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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고객 참여 가능 UX 연구개발 플랫폼 마련

현대자동차 강남대로 사옥에 ‘UX 스튜디오 서울’ 개관
하재인 기자 2025-07-02 22:54:35
UX 스튜디오 서울 전경. 현대자동차·기아

현대자동차·기아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강남대로 사옥에 ‘UX 스튜디오 서울’을 개관했다고 2일 밝혔다. 2021년 서초구에 개관한 기존 ‘UX 스튜디오’를 이전해 새로 단장한 결과다.

이번 ‘UX 스튜디오 서울’은 열린 공간을 제공하는 연구 플랫폼이다. 현대차·기아 고객은 누구나 모빌리티 개발 주체로 참여 가능하다.

방문객들은 UX 스튜디오에서 미래 모빌리티 환경을 경험하고 선행 UX 연구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차량 개발 과정에서 사용자의 의견이 제품에 반영되는 과정도 체험할 수 있다.

일반 고객이 차량 UX 개발 과정에 참여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체계적이고 상시적인 연구 플랫폼은 UX 스튜디오 서울이 세계 최초다.

기존 ‘UX 스튜디오’는 사내 협업 플랫폼으로 현대차·기아의 상품, 디자인, 설계 등 담당 연구원들이 차량 UX(사용자 경험) 개발 과정에 활용했다. 사용자 조사는 일부 특정 고객을 초청해 비공개로 운영했다.

‘UX 스튜디오 서울’은 UX 전시 콘텐츠를 체험하고 리서치에 참여할 수 있는 1층의 ‘오픈랩’과 몰입형 UX 연구 공간인 2층의 ‘어드밴스드 리서치 랩’으로 구성된다.

전문 가이드가 공간별 주요 콘텐츠에 대해 설명하는 상설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상세 소개 및 프로그램 예약은 UX 스튜디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효린 현대차·기아 Feature전략실 상무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지향하는 UX는 편리함을 넘어 감동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그 출발점은 결국 고객의 목소리이며 UX 스튜디오 서울은 단순 체험 공간이 아니라 실제 차량 개발 과정에 고객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UX 스튜디오 서울 ‘오픈 랩’ 전경. 현대자동차·기아

■ 1층 ‘오픈 랩’, UX 연구 과정 직접 참여 가능

1층의 ‘오픈 랩’에는 △UX 테스트 존 △SDV 존 △UX 아카이브 존이 마련된다. 고객은 UX 연구 과정을 살펴보고 리서치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SDV(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 기반 미래 모빌리티 기술도 체험할 수 있다.

이 중 UX 테스트 존은 모빌리티 UX 연구 과정에 대해 방문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공간이다. △UX 인사이트 △UX 콘셉트 △UX 검증 구역으로 구성된다. 현대차∙기아의 UX 콘셉트가 어떻게 개발되고 구현·검증되는지 경험할 수 있다.

UX 인사이트 구역에서는 전반적인 UX 연구 과정을 대형 디스플레이의 콘텐츠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도어, 시트, 무빙 콘솔 등 다양한 UX 콘셉트가 반영된 모형을 체험해볼 수 있고 모빌리티 사용자 경험에 대한 방문객 아이디어도 남길 수 있다.

UX 콘셉트 구역에는 나무로 만든 스터디 벅이 구현된다. 스터디 벅은 차량 개발 과정에서 사용성 검증 등을 목적으로 사전에 제작하는 실험용 모형이다. 스터디 벅 안에서는 차량 공간 구성, 시트 및 수납 기능, 이동 콘솔 등 다양한 UX 콘셉트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VR 기기를 통해 차량에 적용된 UX 경험도 가능하다.

UX 검증 구역에서는 검증 벅을 통해 주행 시뮬레이션을 체험할 수 있다. 검증 벅은 실제 차량의 내부 구조를 실물 크기로 재현해 작동 가능한 인터페이스를 탑재한 시뮬레이션 모형이다. 전방 LED 월에는 가상 주행 환경이 표시된다.

고객은 검증 벅에 탑승해 실제 운전 상황처럼 기기를 조작할 수 있다. 아이트래커를 활용해 운전자의 시선 데이터를 수집해 기능 동작과 시선 분산에 따른 사용성 지표를 도출하고 테스트 결과를 검증할 수 있다.

SDV 존에서는 현대차그룹 SDV를 실현시키기 위한 핵심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술들을 체험할 수 있다. 올해 3월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Pleos 25’에서 최초 공개된 E&E(전기·전자) 아키텍처 전시물이 전시된다.

E&E 아키텍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리(디커플링) 구조를 바탕으로 제어기를 고성능 컴퓨터(HPVC)와 존 컨트롤러로 통합한 설계 방식이다.

여기에 해당 공간에서는 현대차그룹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플레오스 커넥트’가 장착된 SDV 테스트베드 차량에 탑승해 다양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플레오스 커넥트는 AAOS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모바일과 차량 간 연결성을 강화했다. 모바일 경험을 차량 내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인포테인먼트 기능들은 맥락 인식 기반 음성 어시스턴트 ‘글레오 에이아이’를 통해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UX 아카이브 존은 현대차∙기아의 사용자 경험 변천사를 기록하는 공간이다. 인체의 다섯 가지 감각을 테마로 운전자 시점에서 교감할 수 있는 기획 전시가 열린다.

첫 전시 주제는 ‘시각의 경험’이다. 현대차∙기아의 클러스터와 센터페시아 등 정보 전달 장치의 변화를 전시한다. HUD와 디지털 사이드 미러와 같은 넓고 쾌적한 시야를 확보하기 위한 기술의 진화 과정도 소개한다.

‘UX 캔버스 존’에서 플레오스 커넥트를 테스트하는 모습. 현대자동차·기아

■ 2층 ‘어드밴스드 리서치 랩’, UX 연구 수행 몰입형 공간

2층의 ‘어드밴스드 리서치 랩’에는 △UX 캔버스 및 피쳐 개발 룸 △시뮬레이션 룸 △UX 라운지 및 차량 전시 공간이 마련된다. 현대차∙기아 연구원들과 사전 모집된 사용자들이 함께 UX 연구를 수행하는 몰입형 공간이다.

UX 캔버스에서는 연구원들과 고객이 함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산한다. 워크샵과 세미나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된다.

피쳐 개발 룸은 자율주행 UX, 고성능 차량 UX,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HMI) 등 각 분야별로 세분화된 연구공간이다. 특정 테마를 중심으로 빠르게 UX 콘셉트를 개발해 검증할 수 있도록 가변적으로 구성했다. 해당 장소는 고객에게 상시 개방되지 않는다. 연구 참여 목적으로 사전 모집된 사용자만 방문 가능하다.

시뮬레이션 룸은 UX 캔버스와 피쳐 개발 룸에서 도출된 UX 콘셉트를 가상 환경에서 검증한다. 개발한 UX 콘셉트가 주행 시 어떤 사용성을 보이는지와 개선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해당 장소도 상시 개방되지 않는 연구 전용 공간이다.

여기에 시뮬레이션 룸은 △준중형 세단에서 대형 SUV까지 변형이 가능한 가변 테스트 벅 △차량 움직임을 세밀하게 모사하는 6축 모션 시뮬레이터 △730개의 LED 모듈로 구현한 시야각 191도의 대형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제 운전하는 것과 유사한 평가 환경을 연출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는 서울,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도 델리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의 실제 지도를 기반으로 가상 환경을 구현한다. 글로벌 유명 모터 레이싱 서킷도 동일하게 내재돼 고성능 차량의 UX도 평가할 수 있다.

시뮬레이터 운행 중에는 벅 내부에 설치된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행동과 주행 데이터가 취득되고 이후 데이터베이스에 모두 저장된다. 현대차∙기아는 누적된 사용자 데이터를 UX 연구 과정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UX 라운지는 1층의 ‘오픈 랩’과 동일한 고객 개방형 공간으로 가이드 투어가 마무리되는 지점이다. 방문객들은 전시된 현대차∙기아의 신차를 관람하거나 로봇 카페를 통해 소통하고 휴식할 수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서울 외에도 중국 상하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미국 어바인 등 각지에 글로벌 UX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지역별 실제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한 UX 콘셉트를 연구·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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