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규모 ‘최대 2천명’…정부, 설연휴 전 발표
2024-02-04

정부가 내년 대학입시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천명 늘리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6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열고 이런 내용의 2025학년도 입시 의대 입학정원 증원 규모를 발표했다.
의대 정원 확대가 제주대 의대가 신설됐던 1998년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의대 증원은 27년 만에 이뤄지는 셈이다.
당시 의대 정원은 3천507명이었으나, 2000년 의약분업 때 의사들을 달래려고 감축에 합의해 2006년 3천58명이 됐다. 이후 쭉 동결돼 왔다.
증원 규모는 올해 정원의 65.4% 수준이다.
복지부는 “비수도권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증원분을) 집중 배정한다”며 “추후 의사인력 수급 현황을 주기적으로 검토·조정해 합리적으로 수급 관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증원 규모는 복지부가 지난해 11월 대학들을 상대로 진행한 의대 증원 수요 조사 결과(2천151∼2천847명)보다는 다소 적지만, 당초 증원 폭이 1천명대 초반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으로 큰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올해 고3 학생이 입시를 치르는 2025학년도 대입부터 확대된 정원이 적용될 예정이다. 복지부와 교육부는 오는 4월까지 각 대학별 의대 정원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2021년 우리나라 임상의사 수(한의사 포함)는 인구 1천 명당 2.6명으로, 전체 회원국 중 멕시코(2.5명) 다음으로 적다.
OECD 평균은 3.7명이고, 오스트리아(5.4명), 노르웨이(5.2명), 독일(4.5명) 등은 우리나라의 2배 안팎 수준이다.
2020년 기준 국내 의대 졸업자는 인구 10만명당 7.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3.6명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의대 정원을 파격적으로 늘리는 것은 의사 수 부족이 지역·필수의료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지방 병원들은 의사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고, 환자들은 새벽 KTX를 타고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원정 진료'를 다니고 있다.
응급실에서 의료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응급환자를 받지 않아 환자들이 구급차를 타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위험한 상황에 부닥치는 ‘응급실 뺑뺑이’도 잇따르고 있다.
이른바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로 불리는 필수의료 분야를 지원하는 의사는 갈수록 줄고 있고, ‘피안성(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쏠림이 심해지고 있다.

이날 복지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결정함에 따라 의료계에서는 공동휴진 등 집단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의대증원 발표를 강도 높게 비판했으며,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증원을 강행하면 전공의들과 함께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 파업이 의료 현장에 미치는 혼란이 클 것으로 보고, 파업을 강행하면 즉시 업무복귀 명령을 내리고 이를 따르지 않을 때는 징계하겠다는 강경대응 방침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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