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화의 포토에세이] 일산 호수공원 국제 꽃 박람회
2025-05-09

산 위에 올라 보면 서울 시내에 회색 블록을 얹어 놓은 듯 아파트가 하나 가득합니다. 우리나라의 여름이 점점 길고 더워지는 요즘 현상을 보면 도시의 숲과 나무와 하천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하천의 물과 나무는 회색 아파트와 아스팔트를 데우는 열기를 그만큼 식혀주기 때문입니다.
홍수에 대비해 물이 불어나지 않도록 하천을 정비한 곳에 유유히 강물이 흐릅니다. 새들이 먹이 사냥을 하고, 어류들은 한가하게 먹이를 찾습니다. 오수를 따로 처리한 결과로 한강과 여러 하천의 물이 무척 깨끗해졌습니다.

한강이 맑아진 것처럼 양재천이나 중랑천과 같은 지류 역시 강물이 무척 맑아졌고, 고기들이 노닐고, 물고기를 잡으려는 왜가리와 오리, 가마우지들이 물가에 서서 시선을 집중합니다. 아침저녁이면 새벽을 일어나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한여름에는 사람들의 얼굴을 찾아보기 힘든 고요를 더위가 점령합니다.
지방자치단체인 자치구에서는 연신 하천의 근린생활시설 정비에 여념이 없고, 덕분에 하천의 산택길을 걷는 이들의 마음은 산뜻합니다. 때로는 구청에서 많은 빚을 내어 사치를 즐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긴 하지만, 주민들을 위한 생활시설은 이용에 편의를 느낌은 틀림이 없습니다.

도심 하천의 물과 숲은 분명 서울의 열기를 줄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여름 홍수 때문에 어렵기는 하겠지만, 지류 하천에도 가끔 물가에 자라는 큰 미루나무나 버드나무를 좀 키웠으면 하는 생각이 일어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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