이 여기에 참여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기존 이스라엘과 튀르키예 등 군사용 드론에 경쟁력을 가진 국가들이 있고 국내 국방 사업에서도 드론 발전이 이제 시작 단계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1980년대부터 전쟁에 드론을 사용했고 세계 최초의 공격용 드론을 개발했다. 워싱턴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지난 30년간 전 세계에 수출된 군용 드론의 60%는 이스라엘이 만들었다. 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는 2020년대부터 드론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튀르키예의 무인기인 바이탁타르 TB2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되며 주목도가 올랐다.

한국은 2023년부터 드론 전력 통합 운용을 위해 드론작전사령부를 창설했다. 드론작전사령부는 국내 방산업체가 생산한 정찰드론 등을 활용해 훈련과 기술 실증 사업을 진행한다. 대드론 방어 체계 등의 기술은 2028년부터 실제 군에 배치될 예정이다.

민현기 연구원은 “한국이 방위 산업 제품군에서는 어느정도 대응이 돼있지만 현재 국방 사업에 드론 사업이 올라 있는게 사실상 전무하다”며 “유럽에서 드론에 대한 논의가 되는건 의미가 있지만 여기에 한국의 대응과 준비가 되고 있는지는 다른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튀르키예의 무인기 바이락타르 TB2. 바이카르

◆ 드론 육성하려면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시급

전체 드론 시장 규모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관련 시장에서 한국의 비중이 높지 않고 정책 지원이 필요한 개선점도 있어 업체 자체 능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페리컬 인사이츠에 따르면 전 세계 드론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연평균 27% 성장해 2,600억달러가 될 전망이다. 2023년 기준 한국 드론 시장 규모는 1조1,000억원 수준으로 세계 시장 비중이 약 3%에 달했다.

드론 비행 공간 확보와 인증 제도 마련에도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번에 시장 확대 기대감이 나오는 유럽연합의 경우 지난해부터 포괄적인 무인 항공 시스템 규정을 시행하고 있다.

민현기 연구원은 "한국의 항공 수준이 많이 발전 했지만 여러 분야에서 쫓아가야 할 점이 있기 때문에 업체 자체적인 투자로 체계를 개발하고 경쟁력을 향상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항공기 분야의 성숙도는 어느 정도 올라왔다가 평가되지만 무인기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 있어 체계적인 사업화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9월 2일부터 5일까지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MSPO 2025에서 한화시스템의 기동형 안티드론 솔루션(앞줄 왼쪽부터 세번째)이 전시돼 있다. 한화

◆ 국내 업체, 드론 방어 체계에 강점

국내 업체들이 유럽 시장 확대에 맞춰 대드론 방어 체계를 중심으로 수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업체들의 경우 현재 드론을 방어하는 시스템이 마련된 상태다.

한화시스템은 전자전 장비와 레이저 요격무기를 통합한 다층 대드론 방어체계를 구상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소형 무인기를 탐지하고 재밍 전파를 방사해 소형 무인기의 경로 이탈을 유도하는 장비를 개발 중이다.

탄약 제조사인 풍산은 다목적 전투 드론, 탄약 투하용 드론, 초소형 지능형 드론, 자폭 드론 등을 개발하고 있다.

방위사업청도 9월 8일 25-2차 신속시범사업 대상사업으로 ‘대드론 하드킬 근접방호체계’를 선정했다.

이는 중형 자폭 무인기가 아군 시설이나 장비에 접근할 때 자체 탐지레이더로 탐지하고 일정 거리 안에 들어올 경우 요격 드론을 발사해 격추하는 요격 체계다.

아울러 한국항공우주도 드론 등 소형 무인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는 올해 3월 5일 미국의 쉴드 AI와 무인항공기 및 드론 등에 적용되는 AI 기반 자율비행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6월 11일에는 소형 무인기 전문기업인 디브레인 지분 37.04%를 확보하며 2대주주에 올랐다.

인텔리안테크는 양자컴퓨팅 분야 전문기업인 아이온큐와 협력 관계를 강화 중이다. 올해 4월 16일 인텔리안테크는 아이온큐와 양자 네트워킹이 위성 통신을 혁신하는지 모색하기 위한 MOU를 체결했다. 드론은 네트워크로 연결돼 실제 전장에서 사용될 수 있다.

민현기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무인기 자체에 대한 제품군보다는 대드론전 체계를 중심으로 방어체계에 포커스를 맞추는게 수요가 있다”며 “군사용 무인기 체계를 경쟁력 있게 개선시키고 EU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현재 단계에서는 잘 하는 분야가 대드론 분야니 여기에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업체들이 기존 경쟁력을 확보한 드론 방어 체계를 통해 시장에 진입하고 장기적으로 드론 사업을 확대하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유럽의 공동 방어 이니셔티브는 대한민국 드론 기업이 유럽 방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전략적인 기회를 제공한다.

이에 한국은 탐지, 추적, 요격 기술의 상호 운용 가능한 표준화된 솔루션을 개발해 EU 공동 획득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실질적인 수출 및 기술 협력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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