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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회, 십스법 논의 본격화...국내 조선주 급부상 예고"

미국 의회, 美 조선업 재건 목표 선박법 재발의
법안 통과시 외국산 전략상선 미국 공급 가능
국내 조선업계 HD현대미포·한화 수혜 가능성
하재인 기자 2025-09-26 00:10:56
▲4월 30일 마크 켈리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십스법에 대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마크 켈리 상원의원 공식 웹사이트

미국 의회가 재발의한 선박법인 십스법(SHIPS for America Act, 미국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항만 인프라법)에 대한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은 국내 조선업계는 새 날개를 달게 될 전망이다.
십스법은 미국 조선업 재건을 목표로 지난해 12월 발의됐지만 의회 회기 종료로 자동 폐기된 법안이다. 이후 올해 4월 30일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공동으로 재발의했다.
법안에는 국제 운송에 사용할 수 있는 선박을 10년내에 현재 93척에서 250척까지 늘린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외국산 선박의 전략상선단 편입은 2030년까지 허용한다. 중국 국영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그룹과 유의미한 거래를 하는 선주에는 벌칙을 부과한다.
법안 통과 가능성은 높다고 평가된다. 여야 의견이 갈리지 않는 미국 조선업 재건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현지시간 23일 미국 5개 노조는 미 의원들에게 십스법을 지지한다며 입법 일정을 정해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십스 포 아메리카는 민주당과 공화당 상원의원이 공동발의를 한 미국 내에서 여야가 갈리지 않는 초당적 법안”이라며 “이해관계가 좋게 흘러가는 정치권도 있을테고 아닌 지역구도 있겠지만 아직은 미국 내에서 승인을 하자는 쪽이 더 많이 얽혀 있기 때문에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니미츠급 항공모함 USS 칼 빈슨이 루이스 앤 클라크급 건화물선 USNS 워싱턴 챔버스와 함께 2024 환태평양훈련에서 해상 보급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 해상수송사령부

◆ 법안 통과시 외국산 전략상선 미국 공급 가능
미국 외 국가들에 주목되는 부분은 십스법의 전략상선단 신설이다. 전략상선은 평시에는 일반 화물 운송을 하지만 전시나 국가 비상시에 해군이 징발해 군사적 보급 및 수송에 동원될 수 있는 상선이다. 미국에서는 해상수송사령부가 전시 또는 국가 비상사태시 전략상선을 징발할 수 있다.
십스법이 통과될 경우 미국 외 국가들은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한 전략상선을 미국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미국 항구 사이를 운항하는 선박이 반드시 미국 내에서 건조되야 한다는 존스법에 따라 외국산 선박을 제공할 수 없다.
한승한 연구원은 "중요한 내용 중 하나가 전략상선 프로그램으로 존스법을 우회할 수 있는 상선 발주"라며 "법안이 통과되면 전략물자기 때문에 존스법 보다 위의 법이 되고 해외 조선소에서 발주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십스법에 의해 자국에서 건조한 선박을 미국에 공급할 수 있는 범위와 기간은 한정된 상태다. 전략상선 외 미국 상선은 여전히 외국에서 건조할 수 없고 전략상선도 2030년 이후에는 미국에서 건조해야 한다.

한승한 연구원은 “존스법이 폐지되지 않는 이상 전략상선단 외 미국 상선은 해외 조선소에서 짓지 못한다”며 “전략상선단도 2030년도까지 해외 조선소에서 예외 조항을 걸어놓은거고 그 이후부터는 미국 내 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HD현대미포에서 건조하는 세계 최초 중형 암모니아추진선. HD현대미포

◆ 국내 조선 업계, 법안 통과에 가장 큰 수혜


십스법이 통과될 경우 가장 큰 수혜를 볼 외국 업체로는 한국 조선 업계가 제시된다. 상선 건조 능력이 있는 국가들이 한국, 중국, 일본으로 한정되는 상황에서 한국 업체들이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십스법이 중국 국영 조선사와 유의미한 거래를 하는 선주에 벌칙을 부과한다고 명시한만큼 미국 선박 공급에 한계가 있다.

일본 조선업은 2001년 약 38%였던 세계 조선 시장 점유율이 2024년 약 13%로 줄어들며 쇠퇴를 겪었다.

한국 조선업은 올해 1분기 수주액이 136억달러로 세계 1위를 기록하며 양호한 상황을 유지 중이다. 미국 정부의 견제를 받는 중국과 쇠퇴한 일본을 대신해 미국 상선을 공급하는데 적합한 상태다.

한승한 연구원은 “상선 건조를 중국 조선소에 맡길 수는 없기에 잘 만드는 동맹국 중 남은 건 일본하고 한국뿐이다”라며 “일본은 고령화가 많이 됐고 조선업이 많이 쇠퇴를 했기에 많은 물량과 빠른 인도를 원한다면 한국 조선소를 택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한화 필리조선소 전경. 한화
◆ 중형 선박 HD현대미포·필리조선소 한화 수혜 가능성

국내 조선 업체 중에서는 HD현대미포와 한화그룹이 십스법 통과시 수혜 기업으로 분류된다. 중소형 선박이 필요한 미국이 장기적으로 선박 현지 건조를 원하는 상황이 맞물리면서다.

HD현대미포는 중형 선박 건조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2024년 국내 중형선박 조선사 중 HD현대미포의 중형선박 수주 점유율은 86.1%에 달했다. 주가도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지난 1년 사이 HD현대미포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7일 최저치인 9만4,600원에서 올해 7월 31일 최고치인 22만1,500원으로 57.2% 증가했다.

한승한 연구원은 “미국 선박들은 파나마 운하를 왔다갔다하기 위해 중형급 사이즈로 내야한다”며 “중소형 선박을 잘 만드는 HD현대미포가 그 물량을 많이 수주 받지 않을까 하는게 시장의 컨센서스”라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미국 펜실베니아 주 필라델피아에 필리조선소를 보유 중이다. 십스법의 인센티브 조항들에 모두 ‘미국 내 건조(US-Built)’라는 조건이 있는 만큼 법안의 수혜를 받기 쉬운 구조다. 지난 1년 사이 한화오션 주가는 지난해 11월 1일 최저치인 2만6,100원에서 올해 9월 3일 최고치인 12만3,800원으로 78.9% 오르며 성장세를 보였다.

한승한 연구원은 “문제는 보조금, 세제혜택, 인력양성 프로그램 등에 US 빌트라는 조건이 걸려있다”며 “미국 내에서 건조를 해야 관련된 세제 혜택이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고 그 관점에서는 미국 내 조선소를 이미 갖고 있는 한화그룹이 중장기적으로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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