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희토류 관련주들이 폭등세를 이어가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중국 정부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방침과 이에 맞선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가 촉발한 미·중 무역 갈등이 희소금속 공급 불안을 자극하면서, 관련 종목들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고려아연은 전 거래일 대비 19.48% 급등한 115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거래일 5.01% 상승에 이어 급등세를 이어갔다. 반면 코스피는 이날 0.72% 하락한 3584.55포인트를 기록하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고려아연은 아연·연·동 등 비철금속뿐 아니라 안티모니·인듐·비스무트 등 희소금속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최근 전기차, 반도체, 배터리 산업에서 희토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통제 강화는 희소금속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확산됐다.
◆ 희토류 공급 차질 우려…‘고려아연 수혜’ 부각
희소금속 공급망 재편이 이뤄지면, 고려아연이 수혜주가 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고려아연이 비철금속 제련에서 희토류 추출·정제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중국 의존도가 높은 시장 내에서 국산 대체 공급처로 주목받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미 2차전지용 황산니켈·리튬 사업 진출에 이어 희소금속 부문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희토류는 반도체, 전기차, 국방 산업의 핵심 원재료”라며 “중국의 통제 강화가 장기화하면 고려아연 같은 국내 정제·재활용 기업이 직접적인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8월 14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고려아연은 전통적인 제련 사업의 한계를 넘어 희소금속과 구리∙니켈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함으로써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경쟁우위를 확보 중"이라고 평가했다.
◆ 미·중 갈등 재점화, 희토류 공급 불안 ‘불씨’
미국과 중국 간 긴장 분위기는 지난 9일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다시 고조됐다. 이에 대응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내놓자 시장에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SNS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돕고자 한다”며 “시진핑 주석이 잠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을 뿐”이라고 발언, 일시적인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나 양국 간 전략물자 갈등은 여전히 고조된 상태다.
이 같은 뉴스가 전해지자 국내 증시에서는 희토류 테마주가 일제히 폭등했다. 유니온머티리얼은 전일 상한가에 이어 이날도 29.77% 오른 2,210원에 거래를 마쳤다. EG와 성안머티리얼스도 상한가를 기록했고, 유니온(20.90%), 동국알앤에스(16.91%), 노바텍(12.66%) 등도 동반 급등했다.
중국이 전략물자로서 희토류를 무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 증시에서는 고려아연을 중심으로 한 ‘비철금속 가치주’의 리레이팅(재평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테마 과열 상황을 경고했다. 중국의 통제 정책이 실제 수출 물량 제한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미·중 고위급 회담을 통해 중국이 희토류 무기화를 중단하는 데 동의했다고 생각한 미국 입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며 "다만 미국의 관세 조치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희토류 카드 역시 협상용 전술일 뿐 근본적인 목적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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