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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주필의 시사 풀이]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 임명식’이 뜻하는 것

한양경제 2025-08-25 14:15:55
이재명 대통령은 광복 80주년을 맞은 지난 8월 15일 오후 8시에 서울 광화문에서 국민대표 80인이 참여한 가운데 텔레비전으로 전국에 생중계된 ‘국민임명식’을 거행했다. 이재명 정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을 일으켜 헌법재판소에 의해 대통령직에서 파면됨에 따라 지난 6월 3월 치러진 조기 대선에 의해 당선자가 확정된 6월 4일 곧바로 출범했다.  

‘국민임명식’은 대통령의 취임식도 없이 출범했던 이재명 정부가 광복절이라는 뜻있는 날을 택해 치루지 못했던 취임식을 대신한 일종의 지연된 취임식이라 할 수 있는 행사를 거행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국민대표 80인, 특별초청 국민, 국가 주요인사, 각계 대표, 일반시민 등 약 1만 명이 참석했다.  

국민대표 80명은 자신들이 직접 작성한 임명장을 무대에 설치된 대형 큐브에 순서대로 거치했고, 그 가운데 4명은 이 대통령 부부에게 직접 임명장을 전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께 드리는 편지’라는 이름의 감사 인사를 통해 “빼앗긴 국민주권의 빛을 되찾은 80주년 광복절, 국민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임명장을 건네받아 한없이 영광스럽고, 또 한없이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지금까지는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때는 흔히 대통령의 ‘취임심’이 거행됐다. 그런데 이런 일반적인 관례를 따르지 않고 이 대통령은 ‘취임식’ 대신 ‘임명식’이라는 말을 썼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단어의 차이를 넘어 이재명 대통령의 대통령직에 대한 인식과 태도와 자세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이다.  

‘취임식’에서는 취임하는 자 즉 대통령이 주체가 되고 그를 뽑은 국민은 객체가 된다. 그러나 ‘임명식’에서는 임명하는 자 즉 국민이 주체가 되고 대통령은 객체가 된다. 따라서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주체가 되는 ‘취임식’이라는 말이 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고 또 그 말을 쓰는 것이 전통이고 관행이었다. 

그럼에도 이재명 대통령은 관행적으로 사용되어온 ‘취임식’이라는 말 대신 굳이 자신이 주체가 아니라 객체가 되는 ‘임명식’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여기에는 이 대통령의 대통령직을 포함한 모든 공직은 나라의 주인인 국민에 의해 임명을 받는 것이고 따라서 공직자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대신 국민을 섬기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일꾼이어야 한다는 민주정의 기본 원리이자 원칙에 투철한 인식과 자세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과 자세는 국민임명식에서 ‘국민께 드리는 편지’를 통해 “지금 이 자리에서 국민으로부터 임명받은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 이재명은 대한민국 주권자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오직 국민만 믿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향해 힘껏 성큼성큼 걸어 나가겠습니다”라는 이 대통령의 말에 잘 담겨 있다. 

이러한 인식과 자세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자신의 정부를 ‘국민주권정부’라고 부른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이는 이재명 정부는 주권의 원천이고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는 취지다. ‘국민께 드리는 편지’에서도 “‘국민주권정부’는 국정 운영의 철학과 비전의 중심에 언제나 국력의 원천인 국민을 둘 것입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다른 곳에서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너무 집착하지 말자. 국민의 의사를 존중하고 국민이 원하는 것을 해야 된다. 국민 중심, 국민 우선이어야지....저는 국민에게 이익 되는 일을 하는 대리인이기 때문에 저의 신념과 가치에 일치되면 좋지만 그게 아닐 경우는 국민의 요구에 따르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우선하겠다는 국정의 원칙을 밝힌 것이다. 우리 헌법 제1조 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리고 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국체는 민주공화국이고 정체는 민주정(민주주의)이며, 그 국민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주인이며 권력의 원천이라는 말과 같다.  

이러한 헌법 규정을 공직의 업무와 권한에 적용하면,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공직자는 선출직이든 임명직이든 나라의 주인인 국민을 대리해 또는 국민의 위임을 받아,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일꾼 또는 공복임을 뜻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식’을 대신한 ‘국민임명식’을 통해 이러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을 잘 그리고 올바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 대통령은 경기 성남 시장과 경기도 지사의 시절에도 이러한 인식과 자세를 누차 강조하고 실천해온 공직자였다. 민주정의 나라의 공직자에 대한 이러한 바른 인식과 자세를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주권정부’가 끝까지 견지하고 실천하기를 바란다.  

그러면 우리 공직자들의 공직에 대한 바른 인식과 자세가 더 확고해지고, 한국의 민주주의가 더욱 공고해지고, 국민주권정부도 성공하게 될 것이다.


이효성 주필·전 성균관대 언론학과 교수·전 방송통신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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