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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한국투자, IMA 1호 지정…‘한국판 풀서비스 IB’ 초격차 경쟁

IMA 1호 지정 종투사 중심 자본시장 본격 재편
모험자본 의무확대·부동산 축소 등 ‘운용능력 차별화’
키움증권, 5번째 발행어음 인가 업계 새 변수 등장
정우성 기자 2025-11-13 17:52:21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사옥. 각 사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종합투자계좌(IMA) 제도 도입 8년 만에 첫 사업자로 지정되면서, 금융위원회가 추진해 온 ‘종투사 중심 기업금융 체제’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

12일 증권선물위원회가 두 회사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을 의결함에 따라 19일 금융위 최종 승인만 남은 상황이다.

이번 지정은 단순한 신규 사업자 탄생이 아니라, 발행어음·IMA 규제 정비 및 종투사 운용규제 개편을 축으로 한 한국 자본시장 구조개편의 첫 실전 적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한양경제와 통화에서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방안의 핵심은 종투사 운용규제 재설계와 발행어음·IMA 체계 개편”이라며 “지정요건 강화는 기존 요건을 충족한 대형사에게 사실상 성장 기회를 개방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금융위는 3조원(종투사)–4조원(발행어음)–8조원(IMA)으로 자본요건을 구간별로 명확히 하고 단계별 2년 이상 영위 의무, IMA 지정 시 변경인가 수준의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부과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대폭 강화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기업금융 중심으로의 운용 패러다임 전환이다. 종투사의 기업신용공여 범위는 확대되고, 발행어음 조달액의 25% 모험자본 의무투자(2028년까지 단계 적용)가 도입된다. 기존 30%였던 부동산 비중은 10% 수준으로 축소된다. IMA는 만기 1년 이상 자산을 70% 이상 보유해야 하며, 발행어음과 동일하게 모험자본·부동산 규제가 병렬 적용된다. 여기에 5% 시딩 투자, 운용자산 5% 선충당금, 발행어음·IMA 통합 레버리지 한도를 자기자본의 300%로 조정하는 등 책임·리스크 관리 방안도 함께 도입됐다.

강승건 연구원은 “IMA는 최장 7년까지 만기가 가능해 증권사의 장기 운용능력 차이가 향후 성장성과 이익 격차로 직결될 것”이라며 “기업금융·구조화·중장기 투자 역량의 수준 차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IMA 1호 인가를 계기로 대형사의 전략 전환도 가속화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IB1·IB2부문을 통합한 IB사업부를 신설하며 모험자본 중심 투자 전략을 강화하고, 한국투자증권 역시 9000억 원 유상증자를 통해 레버리지 여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두 회사는 IMA 초기 시장에서 공동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 재편과 투자 체계 손질을 이미 끝낸 상태다.
▲키움증권 사옥. 연합뉴스

◆키움증권, ‘5번째 발행어음 사업자’로 합류… 대형사 중심 조달 전선에 새 변수

이번 증선위 회의에서는 미래에셋·한투의 IMA 인가 안건과 함께 키움증권의 종투사 지정 및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도 동시에 의결됐다. 이달 중 금융위 최종 인가가 이뤄지면 키움증권은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증권에 이어 국내 5번째 발행어음 사업자가 된다.

발행어음 인가는 증권사의 기업금융 능력보다 조달능력 강화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제도다.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00%까지 단기 유동성을 조달할 수 있고, 이번 규제 개편 이후에는 발행어음과 IMA 조달 한도가 통합되어 자기자본의 300%까지 확대된다.

발행어음 시장은 그동안 한국투자증권(약 18조 원), 미래에셋증권(약 7.5조 원)이 주도해 왔으나, 키움증권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조달 기반이 대형사 독점 구조에서 다변화 단계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다.

증권시장에서는 키움증권의 합류를 두 가지로 해석한다. 우선 리테일 기반 영업력이 강한 키움증권이 단기·중기 조달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장할 여지가 생긴다는 점이다. 또한 발행어음 인가사가 5개로 늘어나면서 향후 IMA 인가 경쟁에도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발행어음의 모험자본 공급 의무(조달액의 25% 단계적 적용)를 강화한 만큼, 신규 인가사 역시 기업금융·중소·벤처 투자 비중을 높여야 한다. 키움증권이 리테일 강점을 넘어 IB·모험자본 영역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이제는 ‘누가 먼저 인가받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잘 운용하느냐’의 시장”

올해 금융위의 규제 재설계는 전통적인 리테일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 대형 증권사들이 장기 운용·기업금융 중심의 풀서비스 IB로 이동하도록 구조를 완전히 재정비한 조치다. 종투사 규제 강화는 진입장벽을 높이는 대신 요건을 충족한 회사에게는 오히려 막대한 레버리지·중장기 운용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적 인센티브라는 점에서권 성장 기회가 실질적으로 구현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한국투자의 IMA 1호 지정, 키움증권의 발행어음 인가가 연달아 나오면서 한국 자본시장은 이제 새로운 경쟁 국면에 들어섰다.

해석은 단순하다. 규제는 정비됐다. 자본도 마련됐다. 이제 남은 것은 ‘누가 더 잘 운용하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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