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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수출물류비’ 폐지… 시름 깊은 농가

WTO 농업협정따라 전면 철폐... 선박·항공 등 운송비 지원 없어져
수출 자체 포기… 내수로 몰릴수도 “道, 판로 확보 등 적극 지원 필요”
이나경 경기일보 기자 2023-12-08 14:37:04
내년부터 농식품 수출물류비 보조가 전면 폐지되면서 도내 농가 및 수출업체들이 수출 가격 경쟁력에서 뒤쳐질 것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수출용 햇배 선별‧포장작업이 한창인 안성마춤농산물유통센터. /윤원규 경기일보 기자

“내년부터 수출물류비 지원이 중단되면 농가들은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농식품 수출 활성화를 위해 포장·운송비 등을 지원하는 ‘농식품 수출물류비’가 올해를 끝으로 폐지됨에 따라 경기도 내 농가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경기도에 따르면 오는 31일을 기점으로 ‘농식품 수출 물류비’ 지원이 사라진다. WTO 농업협정에 따라 농산물의 자유화·농업의 공정 경쟁 등을 이유로 수출물류보조가 전면 철폐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앙 정부와 지자체는 농식품 수출활성화 및 농가소득을 증대하기 위해 포장·운송 등 물류비 부담이 큰 농축수산물 및 가공식품 수출 시 생산농가와 수출업체에 선박·항공 등 운송비의 일정 비율을 지원해 왔다. 올해 도는 약 7억원의 예산을 100여개 수출업체 및 농가에 지원했다. 이 같은 수출물류비 지원이 내년부터 사라지면서 도내 농가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남윤현 화성 포도수출협의회 대표는 “수출물류비 지원이 사라지면 농가 입장에선 손이 많이 드는 수출보다는 바로 팔 수 있는 내수로 방향을 전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15~20년 전만 해도 화성의 포도수출이 전국 1, 2위 수준이었지만 수출물류비를 포함한 전반적인 예산이 줄어들면 과거의 영광도 사라질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안성원예농협 역시 수출물류비 중단으로 일본, 대만 등 경쟁국에 가격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안성원예농협은 경기도 수출 주력품목인 배와 포도 등을 미국 등에 1년에 평균 600~700t, 많게는 1천t까지 수출하고 있다.

김종보 안성원예농협 경제사업소장은 “농가에선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수출이 바람직하지만 내년부터는 농가도 수출업체도 보조금을 못 받기 때문에 다른 영역에서 마진을 내기 위한 단가 협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단가를 줄이면 농가는 소득이 줄어드는 것인데 농식품부도, 경기도도 아직 구체적 방침을 얘기해주지 않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기도가 농수산물 수출의 메카로 발돋움하기 위해 도 차원의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상현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현지 시장에서의 수요를 발굴하고, 현지 유통을 개척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필요하다”며 “경기도 차원에서 개인이 하기 힘든 국가 간 MOU 체결 등의 노력으로 판로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중앙정부도 중요하지만 경기도가 지역 상품을 가장 잘 알고, 적극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곳인 만큼 경기도의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경기일보>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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