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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품론 불구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영향 제한적”

AI 거품론 속 코스피 3%대 급락 마감
삼성·하이닉스, 메모리가격 상승 수혜
전문가 “내년까지 견조한 상황 이어갈 듯”
하재인 기자 2025-11-18 18:45:55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연합뉴스 

인공지능(AI) 거품론에 대한 우려로 기술주들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의 경우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8% 내린 4만6,590.24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기술주들은 엔비디아 -1.88%, 오라클 -1.34%, 팔란티어 -1.59%, AMD -2.55%로 약세를 나타냈다.

기술주들의 약세는 오는 19일 엔비디아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최근 AI 거품론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빅테크가 AI의 유효 사용기간을 실제보다 길게 평가해 이익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분식 회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AI 거품론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 한국 반도체 대표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3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하락세는 18일에도 이어졌다. 이날 삼성전자의  종가는 2.78% 하락한 9만7,800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57만원으로 5.94% 하락했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업계의 경우 AI 거품론의 실제 영향이 크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거품론의 중심에서 거론된 사례는 AI 인프라 투자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출자한 업체들이기 때문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버블인건 아니고 서비스 사업자들의 AI 인프라 투자가 실제 소비자의 수요보다 더 많이 하는 것 아니냐는 중복 투자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라며 "소프트뱅크나 오픈 AI가 대출로 투자를 하고 기존의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회사채 발행하는 부분을 우려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11일 기준 D램 가격 추이. 트렌드포스

◆ D램 메모리 가격 상승, 삼성전자·SK하이닉스 성장 뒷받침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메모리인 D램의 가격 상승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해당 업체들의 경우 D램을 쌓아 만든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제공하기에 메모리 가격 상승에 수혜를 받기 때문이다.

시장조시가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8일 기준 DDR4 1Gx8 3200MT/s의 평균 현물 가격은 전주 대비 7.1% 상승한 11.071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유통업체 퓨전월드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2기가바이트 DDR5 메모리칩 모듈의 11월 계약 가격은 239달러로 9월 149달러 대비 60% 상승했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AI 거품론이라는게 기대와 현실의 괴리에 따른 의견 차이에서 발생해 증가 속도가 어떠냐에 따라 거품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아직까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의 수주 성과에서 볼 수 있듯이 구체적으로 시장에서 거품론이 일어날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노근창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아직 끝이 아니기 때문에 조정은 있더라도 다운턴으로 간다고 얘기하기에는 이르다"며 "실제 실적의 경우 내년까지는 괜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훈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이 거품론에 부합하는 기대 이하의 성적이 나온다 하더라도 2026년까지는 국내 업체들의 견조한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감도. 용인시 제공·연합뉴스 갈무리

◆ 삼성전자·SK하이닉스, 견고한 실적·대규모 투자로 중장기 성장

견고한 실적을 유지한 점과 미래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거품론과 거리를 둔 요인이다. 거품과는 달리 실제 성과가 있고 대규모 투자는 미래의 성장을 위한 준비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8.5% 증가한 1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61.9% 늘은 11조3834억원을 달성했다.

SK그룹은 용인반도체클러스터 4기의 팹을 구축한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만 약 600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평택사업장 2단지 5라인의 골조 공사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5라인은 2028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생산 인프라 확보를 위한 기반 시설 투자도 이뤄진다.

김정훈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경우 2026년도 물량 전체가 판매 완료된 상황이라 실적이 2026년까지는 견조할 것이기에 AI 거품론은 그 이후에 대한 논의"라며 "거품론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논의가 이뤄지는 거라 볼 수 있고 2026년까지는 국내 반도체 업체의 성장이 견조하고 중장기적으로도 여전히 우호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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