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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 발 반도체 초 호황...AI칩 장비주 '함박 웃음'

브로드컴, 오픈AI에 10 기가와트 규모 AI 칩 공급
반도체 슈퍼사이클 가속도…공급망 증설 필요
반도체 시장 성장, 반도체 장비 성장 견인 예정
하재인 기자 2025-10-14 18:16:17
브로드컴의 AI 가속기(XPU) 개발을 위한 차세대 패키징 솔루션인 3.5D XDSiP 플랫폼 기술. 브로드컴

브로드컴이 오픈AI에 대규모 인공지능(AI) 칩을 공급하며 반도체 호황에 올라탔다. 새로운 공급망이 마련된 만큼 반도체 장비 업체들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현지시간 13일 브로드컴은 오픈AI와 차세대 AI 클러스터용 가속기 및 네트워크 시스템 공급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공동 성명을 냈다. 오픈AI가 설계한 AI칩과 시스템을 브로드컴이 맞춤형으로 개발하고 공급하는 협약이다.

브로드컴은 오픈AI의 데이터센터에 2026년 하반기부터 2029년 말까지 AI 가속기와 네트워크 시스템을 배포하게 된다. 공급되는 AI 칩 규모는 10기가와트가 될 전망이다.

AI 칩은 AI 연산을 전담해 처리하도록 특별히 설계된 반도체 칩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등이 주요 사용자다. AI에 기반해 성장 중인 반도체 시장과 함께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다. 시장조사기관 마켓 앤드 마켓에 따르면 AI 칩 시장 규모는 2029년까지 연평균 20.4% 성장해 3,115억8,0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최근 오픈AI는 반도체 시장 호황에 맞춰 AI 칩 벤더를 다변화하는 중이다. 앞서 6일에는 AMD와 연 수백억달러 규모의 AI 칩을 공급하는 다년 계약을 맺었다. 이는 AI 인프라를 확장하며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번 브로드컴과 오픈AI의 협약과 관련해 “오픈AI가 공격적으로 칩 벤더를 다변화시키고 있는데 거기에 브로드컴 이야기가 나온거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본사 전경. 삼성전자

◆ 반도체 시장 슈퍼사이클…공급 위한 증설 필요

시장에서는 반도체 분야가 슈퍼사이클에 올랐다는 지표가 나타나는 중이다. 현지시간 9월 21일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슈퍼사이클' 보고서에서 새로운 기술 사이클이 시작됐다며 사이클 지표가 2027년에 정점 패턴에 이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현지사간 9월 23일 마이크론의 4분기 실적은 매출이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6.6%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매출이 분기 최초로 80조원을 넘어선 86조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31.81% 증가한 12조1,0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반도체 시장 호황 흐름이 지속되는 만큼 관련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AI 칩 등을 공급하기 위한 증설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보영 연구원은 “지금 생산능력의 두 배까지도 지어야되는 상황인데 거기까지의 그림은 아직 시장에 오픈하지 않았다”면서도 “이번 분기 때 얼마까지 오픈할지 보고 있지만 증설은 이어져야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미반도체 HBM4 전용 장비 TC 본더 4. 한미반도체

◆ 반도체 시장 호황, 반도체 장비 성장 견인 예정

반도체 시장의 호황은 반도체 설계, 웨이퍼 가공, 칩 생산, 조립, 검사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장비의 성장도 견인할 예정이다.

AI 수요 증가, 낸드 및 파운드리 투자 확대 등을 통해 반도체 시장이 성장할 경우 이에 활용되는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제조 장비 시장 규모는 2032년까지 연평균 10.6% 성장해 2,03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임소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주가는 타이트한 공급 환경 속에서 투자에 대한 기대감과 TSMC의 9월 호실적 발표에 힘입어 대부분 상승 마감했다”며 “아직은 적은 규모이나 선단 공정으로의 전환 투자가 연말 소부장 기업들의 실적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장비는 소부장 중 가장 늦게 반응하지만 가장 길게 유지되고 장비 사이클이 마무리되면 다시 소재, 부품의 상승을 유도한다”며 “이제 반도체 소부장 섹터는 장비 섹터의 추가 상승과 이후 다음 사이클을 준비하는 단계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25년 10월 14일 기준 지난 1년간 테스 주가 추이. 네이버

◆ 국내 시장, 반도체 장비 업체 성장 기대감 반영

국내 시장에서도 반도체 장비 업체들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반도체 후공정 장비를 생산하며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필수적인 TC 본더를 공급하는 한미반도체의 14일 장중 주가는 13만6,200원으로 지난 1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고객사로 반도체 전공정 장비를 제조하는 테스의 주가는 올해 10월 10일 4만8,800원에 거래돼 지난 1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웨이퍼 결함을 제거하는 기술을 담당하며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를 생산하는 HPSP의 14일 장중 주가는 3만8,350원으로 지난 3개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년 사이 최저치였던 5월 23일 2만1,150원에서 44.8% 오른 수치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HBM만 호황이다 보니 후공정 장비 변경에만 관심을 가지다 지금 범용까지 가서 빅사이클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증설 얘기가 나오면 당연히 장비주가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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