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협상통한 해결원해…러-우크라, 머잖아 합의 도달할것”
2024-02-09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오전 2시가 넘어 평양에 도착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공항에서 ‘홀로’ 영접한 것으로 보인다.
주북 러시아 대사관이 텔레그램에 올린 크렘린궁 제공 영상을 보면 김 위원장은 활주로에 깔린 레드카펫 위에서 통역만 대동한 채 푸틴 대통령을 맞이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2000년 7월 19∼20일 이후 24년 만이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지도자로선 처음 북한을 찾아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하고 북러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날 공항에는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나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최선희 외무상, 강순남 국방상 등 북한 측 당·군·정 주요 간부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의전을 담당하는 현송월 당 부부장의 모습만 조선중앙TV 카메라에 포착됐을 뿐이다.
조선중앙통신도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을 공항에서 영접했다는 소식을 전할 때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대사를 비롯한 주북 러시아 대사관 성원들이 나와 있었다고만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의 수행원으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데니스 만투로프 제1 부총리,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 부문 부총리,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 담당 보좌관,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부 장관. 미하일 무라시코 보건장관, 로만 스타로보이트 교통부 장관 등이 왔다고 통신은 언급했다.
통신은 “북러(조로) 친선의 전면적 개화기에 특기할 역사적인 상봉”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로 친선단결의 불패성과 공고성을 다시금 뚜렷이 증시하며 두 나라 최고수뇌(정상)분들의 또 한차례의 역사적인 상봉이 평양에서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대의 국빈” 푸틴 대통령을 위해 평양 국제비행장(순안공항)이 “열렬한 환영 일색으로 단장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의 도착 시간이 워낙 늦었던 탓에 예상됐던 성대한 공항 영접과는 거리가 있었다.
가장 최근 방북한 외빈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전례로 볼 때, 푸틴 대통령이 공항에 도착하면 군중의 환호 속에 예포를 발사하고, 양국 국가를 연주하는 등 대대적인 환영식이 예상됐으나, 영상 속에는 비행기 엔진 소리만 가득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푸틴 동지와 270여일만에 평양에서 또다시 만나게 된 기쁨과 반가움을 금치 못하면서 굳은 악수를 나누고 뜨겁게 포옹”했고,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공항까지 나와 “따뜻이 맞이”해준 데 대하여 “깊은 사의”를 표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대통령전용차’ 아우루스 리무진을 함께 타고 숙소 금수산영빈관으로 이동했으며,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숙소를 직접 안내했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 연방 사이의 친선관계가 국제적 정의와 평화, 안전을 수호하고 다극화된 새 세계 건설을 추동하는 강력한 전략적 보루로, 견인기로 부상되고 있는 중대한 시기”에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푸틴 대통령이 19일 새벽에 당도했음에도 당일 오전 1∼2면에 걸쳐 푸틴 대통령의 평양 도착 소식을 사진과 함께 전했다.
라디오 조선중앙방송도 오전 6시에 빠졌던 푸틴 대통령의 평양 도착 소식을 오전 7시에 전했다.

해외언론들은 북러 정상회담 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 최우선 과제는 우크라이나전 승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북한의 지속적인 협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우크라이나전 장기화로 탄약 수요가 커지는 러시아는 북한의 추가 무기 지원을 원하고 있다.
러시아가 지난 3월 대북 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유엔 전문가 패널의 활동 연장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도 북한의 무기 지원에 대한 대가라는 국제사회의 의심어린 시선이 제기돼왔다.
북한은 첨단 무기고를 확장하는 데 러시아의 더 많은 도움을 기대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NYT는 국제사회 제재로 고립된 북한이 군사 부문 이외에 식량 등 러시아의 도움이 필요한 여러 요구 사항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북한과 러시아 ‘밀착’이 미국과 동맹국들의 압박 속에서 나온 ‘합리적 선택(rational choice)’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인민일보 계열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자국 분석가들 의견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장기간 이어진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양국(북러) 고립·압박은 자동적으로 그들이 유럽에서든 동북아시아에서든 미국 주도 동맹의 공동 위협에 함께 대응하도록 할 것”이라며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은 합리적 선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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