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주간거래’ 11월부터 재개…대량 주문 취소 사태 1년만
2025-09-24

■ 2019년 PEF 품에 안긴 롯데손보...2023~2024년 우리금융 인수 무산
롯데그룹이 계열사 구조조정 일환으로 매물로 내놓았던 롯데손보는 2019년 JKL파트너스 품에 들어갔다. 당시 JKL은 약 9300억원을 투입해 지분 77%를 인수했다. 시장에서는 대형 PEF의 자본 투입으로 체질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가 컸다. 그러나 손보업 전반의 불황, 자동차·실손보험 손해율 악화, 금리 환경 불안정이 겹치며 실적 정상화는 더디게 진행됐다.
JKL은 통상 5년 안팎의 투자 회수 기간을 염두에 두고 2023년부터 매각 절차를 본격화했다. 유력 인수 후보로는 우리금융그룹이 꼽혔다. 우리금융은 은행·증권·캐피탈에 이어 보험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격 협상에서 큰 간극이 발생했다. JKL이 2조원대 매각가를 고수한 반면, 우리금융은 업황 악화와 재무 불안정성을 이유로 1조5000억원 안팎을 제시했다. 결국 협상은 결렬됐고, 매각은 표류하기 시작했다.
■ 신한·하나 인수설도...한국금융지주, 인수 실사 돌입
우리금융 무산 이후 시장에서는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다른 금융지주사의 인수 가능성이 거론됐다. 그러나 두 곳 모두 공식적으로 선을 긋고 나섰다. 보험업권 내 불확실성과 롯데손보의 자본 확충 부담을 고려했을 때 무리한 확장이란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 결과 롯데손보는 ‘상시 매각 체제’로 전환했지만, 이렇다 할 매수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한국금융지주다. 증권·운용·저축은행·VC 등을 거느리고 있지만 보험사가 없는 한국금융은 올해 초 보험업 진출을 공식화하며 매물 검토에 착수했다. BNP파리바카디프, KDB생명 등과 함께 롯데손보를 후보에 올렸고, 최근 회계자문사 딜로이트안진을 선정해 본격 실사에 들어갔다. 이는 지난해 BNP파리바카디프 실사 이후 두 번째 보험사 실사로, 의지가 한층 구체화된 신호다.
■ 발목 잡는 재무건전성과 증자 부담...매각가 줄다리기, 성패 가를 열쇠
롯데손보 인수의 최대 걸림돌은 여전히 재무건전성이다. 지급여력비율(K-ICS)은 올 상반기 129.5%로 권고치 130%에 미치지 못했다. 무·저해지보험 해지율을 원칙모형으로 반영하면 103.7%까지 떨어져, 대규모 증자 없이는 건전성 회복이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여기에 만기 도래한 9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상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해 잠재 부실 요인으로 꼽힌다.
가격 문제는 이번에도 핵심 변수다. JKL은 여전히 2~3조원대 몸값을 희망하고 있으나, 현재 주가 기준 기업가치는 6,000억원 안팎이다. 업황 부진과 자본 확충 부담을 감안할 때 인수 후보들이 이 금액을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 업계에서는 “JKL의 가격 조정 없이는 또다시 표류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금융이 롯데손보를 품게 된다면 증권 중심의 수익 편중을 완화하고, 보험료 기반의 안정적 장기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보험 라이선스 확보는 그룹 포트폴리오 완성의 마지막 퍼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높은 매각가와 증자 부담이 동반된다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