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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 12년만에 멈췄다…출근길 대혼란 우려

27일 오후 3시부터 시작한 밤샘 협상 최종 결렬
시급 인상 합의 불발…버스 7천여대 운행 중단
서울시, 비상수송대책 가동…지하철 증편·연장
자치구, 지하철 연계 무료셔틀버스 운행

권태욱 기자 2024-03-28 07:25:06
서울 시내버스 총파업이 시작된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한 버스 정류장 안내판에 버스들이 출발 대기 중이라는 문구가 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사측과의 협상이 결렬되자 28일 오전4시를 기해 파업에 들어갔다. 

서울버스 파업은 12년만이다. 이날 오전부터 시민들의 출근길 불편이 우려된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2시 20분께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의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사는 전날 오후 3시께부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서 조정 회의를 열었으며 11시간이 넘는 마라톤 협상에도 불구하고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양측은 조정 기한인 이날 자정을 넘자 교섭 연장을 신청해 대화를 이어갔지만 이견을 좁히는 데는 실패했다. 

막판 협상이 불발로 끝나면서 노조는 오전 4시부터 예정대로 총파업에 들어갔다. 

다만 파업 돌입 후에도 실무진 간 물밑 대화는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얼마나 간극을 좁힐지, 조속한 시일 안에 극적 타협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측간 핵심 쟁점은 임금 인상이다. 

그동안 노조는 인천·경기지역으로 인력 유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탈을 막기 위해 12.7% 시급 인상을 요구해왔다. 

노조측은 “서울의 실질적인 생활비가 인천에 비해 18% 정도가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버스 운전 기사들의 시간당 임금이 인천 버스 운전 기사들보다 낮게 돼 있어 서울 시내 버스의 신규 입사자 감소, 그리고 인천과 경기 등 인근 지역으로의 이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인근 시·도 동종 버스노동자의 임금수준 이상으로 임금 개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의 총파업 예고 전날인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김정환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왼쪽)과 박점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이 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사측은 시급 2.5% 인상안을 제시했다. 사측은 최근 5년간의 물가상승률·임금인상률과 비교하면 과도한 요구라는 입장을 보였다. 

사측은 “부산과 대구 시내버스 노사가 올해 각각 4.48% 임금인상률에 협상 타결한 사례와 비교해도 서울 노조 측의 요구는 2.8배나 높은 인상률”이라며 “지금도 서울 시내버스 운전 기사가 전국 7대 특별·광역시 중 가장 높은 연봉을 받고 있으며 최근 물가상승률과 공무원 임금인상률 등을 감안해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불구하고 2.5% 임금인상률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도 양측은 임금인상률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였고, 지노위가 6.1%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결국 중재에는 실패했다. 

앞서 지난 26일 진행된 노조의 파업 찬반 투표에서는 재적 조합원 대비 88.5% 찬성률로 파업안이 가결됐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에는 65곳 업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이번 파업에 참여할 수 있는 단체교섭 대상이 되는 회사는 61곳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파업에 돌임함에 따라 전체 서울 시내버스(7천382대)의 97.6%에 해당하는 7천210대가 운행을 멈춘 상태다. 

서울시는 노조 파업에 따른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비상수송대책 가동에 들어갔다.  

먼저 지하철은 출퇴근 혼잡 완화 및 불편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하루 202회를 증회한다. 출퇴근 주요 혼잡시간을 현행보다 1시간 연장해 열차운행을 늘리고, 지하철 막차도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연장한다.  

혼잡시간 운행은 77회 증회하고, 막차시간 운행은 종착역 기준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연장돼 125회 늘린다. 열차지연과 혼잡때 즉시 투입할 수 있도록 비상대기 전동차 14편성을 준비한다.  

잠실역·사당역·구로디지털단지역·서울역·강남역 등 혼잡도가 높은 주요 역사(17곳)는 질서유지 인력을 배치한다.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버스 정류장에 무료 셔틀버스 임시운행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25곳 자치구에서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운행이 중단된 시내버스 노선 중 마을버스가 다니지 않는 지역을 중심으로 주요 거점에서 지하철역까지를 연계될 수 있도록 민·관 차량 400여대를 배차한다. 119개 노선에 480대를 배차해 하루 4천959회를 운행한다. 

파업 장기화를 대비해 출근 시간에 집중되는 이동수요를 분산하고자 시내 초·중·고교와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에 파업기간 중 등교 및 출근시간을 1시간 조정해 줄 것을 해당기관에 요청할 계획이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수송력을 동원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시민들의 대체 교통수단 지원 등 운행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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