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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모듈러주택’…현대엔지니어링·GS건설, 층수 한계 도전

현대엔지니어링 ‘마의 12층’ 넘어 용인에 첫 13층 높이 시공
GS건설, 철골 모듈러 기술 특허 ‘중·고층건물’ 상용화 한발
경기주택도시공사와 손잡고 25층 규모 기술협력 추진


권태욱 기자 2023-12-20 06:30:02
현대엔지니어링이 지은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인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현대엔지니어링

‘레고 블록’처럼 조립해 짓는 모듈러 주택이 진화하고 있다.

그동안은 건축법에 따라 13층이상 건물은 3시간이상 내화기준을 갖춰야 하는 등 이유로 국내 모듈러주택 높이는 ‘마의 12층’에 머물러 있었으나 현대엔지니어링이 올해 13층 규모의 모듈러 주택을 건립하면서 이 한계를 극복하면서 고층 모듈러 주택 활성화에 물꼬를 텄다.

현재 13층 이상의 고층 건축물에 모듈러 공법을 적용할 수 있는 건설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유일하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6월 경기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에서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을 준공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민간사업자로 참여해 시공한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은 13층 높이에 106가구로 구성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모듈러공법 장점을 바탕으로 향후 ‘건설업의 제조업화’라는 패러다임 변화를 예측하고 2012년부터 디자인, 신소재 적용, 정밀시공기법 등 모듈러건축에 대한 연구개발 및 시공역량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지금까지 건설 신기술 1건과 특허 11건을 획득했으며 서울주택도시공사(SH),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공공기관과 공동연구 및 다수 OSC(Off-Site Construction) 국가 R&D사업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모듈러 공법으로 고층 공동주택을 건설하기 위한 연구개발에서 성과를 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고층 모듈러 건축 구조 및 접합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이번에 출원한 특허는 모듈러 공법에 관한 것이다. 번들형 기둥과 내진·내화 H형강을 구조 형식으로 채택했으며, 네 가지의 다양한 모듈러 골조 접합 방식을 고안한 것도 특징이다. 번들형 기둥을 활용한 건축 구조는 소형 기둥 여러 개를 천장보와 바닥보 사이 벽체 내부에 다발로 묶어 시공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 방식은 소형 기둥들을 벽체 내부에 위치시켜 기둥이 실내로 돌출되지 않고, 고층 건물에서도 기둥 개수를 추가하는 것이다. 구조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어 기존 단일 기둥 방식에 비해 실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번에 출원한 특허는 국내 주택 수요자들이 원하는 중·대형 평수의 고층 모듈러 공동주택을 건설하기 위한 원천기술을 확보 한 것으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13층 높이의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인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을 준공한 이후, 20층 이상의 고층 모듈러 아파트 건설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사진왼쪽부터) 허윤홍 GS건설 허윤홍 대표, 김세용 GH 김세용 사장,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홍현성 대표이사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GS건설·경기주택도시공사(GH)와 고층 모듈러 기술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모듈러 주택 사업 현황을 공유하고 25층 이상의 고층 모듈러 주택 추진 방안을 상의하는 등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GS건설은 모듈러 사업의 선두주자로, 모듈러 전반에 대한 기술과 사업역량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 2020년 목조 모듈러 전문업체인 단우드사(社)와 철골 모듈러 전문업체 엘리먼츠사(社)를 인수해 선진 모듈러 기술을 흡수했고 글로벌 주택건축 시장 공략에 나섰다.  

또 자동화 생산설비를 갖춘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recast Concrete) 제조 자회사 GPC와 국내 목조 모듈러 단독주택 전문회사인 자이가이스트(XiGEIST)까지 설립하면서 국내 사업기반도 확보하고 있다. 

GS건설은 철골모듈러 기술 특허와 인증을 받아 모듈화된 중·고층 건물 상용화에 한발짝 다가섰다.

GS건설은 6월에 철골모듈러의 ‘내화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 등록까지 마쳤으며, 현장에서 조이는 작업 없이 모듈 간 접합 가능한 원터치형 ‘퀵 커넥터’를 자체 개발해 특허출원과 한국지진공학회 기술 인증서를 받았다. 

GS건설 용인기술연구소에 설치된 철골모듈러 목업(Mook-up) 외부./ GS건설

GS건설이 자체 개발해 특허 등록한 이 방법은 모듈과 모듈이 만나는 하부에 내화뿜칠이 되어있는 내화 보드를 부착해 3시간 동안 내화성능을 확보하는 공법이다.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2020년 모듈러 사업에 진출한 후로 해외 선진 모듈러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모듈러 기술 발전을 위한 연구 개발에 힘써왔다”며 “그동안 확보한 선진 모듈러 시스템 및 기술을 바탕으로 적극 협력해 국내 고층 모듈러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듈러주택사업에 비교적 제약이 많은 국내에서 중고층 모듈러주택 실증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것에 의의가 크다”면서 “향후 현대엔지니어링을 선두로 국내에서도 고층 모듈러주택 사업이 활발히 추진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모듈러 시장 규모는 날로 성장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 규모는 1757억 원으로, 2021년보다 300억원 늘었다. 업계는 2030년 2조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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