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 실현성 매물 쏟아져...뉴욕 3대 지수 '혼조'
2025-10-04

테슬라가 자율주행을 넘어 로보택시(Robo-Taxi) 사업 본격화를 선언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연관 기업들이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주가 변동성이 큰 테마성 이슈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완전자율주행(FSD) 기술과 인공지능 학습 인프라 ‘도조(Dojo)’ 등을 앞세운 실질적 사업 모델이 가시권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다르다. 증권가에서는 “자율주행 인프라에 참여하는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밸류체인의 한 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로보택시는 운전자 없이 승객을 태우고 주행할 수 있는 완전 자율주행 기반의 택시 서비스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미 미국과 유럽 주요 도시에서 시험 운행을 확대하고 있다. 빠르면 내년부터 일부 지역에서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는 단순한 신사업 진출이 아니라 교통·물류 전반의 패러다임 변화를 의미한다. 교통사고 감소, 차량 공유 경제 활성화, 도심 교통 혼잡 해소 등 사회적 파급효과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를 앞두고 시장에서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센서와 카메라 모듈 분야다. 자율주행의 핵심은 외부 환경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다. 국내의 퓨런티어는 카메라 모듈 자동화 장비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자율주행 센서 공급망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거론된다. 라이다 핵심 부품을 개발 중인 라이콤과 3D 라이다 기술을 확보한 에스오에스랩 역시 관련 산업 수요 증가에 따른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영상 인식 및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솔루션을 제공하는 모바일어플라이언스는 소프트웨어와 센서를 결합한 토털 솔루션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재평가 받고 있다. 이밖에 RF 모듈을 개발하는 PS일렉트로닉스, 통신 모듈 업체 라닉스, 차량용 소프트웨어 검증 기업 슈어소프트테크 등도 로보택시 밸류체인에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이들 기업이 단순한 ‘테마주’로 분류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수주 계약이나 글로벌 공급망 참여 여부가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급등했다가 급락하는 전철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기술은 있으나 실적 연결이 불확실한 기업과, 이미 글로벌 전기차·자율주행 시장에서 레퍼런스를 확보한 기업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실질적 계약 여부를 기준으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불확실성을 감안하더라도 로보택시가 만들어낼 성장 잠재력은 분명하다.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서 로보택시가 상용화될 경우, 기존 렌터카·택시 시장을 대체하는 동시에 차량 공유와 모빌리티 서비스(MaaS)를 통합하는 플랫폼 산업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 외에도 구글 웨이모, GM의 크루즈 등 글로벌 대기업이 이미 상용화 경쟁에 뛰어든 만큼,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30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휴넷 CEO 포럼에서 만난 노상규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테슬라는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가 아니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생명체 같은 기업”이라고 말했다.
노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테슬라를 인터넷이 연결된 자동차로 이해하지만, 실제로는 수백만 대 차량이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개선하고 다시 배포하는 네트워크 구조를 갖춘 회사”라며 “테슬라는 더 이상 자동차 기업으로 정의할 수 없다. 로봇과 에너지, 이동이 결합한 ‘로봇 인터넷’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책적 지원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국내 정부와 지자체는 자율주행차 시범운행 지구를 확대하고 있으며, 교통법 개정과 안전 기준 마련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자율주행 관련 기업들이 기술 검증과 실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실제로 일부 업체들은 서울과 세종 등에서 자율주행 택시 실증 사업에 참여하며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급등을 노리는 투기적 접근보다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고 기술 경쟁력이 입증된 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일부 종목도 있지만, 로보택시 시대가 본격화되면 기술력과 시장 신뢰도를 가진 기업은 구조적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투자 관점이 필요하다.
결국 테슬라의 로보택시 사업은 단순히 한 기업의 신사업이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이다. 국내 증시에서 자율주행·센서·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또 한 번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다만 투자자에게 남은 과제는 뚜렷하다. ‘테슬라 테마’라는 간판만을 보고 쫓기보다는 실제 수혜 여부를 따져보는 냉정한 선별 작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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