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과 UAE 100년 동행을 위한 새로운 도약’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양 정상은 선언문에서 한국과 UAE가 그간 쌓아 온 신뢰와 상호 존중, 연대 정신을 토대로 양국의 특별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불가역적인 수준으로 심화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산업 분야별로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도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산업 각 분야의 중동 진출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각 산업별 향후 전망과 기대되는 효과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註>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가 진행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교두보를 마련하면서 국내 AI 인프라 관련 업체들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제기된다.
18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AI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원자력 신기술·인공지능 및 글로벌 시장 협력에 대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한국의 국가AI전략위원회와 UAE의 인공지능첨단기술위원회도 MOU를 체결하며 AI 분야 협력을 제도화하기로 합의했다.
파트너십 체결에서 한국전력공사와 UAE 원자력 공사 사장도 각각 문서에 서명했다. 이에 더해 AI 분야 협력에 관한 MOU와 전략적 AI 협력 프레임워크 등 문서 채택도 이뤄졌다.
UAE가 추진하는 200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한국 참여도 합의했다. 해당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이 참여해 AI와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이다.
현재 UAE는 국가 전략 2031을 통해 2031년까지 주요 산업 전반에 AI 기술을 도입하는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 구축 사업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UAE 수도 아부다비에 최대 5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가 이뤄지는 UAE에 국내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데이터센터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전력 확보를 시작으로 많은 작업이 필요한만큼 다양한 방면의 국내 업체들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
이상현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데이터센터 등의 부분에 있어서는 AI를 활용하게 되면서 필요로 하는 전력을 확보하는게 제일 중요한 문제 중 하나"라며 "그런 부분은 경험도 축적되야 하는데 UAE를 통해 경험을 축적했다는게 또다른 국제시장에 진출하는데 필요로 하는 객관적 래퍼런스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메모리 반도체·공조기기 공급 업체 수혜 가능성
UAE가 구축하고자하는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AI 모델 학습 등을 위해 메모리 반도체 및 스토리지가 필수적이다. 여기에 데이터센터가 구축된 이후에는 장비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공조시스템도 필요하다.
이상현 연구원은 "AI 인프라 관련해서는 전력과 냉각수 부분이 핵심"이라며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해주려면 엄청난 전력이나 거기서 나온 열들을 어떻게 식혀주느냐가 반드시 뒷받침되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데이터센터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D램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메모리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용 스토리지인 SSD를 공급하고 있다.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의 플랙트그룹의 인수 절차도 완료한 상태다.
향후 UAE의 데이터센터에 메모리 및 스토리지 공급과 공조기기 제공의 역할을 삼성전자가 담당할 수 있는 셈이다.
◆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업체 성장세 확대 기대감
UAE의 AI 인프라 구축에는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포함된 만큼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국내 업체들도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국내 업체 중 삼성SDS는 클라우드 및 AI에 최적화된 고성능 컴퓨팅 전문 데이터센터를 포함해 국내외로 18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데이터센터의 설계, 구축, 운영, 유지보수까지 통합 IT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삼성SDS는 올해 3분기 클라우드 사업 매출이 6746억원으로 전체 IT 서비스 부문 매출 1조5957억원 중 42%를 차지했다.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 비중이 적지 않은 만큼 새로운 시장의 인프라 확대에 따른 추가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원래부터 AI 데이터센터 수요는 많이 있었고 삼성SDS의 경우 전 부문 중 데이터센터 관련 부문 매출이 제일 높았다"며 "만약 이런 인프라 확대가 더 이뤄진다면 그 성장세가 더 높아지거나 길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전력망 구축 필수 전력기기 업체, 제한적으로 수혜
데이터센터는 서버 등을 24시간 가동하고 해당 장비에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냉방 시스템으로 인해 대량의 전력을 필요로 한다. 이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전력망이 구축되야 한다.
이에 변압기와 초고압 직류 송전(HVDC) 등을 통해 전력망을 마련할 수 있는 전력기기 업체들이 UAE AI 인프라 구축 협력 확대에 수혜를 볼 것으로 풀이된다.
전력기기 업체 중 HD현대일렉트릭은 중동 국가에 전력기기를 공급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와 943억원 규모의 전력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UAE에도 해외지사를 설립하고 전시회 등에 참가했다.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은 중동 지역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교두보가 마련돼 수혜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 아닌만큼 수혜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김광식 교보증권 연구원도 본지와의 통화를 통해 "UAE와의 협력 확대는 당연히 좋은 뉴스지만 아예 못 들어가던 시장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으면 훨씬 더 긍정적이었을 것"이라며 "원래 국내 업체들이 잘하던 시장에서 나온 이야기다보니 특별하게 변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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