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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헬스] 겨울철 호발 하는 ‘통풍’ 커피가 위험 낮춰

신한대 김지명 교수팀, 글로벌 연구 20여 편 종합 분석 결과
‘커피 속 클로로젠산 등이 요산 배출 촉진’…차 효과 불분명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2025-11-21 15:09:13
김시영 기자

겨울철 기온변화로 호발하는 질환 중 하나가 통풍이다. 통풍은 소변을 통해 배출돼야 할 요산이 체내 쌓여 생긴 요산 결정 때문에 발생한다. 결정이 관절이나 연골 등에 축적돼 통증과 염증을 일으키는데, 발가락이나 손가락 부위의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통풍은 ‘귀족병’으로 불려왔다. 기름진 음식이나 육류, 술 섭취가 많은 부유층에서 주로 발병한 까닭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이 보편화되면서 발병 연령대도 낮아지는 등 귀족병의 지위를 잃어가고 있다. 3%대 유병률을 보이던 선진국 보다 낮았던 우리나라의 통풍 유병률도 1% 이상으로 높아졌다.

통풍은 발병 시 엄청난 통증으로 유명하다. 엄지발가락 관절이 벌겋게 붓거나 극심한 통증이 수반되는데 ‘뼈가 타는 듯한 통증’이라 할 정도로 고통이 극심하다. 체내 축적된 요산 수치가 높을수록 통풍 발작 가능성도 커진다.

통풍은 재발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치료 후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다. 통풍의 2년내 재발률은 80%에 달할 정도다. 비만은 통풍의 주된 요인으로, 체중 관리 및 식습관 개선은 필수다. 

통풍 환자는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내장을 포함한 육류와 해삼물, 맥주, 술, 콩, 시금치, 귀리, 아스파라거스, 버섯류 등이 대표적이다. 흰빵, 밀가루, 국수, 우유와 유제품, 계란, 설탕, 버터, 마가린, 과일, 견과류, 상추, 토마토, 과일 주스 등은 상대적으로 퓨린 함량이 낮은 음식이다.

 최근 국내에선 커피를 즐겨 마시면 통풍 위험을 낮춘다는 보고도 있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신한대 식품영양학과 김지명 교수팀이 지난 2024년까지 발표된 관련 국제 연구 중 신뢰도 높은 관찰연구(코호트·단면조사) 20여 편을 선정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영양 분야 영문 학술지 ‘Nutrition Research and Practice’ 최근호에 실린 ‘커피·차 섭취와 고요산혈증ㆍ통풍: 체계적 문헌 고찰 및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커피 섭취량이 많은 그룹에서 통풍 발생 위험이 낮아진다는 패턴이 여러 국가에서 일관되게 확인됐다.

논문에 따르면 미국·일본·싱가포르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도 커피 고섭취 그룹은 저섭취 그룹보다 통풍 발병률이 낮았다. 혈중 요산 농도 역시 커피 음용이 많을수록 낮아지는 경향성이 관찰됐다는 보고도 있다.

김 교수는 “커피에 든 클로로젠산·카페인·항산화 성분이 요산 배출을 촉진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함으로써 요산 대사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존 가설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의 통풍 예방 효과는 일관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연구에서는 녹차와 홍차를 구분했을 때 요산 농도 감소 효과가 관찰됐다. 하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오히려 요산 수치가 증가하거나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차의 종류나 카테킨·카페인·첨가물 등 변수가 많아 커피만큼 명확한 결론을 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번 연구가 커피 섭취는 단순한 기호식품 섭취를 넘어 대사질환·요산 질환 관리의 잠재적 보호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도 “관찰연구의 한계상 인과관계를 단정하기 어렵고 향후 무작위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고요산혈증이나 통풍 환자 상담에도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동안은 ‘고요산혈증ㆍ통풍 환자에게 카페인 음료는 무조건 줄여야 한다’는 조언이 많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커피가 통풍 위험을 낮추는데 도움 된다는 사실이 확인돼서다.

김 교수는 “커피 섭취 자체보다 당류·알코올·고퓨린 식품과 함께 전체 식습관의 패턴을 봐야 한다”면서 “향후 커피 섭취량이나 커피 종류, 생활습관 등을 고려한 대사·요산 질환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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