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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UAE 산업별 전망] ④ 콘텐츠·게임·엔터 등 ‘K-지식재산’ 새 모멘텀 확보

IP 보호 협력 확대…콘텐츠 불법유통 안전망 구축
저작권 침해·위조 캐릭터 상품 등 단속…신뢰성↑
정우성 기자 2025-11-21 15:04:49
▲넷마블은 지난 15일부터 16일 양일간 두바이에서 열린 ‘2025 K-엑스포 UAE: 올 어바웃 케이 스타일’에 참가했다. 넷마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지식재산(IP) 협력을 대폭 확대하기로 하면서, 중동 시장에 활로를 모색해온 국내 K-콘텐츠·게임·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가장 큰 수혜 산업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양국 정부는 18일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계기로 기존 ‘지식재산 분야 심화 협력 MOU’를 확대·보완하는 약정을 체결했고, 이를통해 IP 보호·거래·상용화·AI 기반 행정 시스템 구축 등 협력 범위를 전례 없이 넓혔다.  

이번 조치는 문화·콘텐츠 소비가 빠르게 확대되는 중동권에서 국내 콘텐츠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엔터·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 최대 문화 신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우디는 ‘비전 2030’을 통해 엔터·e스포츠·영화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UAE는 두바이·아부다비를 중심으로 콘텐츠 제작·스트리밍 플랫폼·라이브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시장이 급성장하는 만큼 저작권 침해·불법 스트리밍·위조 캐릭터 상품 등 지식재산 침해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MOU는 바로 이 취약 지점을 제도적으로 보완해 K-콘텐츠 기업들이 중동에 안착할 수 있는 안전망을 강화한 셈이다. 

특히 K-콘텐츠·게임·엔터가 수혜 산업군으로 부각되는 이유는 단순한 시장 확장 가능성뿐 아니라, IP 보호와 집행이 강화될수록 시장 점유율 확대 속도가 빨라지는 산업적 특성 때문이다. K-팝 기획사들은 중동 투어 확대와 팬덤 확장을 적극 시도하고 있으며,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뉴진스 등 글로벌 아티스트의 현지 팬층은 이미 탄탄하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정식 라이선스를 거치지 않은 굿즈 판매나 무단 콘텐츠 배포가 만연해 기업들이 실질적 수익을 회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IP 보호·단속 체계가 강화되면 이러한 ‘누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게임 산업 역시 유망하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투자 펀드를 조성해 글로벌 게임사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입하는 등 산업 육성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 게임사가 경쟁력을 갖춘 모바일 RPG·FPS·e스포츠 분야는 중동에서 성장률이 높고, IP 상용화(캐릭터 사업, 굿즈, 라이선싱)도 중요한 수익 모델이다.  

이번 협약에 포함된 IP 거래·상용화 협력 강화는 K-게임사가 현지 기업과 합작, 캐릭터 사업 확장, 콘텐츠 지역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넷마블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두바이에서 열린 K-엑스포에서 액션 RPG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오버드라이브’를 출품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드라마·웹툰 역시 중동 내 잠재력이 매우 크다. OTT 확산으로 한국 드라마와 웹툰 IP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현지에서는 여전히 무단 번역·불법 스트리밍이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이번 협력 확대는 불법 유통을 줄이고 정식 콘텐츠의 유입을 늘려 한국 제작사와 플랫폼의 실질적 매출 상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웹툰·웹소설 기반의 드라마·애니메이션 제작 등 ‘IP 확장 전략’도 중동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번 MOU에서 눈여겨봐야 할 또 다른 부분은 AI 기반 IP 행정 협력이다. 한국의 AI 기술은 저작권·콘텐츠 관리 자동화, 번역·자막 생성, 위조품 탐지 등에서 이미 높은 수준을 보인다.  

이는 K-콘텐츠 유통 환경을 더 안전하고 투명하게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I 기반 콘텐츠 모니터링 시스템이 도입되면 불법 유통 차단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실시간 저작권 침해 감시가 가능해진다. 이는 한국 콘텐츠 기업들의 수익 구조를 안정시키는 결정적 변화가 될 수 있다. 

한류 확산의 또 다른 축인 K-뷰티·패션 역시 간접적 수혜가 예상된다. UAE·사우디 등은 위조 명품·위조 화장품 문제가 심각한 지역이어서 IP 단속 강화는 K-뷰티 브랜드의 신뢰성과 가격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명품 유통이 강한 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유통 기업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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