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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시장 급격히 축소...해외시장·반려동물보험 등 대체수요 발굴 필요”

보험연구원 보고서
인구감소·AI·기후위기 삼중 충격…보험시장, 2060년 이후 급감
초고령화에 단기적 ‘시니어보험’ 수요 증가…2070년엔 내수시장 절반 축소
정우성 기자 2025-11-07 17:38:08


▲현재 국내 보험사 중 흑자 해외사업을 운영하는 곳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반려동물보험은 전체 시장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연합뉴스

한국 보험산업이 향후 반세기 동안 인구감소, 인공지능(AI) 확산, 기후변화라는 세 가지 거대한 구조변화에 직면해 중장기적으로 시장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험연구원이 4일 발표한 '미래 환경 변화에 따른 보험수요 장기 추계'보고서는 통계청 장래인구추계(2022~2072년)와 주요 거시경제 시나리오를 토대로 2030~2070년의 보험수요를 예측했다. 연구에 따르면 인구감소가 GDP 성장률과 임금상승률을 둔화시키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보험산업의 성장 동력도 점차 약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 2060년까지 시니어보험이 버티지만…이후 급감 전망

연구진은 2060년까지는 고령층의 보험수요가 유지되나, 이후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2060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전체의 44%를 넘어설 전망으로, 치매·만성질환·노후자산관리 등 시니어 전용 상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2060년 이후에는 고령층의 경제활동 축소와 상속·은퇴소득 감소로 인해 전체 보험수요가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보험사들은 중기적으로는 시니어 상품 강화,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수요원을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인공지능, 생산성 높여도 ‘인구절벽’ 갭 못 메워

AI 기술의 발전이 노동력 부족 문제를 일정 부분 완화하겠지만, 인구 감소에 따른 소비 기반 약화는 막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AI의 도입이 GDP를 최대 12%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는 시나리오에도 불구하고, 연구진은 “AI의 긍정적 효과가 고령화로 인한 성장 둔화를 상쇄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특히 자동화로 인한 노동 대체효과가 장기적으로 고용을 줄일 수 있어, 개인성 보험의 납입 여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 기후변화, GDP 최대 0.3%p 하락…재해보험 중심으로 구조 재편 불가피

기후변화는 보험산업의 위험모형 자체를 바꿀 요인으로 꼽혔다.

1.5℃ 온난화 억제 시 GDP 성장률은 기준 대비 0.14%p 감소에 그치지만, ‘무대응 시나리오’에서는 0.30%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수·폭염 등 극단적 기상 현상으로 인한 재산피해와 복구비용이 급증함에 따라, 재해보험과 기후리스크 특화 상품이 보험시장 내 주요 영역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 내수축소 대비…보험사, ‘해외진출+대체수요’ 병행 바람직

보고서는 장기적 내수 한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외시장 진출 ▲반려동물보험 활성화 ▲소비자 신뢰도 제고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현재 국내 보험사 중 흑자 해외사업을 운영하는 곳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반려동물보험은 전체 시장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연구진은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28%를 넘어섰지만 의료비 부담으로 보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이 시장이 향후 ‘포스트-인구감소 시대’의 신성장축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보험산업, GDP보다 먼저 구조전환 직면할 것”

요컨대, 한국 보험시장은 ‘저성장·고령화·기후리스크’라는 삼중고 속에서 2060년 이후 급격한 수축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고령층 중심의 수요가 완충 역할을 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내수시장 의존 모델이 한계에 도달할 전망이다.

보험연구원은 “해외시장 개척과 신수요 창출 없이는 산업 생존이 어렵다”며 “AI와 ESG 전환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보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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