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UAE 산업별 전망] ③ 두산에너빌·한전기술 등 원전·플랜트 수혜 기대감↑

제3국 원전 수출 협력 등 담은 양해각서 2건 체결
아프리카 등 신규 원전시장 확대 ‘전략적 교두보’

정우성 기자 2025-11-20 15:14:23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원전 기술개발·효율적 운영·제3국 원전 수출 협력을 담은 2건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면서 국내 원전·플랜트 기업들의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한·UAE 협력은 기존 바라카 원전 사업 경험을 기반으로 우리의 원전 수출 플랫폼을 중동·아프리카·아시아로 확장하는 ‘전략적 교두보’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MOU에 ‘제3국 원전 수출 협력’이 명시된 점이 눈여겨 볼 만하다. 이는 한국과 UAE가 단순한 양자 협력을 넘어 사우디·이집트·인도네시아·카자흐스탄 등 신규 원전 시장을 공동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다.

중동은 미국과 유럽 원전 기술 공백을 메울 주요 수주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어, 양국의 전략적 협업이 우리 기업의 기회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가장 직접적 수혜로 거론되는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 등 대형 핵심 기자재를 공급하는 국내 유일 기업으로, 해외 원전 신규 발주가 본격화될수록 매출 반영 속도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바라카 원전 1~4호기 공급 경험은 글로벌 원전 기자재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레퍼런스’로 기능해왔다. 이번 협력으로 UAE가 사우디·이집트·카자흐스탄 등 제3국 원전 사업에 적극 진출할 경우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 가능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수력원자력도 직접적 수혜권에 들어간다는 평가다. 한수원은 원전 운영·정비·연료·계통사업 등 원전 운영 전 과정에서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MOU에 포함된 ‘운영 효율화 협력’ 항목이 사실상 한수원을 위한 문구라는 해석도 있다.

MOU에 따르면, 한수원은 운영 효율화·정비·기술지원 등에서 UAE와의 협력 범위를 확대할 토대를 마련했다. 바라카 원전의 상업운전 경험은 다른 국가에서 운영서비스 수출을 추진할 때 강력한 신뢰 기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원전 설계·엔지니어링을 담당하는 한국전력기술 역시 재부각되고 있다. APR1400과 소형모듈원전(SMR) 등 원전 핵심 설계역량을 갖추고 있어 발주가 증가할 경우 밸류에이션 레벨업이 가능한 구조다. 국내 상장사 중 정통 원전 엔지니어링 기업은 한국전력기술이 사실상 유일해, 업황 개선이 시작될 경우 주가 민감도가 높다는 점도 투자 포인트다.

건설·플랜트 분야에서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두 회사는 바라카 원전 EPC(설계·조달·시공)를 공동 수행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동 국가들이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다시 가동하면 경쟁력 면에서 최우선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최근 중동 인프라 프로젝트 수주가 확대되는 상황도 원전 EPC 수혜 기대감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직접적인 매출 인식보다는 정책·협상·금융조달 측면에서 중장기 수혜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한전은 CEPA 이행 경제협력위원회를 통해 전력·에너지 인프라 협력을 제도화할 수 있게 됐다. 해외 원전 수출의 총괄 협상 창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글로벌 원전 프로젝트의 방향성이 한전의 실적·신용도와 맞물려 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중동지역 수주가 지속되며 기자재 납품이 기대된다"면서 "한국전력은 원전 팀코리아 주체인 한수원의 모회사로서 해외 원전 수출때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