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예산이 올해 930억 원에서 내년 2,478억 원으로 2.5배 늘어나자, 의료 AI 관련주가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2026년도 예산안에 총 10조 1,000억 원 규모의 AI 예산을 편성하고, 그중 바이오헬스와 신약심사 분야를 핵심 축으로 명시하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루닛, 파로스아이바이오, 신테카바이오 등 의료 AI 대표 기업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하며 ‘정책형 성장 테마’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에서 루닛 주가는 8.73% 오른 4만6100원에 마감했다. 신테카바이오도 9.38% 상승했고, 파로스아이바이오도 8.30% 올랐다. 이밖에도 스피어, 셀바스헬스케어, 씨어스테크놀로지, 뷰노 등 의료 AI 업종 주가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정책 수혜에 대한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바이오헬스 제품에 AI를 신속히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공공부문 신약심사에도 인공지능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복지부 역시 의료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의 균형을 잡기 위한 ‘디지털헬스케어법’ 제정을 추진 중이며,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건강정보 고속도로·K-CURE 프로젝트 등 AI 의료 인프라 구축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대규모 재정 확장과 제도 기반 강화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의료 AI는 단순 기술 테마를 넘어 ‘국가전략 산업’으로 격상되는 분위기다.
◆루닛, 영상 AI 진단 글로벌 표준을 세우다
루닛은 국내를 대표하는 의료영상 AI 기업으로, 흉부 X-ray와 유방암 판독 솔루션을 40여 개국 병원에 공급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루닛 인사이트(Lunit INSIGHT)’는 세계보건기구(WHO)와 글로벌 NGO들이 활용할 만큼 정확성과 신뢰도를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정부의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공공 의료데이터를 활용한 암 진단 알고리즘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루닛은 영상 진단을 넘어 AI 기반 예후 예측, 맞춤형 치료 보조 시스템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이번 정책 확대가 실질적 매출 성장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파로스아이바이오, 정밀의료와 신약개발의 AI 솔루션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탐색하고, 질병 단백질 구조를 분석하는 기술을 보유한 정밀의료 전문기업이다.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CHEMBOT’을 통해 신약 후보를 자동 도출하고, 임상 설계 효율을 높이는 등 약물개발 전 과정을 디지털화했다. 정부가 공공 신약심사와 AI 기반 임상데이터 활용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이러한 국가 전략의 실증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기술 검증과 수익모델 다각화에 속도를 내 정책 수혜주 중 가장 빠른 실적 전환이 예상된다.
◆신테카바이오, 클라우드 전환으로 AI 신약개발 가속화
신테카바이오는 유전체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결합해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AI 신약개발 전문기업이다. 자체 플랫폼 ‘딥매처(DeepMatcher)’를 통해 수십억 개의 화합물 중 최적 후보를 빠르게 찾아내며, 빅데이터 분석과 예측 기술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회사는 인프라를 혁신적으로 전환하며 기술 효율을 극대화했다. 기존 아마존웹서비스(AWS) EKS 인프라를 구글 클라우드 쿠버네티스 엔진(GKE)으로 전환하고, AI 바이오 슈퍼컴퓨팅(ABS) 센터를 구글 GPU 환경과 연동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AI 모델 학습 속도와 데이터 처리 효율이 크게 향상됐으며, 구글 클라우드와의 협업을 통해 고성능 GPU 기반 PoC 테스트도 완료했다. 이러한 인프라 개선은 단순한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넘어 AI 신약개발의 속도와 정밀도를 동시에 높이는 전략으로, 신테카바이오의 기술적 신뢰도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신테카바이오 관계자는 6일 한양경제와 통화에서 "딥매처는 방대한 양의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통해 AI로 분석하여 최적의 신약후보물질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발굴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면서 "기존의 신약 발굴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이 플랫폼을 통해 신테카바이오는 국내외 제약사 및 연구기관에 필수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의 의료 AI 예산 확대와 복지부의 디지털헬스케어법 추진이 맞물리면서 의료 AI 산업은 정책 주도의 신성장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의료 인력 부족, 지역 의료 격차, 고령화 등 구조적 과제의 해결책으로 AI가 부상하면서 루닛·파로스아이바이오·신테카바이오가 대표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주식시장 바이오 애널리스트들은 의료AI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조정 가능성이 있지만, 정부의 10조 원 규모 AI 예산과 의료 부문 예산의 2.5배 확대는 산업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의료 AI가 ‘데이터–인프라–서비스’로 연결되는 혁신 생태계를 완성한다면, 이들 기업은 단순한 테마주를 넘어 한국형 AI 헬스케어 산업의 핵심 주체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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