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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시황] 코스피 3846 마감…AI 버블·고환율·외인 이탈이 만든 연말 ‘변동성 지뢰밭’

코스피 3846.06(-0.19%)·코스닥 856.44(-0.87%), 원·달러 환율 1477.1원(+1.5원)
외국인·개인 매도에 지수 3840선 후퇴
정우성 기자 2025-11-24 18:09:59
▲24일 장마감 후 신한은행 딜링룸 모습. 신한은행

4천선을 터치했던 코스피 ‘불장’의 기세가 순식간에 꺾이고 있다. 미국발 ‘AI 버블론’이 다시 확산하는 가운데 고환율과 외국인 매도세가 겹치며 연말 증시는 뚜렷한 변동성 장세에 진입했다.

24일 코스피는 장중 3900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결국 3846.06으로 마감하며 이틀 연속 약세를 기록했다. ‘검은 금요일’ 이후 이어지는 조정 흐름은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된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30포인트(0.96%) 내린 855.65에 마감했다.

최근 시장의 공포 심리를 드러내는 지표는 분명하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오름세를 지속하다 지난달부터 급격히 뛰기 시작했다. 5월 말 22선에서 머물던 지수는 최근 40선을 넘어 7일에는 41.88까지 치솟았다. 정부 출범 이후 불과 반년 만에 공포지수가 두 배로 급등한 것으로, 시장이 체감하는 불안이 그만큼 강하다는 얘기다. 24일 VKOSPI가 38.72로 소폭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변동성 지속 가능성을 시사한다.

환율 요인도 증시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477.1원으로 7개월 반 만의 고점을 기록했고, 달러 가치 전망을 나타내는 ‘달러 선물지수’가 6개월 만에 3.5% 넘게 상승하면서 외국인의 ‘셀 코리아’를 가속화하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은 이달에만 10조원 넘게 코스피에서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24일 역시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4500억 원대, 4200억 원대 매도에 나서며 지수 반등을 꺾었다.

무엇보다 시장을 흔드는 핵심 변수는 여전히 ‘AI 버블’ 논쟁이다. 엔비디아의 호실적 발표 직후 반도체주 중심으로 강한 훈풍이 불었지만, 리사 쿡 연준 이사의 “자산가격 하락 가능성” 발언 이후 AI 고평가 논란이 재점화되며 하루 만에 분위기가 급변했다. 전문가들은 올 9~10월 단기간 30% 넘게 급등한 코스피의 속도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한다. 삼성증권은 “12월 FOMC 전까지 높은 변동성을 피하기 어렵다”고 선제 경고했다.

다만 반전의 실마리도 없지 않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부각되며 글로벌 증시가 일시적 반등을 보였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준 총재가 “추가 조정 여지가 있다”고 언급한 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2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75%까지 뛰었다. 이 영향으로 21일 미국의 3대 지수가 모두 1% 안팎 상승했고, 아시아 증시도 동반 반등했다. 그러나 금리 기대감만으로 국내 시장의 구조적 리스크를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24일 국내 시장에서는 반도체 대형주 일부가 선방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3.17%), 셀트리온(-2.83%), 기아(-2.54%) 등 주요 종목들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닥 역시 856.44로 마감하며 0.87% 하락했다. 환율 불안, 외국인 이탈, AI 버블 논란이라는 3중 압력 속에서 연말 증시는 ‘상승 재개’보다 ‘급등 피로 해소’ 국면에 가까워지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원 오른 1477.1원에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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