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 전망을 두고 회의론과 성장론이 갈리고 있다. 현재 시장이 과열돼 거품이 낀 상태라는 주장과 앞으로도 AI 시장의 발전이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 AI CEO는 지난달 일부 AI 스타트업 평가 가치가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현재의 AI 투자 열풍이 '닷컴 버블'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닷컴 버블은 1990년대 후반 IT 기업들을 대상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내려간 주식 시장의 IT 버블이다.
같은 기간 매사추세츠공과대(MIT)가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생성형 AI에 투자한 기업의 약 95%에 실질적인 매출 성과가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AI의 경우 인프라와 기술을 바탕으로 실제 성과가 나오고 있기에 닷컴 버블 당시와 다르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AI 인프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AI 거품론이 틀렸다고 직설했다. 최근 엔비디아가 오픈AI에 1,000억달러 투자를 발표한데 대해서도 오픈 AI가 수조 달러 규모의 기업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전 세계 기업과 정부는 AI에 대한 투자 확대에 나서는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AI 시장 규모는 2032년까지 연평균 29.2% 성장해 2,032억6,000만달러가 될 전망이다.
이민주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회의론은 이미 지나가는 흐름으로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주요 국가에서 AI를 적용하고 확산하는걸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정책도 진행을 하고 있어 성장론이 우세하게 느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제조업과 산업 현장에 AI 적용되는 시장
제조업과 산업 현장 등에 발전 중인 AI가 적용되는 점도 시장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실제 시장에서는 AI가 산업에 적용될 경우 거품론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낙관론이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미국 동부시간 29일 뉴욕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상승세가 나타났다. 엔비디아는 2% 상승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도 1% 안팎으로 올랐다. 앞서 오픈 AI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서비스 업체와 계약을 맺고 챗GPT에서 구매한 뒤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출시했다.
여기에 기존 AI와 달리 물리적 실체를 가지고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의 성장도 AI 성장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피지컬 AI는 센서를 통해 실제 환경을 인식하고 정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해 물리적인 행동을 수행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피지컬 AI 시장은 2030년까지 643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민주 연구원은 “제조업이나 산업에 AI 기술을 도입하고 적용하거나 물리적인 AI를 적용하는 피지컬 AI 분야들이 확산되고 있다”며 “AI 기술을 개발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실제로 산업에 적용되면서 사용하는 수요가 늘어나면 시장이 확대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정부, AI 산업 지원에 기업 투자 가능성 상승
국내에서도 피지컬 AI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에는 과학기술통신부와 국내외 산·학·연이 참여하는 피지컬 AI 글로벌 얼라이언스가 공식 출범했다. 250여개의 기업과 기관이 참여한 국내 최대 규모 피지컬 AI 민관 협력체다. 피지컬 AI 기술의 주도권 확보를 목표로 한다.
피지컬 AI 글로벌 얼라이언스의 도메인 분과는 △ADV(AI 정의 차량) △완전자율로봇 △주력산업 △웰리스테크 △ACR(AI 컴퓨팅 리소스)로 구성된다. 각각 현대자동차, 두산로보틱스, HD현대중공업, 카카오헬스케어, 퓨리오사 AI·리벨리온을 중심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현재 정부의 AI 지원 정책 의지도 확고하다.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대규모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AI 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100조원 규모의 국민펀드를 조성했고 AI 데이터센터를 차세대 국가 사회간접자본으로 규정했다. AI 특화 시범도시와 산업형 집적단지도 조성할 계획이다.
이민주 연구원은 “정부가 정책으로 지원을 강력하게 하려는 의지가 있으면 기업들도 투자를 하거나 체력을 키워가는 움직임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 AI, 제조업 중심 발전 전망
향후 한국에서의 AI 발전은 제조업에 적용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경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 한국 제조업 비중은 약 27.6%로 OECD 회원국 평균 15.8%를 상회했다.
이민주 연구원은 “한국은 제조업이 강하고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중국이나 제조업에 위협 요소가 되는 상황이 많이 생겼다”며 “제조업에 AI를 도입해 혁신·성장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 업체 중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 공정의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 품질 개선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LG전자도 AI를 활용해 자체 제조 역량을 강화하고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휴머노이드 개발에 나서며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로보티즈는 CJ대한통운과 물류현장 상용화를 위한 피지컬 AI 기술 공동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산업 현장에 AI를 적용하고 관련 AI의 성장을 이끄는 해당 기업들은 실제 성과를 내고 있는 중이다. 실적이 부진한 경우에는 지난 1년간 AI 시장의 발전과 함께 주가가 상승세를 기록했다.
사업에서 실체를 가지고 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되는 모습인 만큼 AI 시장에서의 성장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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