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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인상 핑계대고, 원가 부풀려 세금 탈루…국세청 ‘생활물가 밀접업체’ 조사

예식·장례업체 ‘가맹점 1천곳’ 대형 프랜차이즈 등
거짓 계산서 수취·원가 부풀리기 등 다수 사례 확인
이일화 세무전문기자 2025-09-26 15:37:13
국세청 민주원 조사국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 기자실에서 원자재 인상을 이유로 가격을 올려놓고 뒤로는 비용을 부풀려 세금을 탈루한 가공식품 제조·판매 업체,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경조사업체 등 55곳 업체를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농산물을 대형마트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유통업체 A사는 납품업체와 실제 거래하지 않은 농산물을 산 것처럼 꾸며 매입액을 과다 신고했다. 농산물을 판매할 때 소비자가 현금 결제하거나 직원 명의의 차명계좌로 입금하는 매출에 대해서는 신고를 누락하기도 했다.  


#예식장 B는 웨딩홀과 뷔페 식당을 운영하면서 웨딩홀 인테리어 공사 이후 대관료, 식대를 인상했다. 하지만 이 웨딩홀은 웨딩 업종과 무관한 업체로부터 웨딩 관련 용역을 제공 받은 것처럼 꾸며, 거짓으로 비용을 신고해 세금을 탈루했다. 

국세청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가공식품·농축수산물·외식 등 먹거리 관련 업체와 예식·장례업체에 대한 원가 신고내용 및 유통과정을 정밀 분석한 결과, 55곳 업체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세무조사 대상은 △가공식품 제조·판매 업체 12곳△농축수산물 납품·유통 업체 12곳△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14곳 △예식·장례 등 경조사 업체 17곳 등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일부 업체는 원자잿값, 물류비, 인건비 상승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져 가격을 불가피하게 인상했다고 주장하면서 원가 상승에 편승해 상품 가격을 과도하게 올려 소비자에게 부담을 떠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업체들은 거래처로부터 원재료를 거짓으로 매입하거나 사주 일가에게 가공인건비를 지급한 것으로 신고하는 수법으로 원가를 부풀려, 실제보다 회사의 소득을 줄여 탈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농축수산물 유통업체 중에는 거짓 계산서 수수, 무자료 거래 등과 같이 세법질서를 위반하며 세금을 탈루하는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를 통해 원가 부풀리기 등으로 소득을 축소하고 불투명한 유통과정에서 세금을 탈루하면서도 과도하게 가격을 인상하는 생활물가 밀접 업종 탈세자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기로 했다. 

또 법인자금 유출, 가공인건비 지급 등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사주 일가에 대해서는 재산 취득 전반에 대해 자금출처를 살펴보고 조사대상 업체의 원가를 부풀리도록 도와준 거래처에 대해서도 엄정 조사하기로 했다. 

무자료 거래,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차명계좌 사용 등 세법질서를 훼손하는 불법적인 거래행태에 대해서는 일시보관, 금융추적 등 활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조사를 집행한다. 

아울러 조사과정에서 조세포탈,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조세범칙 행위 적발땐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처벌받도록 엄정히 조치한다. 

민주원 국세청 조사국장은 “앞으로도 원자잿값 상승 등을 핑계로 과도하게 가격을 인상해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마땅히 내야 할 세금은 줄여 신고하는 업체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세무검증을 할 것”이라며 “국민들이 실생활 속에서 피해를 입을 우려가 높은 생활 밀접분야의 탈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등 민생침해 탈세 근절과 국민생활 안정을 위해 더욱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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