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붓으로 그린 세상] 외나무다리 건너면 400년 역사 ‘생생’
2025-04-28
혹자는 이 혹한기를 통해 옥석이 가려지는 상황이고 시장이 정상적으로 가고 있다고 하며, 그동안 투자금을 수십, 수백억대로 받아 물 쓰듯 쓴 스타트업들의 자업자득인 상황이라고 말한다. 물론 맞는 이야기지만 꼭 그렇게만 볼 것인가.
얼마 전 필자가 운영하는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를 흔쾌히 믿고 해주었던 VC(벤처캐피탈) 대표님과 대화를 나누었다.
“대표님, 지금 피투자사 중에서 힘든 곳들 많을 텐데 수익성을 확보하지 않고 투자금을 점유율 확대에만 쓴 기업들이 틀린 것이 증명되는 것 같습니다.” (필자)
“꼭 틀렸다고는 할 수 없어요. 그때는 그렇게 하는 것이 투자자들이 원하는 바였고, 시장 상황이 바뀐 지금에는 수익성을 우선 하는 것이 ‘맞는’ 선택이 된 것이죠.” (VC 대표)
대화를 하면서, 그동안 투자를 통해 성장한 스타트업들이 억울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시장에 자금이 넘쳐나던 시기에는 적자는 생각하지 말고, 빠르게 자금을 소진해서 시장점유율을 높여야 한다고 스타트업을 압박하던 투자자들이 지금은 수익성을 이야기하며 수익성을 담보한 기업에만 투자한다고 한다.
투자 상황만 봐도 현재 수익을 확보한 기업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물론 모든 VC들이 이렇게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렇다는 말이다.
국내 최대 청년창업네트워크 <프리즘> 이사장을 역임한 지 7년, 지금과 같은 투자 혹한기는 없었던 것 같다. 주변에 같이 사업을 하던 스타트업이 큰 투자를 받고도 무너지고, 구조조정은 일상이 되었으며, 버티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 많은 스타트업의 ‘지금’이다.
그럼에도 이 기간 국내 창업생태계는 양적으로 질적으로 성장했다.
중소벤처기업부를 필두로 전폭적인 정부의 지원과 민간 창업 생태계의 든든한 스타트업의 지원 기업, 기관들이 끊임없이 나오며, 대한민국의 창업 생태계는 그야말로 ‘발전’했다.
창업지원 프로그램, 모태펀드, 민간 VC, 그리고 무엇보다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창업 전선에 뛰어든 ‘스타트업’이 있기에 ‘스타트업코리아’가 되고 있다. 생태계 구축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은 시장이 좋아지는 것과 동시에 투자 시장이 풀릴 수 있다는 것이니 혹한기가 계속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스타트업 대표들은 당장 힘들기 때문에 주변에서 하는 조언들을 받아들일 여유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고 있지만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 몸과 정신 건강 둘 다 나빠지고 있을 것이다. 물론 필자도 마찬가지다.
이 시점에서 ‘사업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며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야말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해법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사업의 본질은 ‘돈을 버는 것’이다.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당연하지만, 사업을 시작한 지 일정 시간이 지났음에도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 해야 할 것은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을 어떻게 빠르게 수익을 창출해서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게 하는 방법을 실행에 ‘바로’ 옮겨야 한다.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투자’에 회사의 운명을 맡길 수는 없다.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에 집중을 해야 혹한기에서 다시 한번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 기회는 스타트업 대표와 팀원이 한마음이 돼 모든 것을 걸었을 때 다시 올 수 있다.
필자도 현재 안녕하지 못하고, 많은 스타트업들도 안녕하지 못함을 알고 있다. ‘사업은 어때요?’라고 물어보는 것이 실례가 되는 상황에서 ‘같이 힘내요’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큰 힘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하겠는가? 우리가 시작한 길인 것을. 하지만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이 시기를 잘 견뎌내고, 이겨냈을 때, 우리는 진정한 ‘기업가’로 성장 하고 우리의 비전을 담은 스타트업은 한 단계 성장해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스타트업 대표님과 팀원 분들! 절대 죽으라는 법은 없으니 지금 당장 정확하게 회사 상황을 진단하고, 비전을 이어갈 수 있는 일을 ‘실행’합시다.

전창열 청년창업네트워크 <프리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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