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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유전질환 ‘윌슨병’ 혈장교환술 치료 첫 보고

서울성모병원 연구팀, 면역학적 작용 기전 규명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2025-11-17 11:24:36
왼쪽부터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탁권용 임상강사

혈장교환술의 면역학적 작용 기전을 규명한 최초의 단일세포 기반 분석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성필수 소화기내과 교수팀(제1저자 소화기내과 탁권용 임상강사)이 희귀 유전질환 윌슨병에 따른 급성 간부전(ALF) 환자를 대상으로 혈장 교환 전후의 면역 반응을 정밀 분석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간학회 국제학술지 ‘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 (IF 16.9) 온라인 게재됐다.

교수팀에 따르면 혈장교환술은 혈액에서 병적인 성분을 제거하고 보충액을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자가면역질환·신경계 질환·간질환 등에서 주로 쓰인다.

투석으로 제거되지 않는 혈장 내 항체, 독성 물질, 면역복합체 등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신속한 임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이기도 하다. 

교수팀은 연구를 통해 적절한 시점에 시행된 혈장교환술이 구리의 체외 배출과 면역을 담당하는 단핵세포의 과도한 활성화를 동시에 정상화시켜 간 기능 회복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최초 규명했다.

성 교수는 “급성기 동안 활성화된 단핵구와 IL-6를 포함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급격히 증가했는데 혈장교환술 후 이들 염증 인자들이 현저히 감소하면서 간 기능이 빠르게 호전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는 향후 급성 간부전 치료에서 혈장교환술이 단순한 독성물질 제거에 그치지 않고 면역세포의 비정상적 활성 상태를 조절해 급성간 손상의 회복을 유도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성과로 평가된다. 

윌슨병은 구리가 간, 뇌, 신장 등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돼 간 기능·신경·정신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대사성 희귀 유전질환이다. 13번 염색체의 ATP7B 유전자 돌연변이 때문에 발생하고, 인구의 약 1%가 유전인자를 보유하고 있다. 약 3만명 당 1명에서 발병한다. 

간 기능 저하, 신경학적 증상(떨림·보행 장애·삼킴 곤란 등), 정신과적 증상(우울·조울증 등)을 유발한다. 병기에 따라 간염·간경변이 악화될 수 있고 심각한 간 손상 시 간이식 수술까지 필요할 수 있다. 통계상 환자의 19.3%는 간경변증을, 9.2%는 간이식을 받았다.  

성 교수는 “급성간부전 환자에 대한 혈장교환술은 아직 공식 치료로 허가돼 있지 않다”며 “연구를 통해 혈장교환술이 향후 급성간부전에서 치료 대안으로 고려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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