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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이 쏘아올린 AI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 기대감

샘 올트먼 오픈 AI CEO, 삼성·SK와 의향서 체결
AI 인프라 구축 목표…AI 데이터센터 마련 협력
경쟁력 확보 국내 업체, 시장 성장에 수혜 가능성
하재인 기자 2025-10-10 07:22:41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 AI CEO가 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창밖을 보며 환담을 하고 있다. SK

샘 올트먼 오픈 AI CEO가 AI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오픈 AI가 국내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형성하면서다.

샘 올트먼 CEO는 한국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났다. 이를 통해 오픈 AI는 삼성·SK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력 의향서(LOI)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의향서를 통해 삼성전자는 오픈 AI가 고성능·저전력 메모리를 원활하게 공급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오픈 AI는 D램 웨이퍼 기준 월 최대 90만장 규모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을 필요로 하는 중이다. 삼성SDS는 오픈 AI와 AI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에 대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SK하이닉스는 오픈 AI의 HBM 반도체 공급 파트너로 참여했다. 90만장 규모의 HBM 공급 요청을 적기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오픈 AI의 AI 가속기(GPU) 확보 전략 실현에도 협력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서남권 AI 데이터센터에 대해 오픈 AI와 협력한다.

오픈 AI의 국내 업체들과의 협력 체계 구축은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한 시도로 평가된다. 앞서 오픈 AI는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협업해 AI 모델을 훈련시키고 가동할 칩에 대한 개발을 진행했다.

백종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오픈 AI도 하드웨어 측면에서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자체 칩을 통해 저전력으로 고성능 칩을 개발하려는 추세가 뚜렷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한국 업체들은 가장 핵심 플레이어기 때문에 협력을 하는게 아닐까 본다”라고 진단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샘 올트먼 오픈 AI 대표와 1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 의향서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삼성

◆ AI 인프라 구축 목표…AI 데이터센터 마련 협력

이번 오픈 AI와 국내 업체들 간 협력은 AI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했다. 이를 위한 방안에는 AI 데이터센터 마련에 대한 내용이 들어갔다. 앞서 오픈 AI가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포함된 상태다.

AI 데이터센터는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 등을 처리하기 위한 고성능 컴퓨팅, 네트워크, 스토리지 인프라를 갖춘 시설이다.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하고 AI의 학습과 서비스를 빠르게 제공해 AI 발전에 필수적이다.

백종민 연구원은 “AI 서비스를 가장 잘 보급하기 위해서는 AI 데이터센터라는 하드웨어적인 인프라 요소가 필수적으로 동반되야 한다”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32년까지 연평균 26.8% 성장해 96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AI 데이터센터 마련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SK그룹은 아마존 웹서비스와 7조원 규모의 울산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가 6,000억원을 투자한 디지털 허브에는 AI 데이터센터가 포함된다.

▲SK브로드밴드 가산 IDC에 구축된 AI 데이터센터. SK텔레콤

◆ 국내 반도체 업체 경쟁력 인정한 협력 체계 구축

오픈 AI가 한국에서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한건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을 인정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 반도체 업계의 세계 메모리 시장 장악력은 높은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5 2분기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62%, 삼성전자가 17%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 전체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38.7%, 삼성전자가 32.7%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HBM3와 HBM3E 등을 엔비디아 등에 공급하며 HBM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 1위에 올랐다. HBM4도 개발을 마무리하고 세계 최초로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등 고객사에 제품 공급을 목표로 HBM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파운드리 분야의 경우 대만 TSMC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 등의 과제가 있지만 테슬라와 22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반등 기회를 노리는 중이다.

백종민 연구원은 “SK의 경우 HBM이, 삼성도 HBM 개발을 하고 있고 파운드리 사업부를 토대로 비메모리 반도체들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 반도체의 역량에 대해 의심할 부분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수페타시스의 서버/스토리지용 인쇄회로기판. 이수페타시스

◆ AI 데이터센터 시장 성장에 관련 업체 수혜 가능성

국내 반도체 관련 업체들은 오픈 AI가 경쟁력을 인정해 협력 체계를 구축한 만큼 향후 AI 데이터센터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AI 데이터센터에 요구되는 반도체 공급 능력과 전력 소비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업체들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오픈 AI가 협력 체계를 형성한 다음 날인 2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3.6% 오른 8만9,3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7.3% 오른 38만8,500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고다층 인쇄회로기판(MLB)을 제공하는 이수페타시스의 2일 주가는 전날 대비 2.8% 오른 7만3,9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MLB는 전자 부품을 연결해 전자 회로를 구성하는 판인 인쇄회로기판을 여러 층 쌓아 만든 제품이다. 반도체가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에 AI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이다.

같은 기간 슈퍼 커패시터(S-cap)를 공급하는 삼화전기의 장 초반 주가도 2.3% 오른 4만950원을 기록했다. S-cap은 정전시 SSD의 전력 공급을 유지해 메모리를 보호하고 데이터 손실을 막는다. 데이터 유지가 중요한 AI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제품이다.

백종민 연구원은 “오픈 AI가 한국에만 데이터센터를 짓는게 아니기에 글로벌 확장성을 봤을 때 SK와 삼성전자는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며 “생산량에 따라서는 밑의 소부장 업체들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밖에 없는 흐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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