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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약업계, 기술수출 큰 성과…인수합병으로 기술경쟁력도 강화

올해 기술 수출액 지난해년보다 1조5000억 늘어
종근당·레고켐바이오·대웅 등 글로벌 제약사와 계약
셀트리온·광동제약 등 합병으로 시너지효과 기대
권태욱 기자 2023-12-31 09:54:53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기술수출 분야에선 큰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 한해 제약·바이오 업계 기술수출 규모는 공개되지 않은 계약 건을 제외해도 약 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비공개 계약 건으로 인해 정확한 계산은 어렵지만, 공개된 계약 건을 기준으로 하면 추산된 지난해 성과 규모 6조3000억원보다 약 1조5000억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계약 건수도 지난해 16건에서 올해 21건으로 증가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세계적 제약사와 맺은 2건의 계약이다. 

종근당은 지난달 6일 스위스 소재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에 희귀난치성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CKD-510을 기술이전 하는 약 1조7302억원 규모의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CKD-510은 다양한 염증성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효소를 억제하는 물질이다. 

계열사 종근당바이오가 지난해 중국 큐티아테라퓨틱스에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기술 수출한 것을 제외하면 최근 5년 넘게 종근당의 기술수출 소식은 잠잠했기에 업계에선 ‘깜짝 놀랐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은 지난 22일(미국시간) 미국 얀센 바이오텍에 자사 ADC 후보물질 ‘LCB84’의 개발 권리를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반환의무가 없는 선급금 1억 달러(약 1300억원)와 단계별 성공 시 받을 수 있는 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17억 달러(약 2조2400억원)를 받게 된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단일물질(복수물질·플랫폼 및 반환된 기술 이전 제외) 기술 이전 중 최대 금액이다. 레고켐바이오는 이번 계약을 포함해 총 13건의 ADC 기술 이전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신약 기술 수출은 중간에 권리가 반환될 가능성도 내포하지만, 빅파마와의 공동 개발 과정에서 글로벌 역량을 경험하고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의미가 있다.

LCB84는 삼중음성유방암, 대장암 등 고형암 대상 ADC 치료제 후보물질로, 암세포에 특이하게 발현되는 ‘Trop2’라는 항원을 치료 목표로 삼는다. 

이는 ADC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진 관심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올해 가장 많은 기술수출 계약 성과를 올린 곳은 대웅제약이다. 

1월 영국 제약사 CS파마슈티컬스와 맺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DWN12088)’의 기술수출 계약을 시작으로, 2월에는 브라질 제약사 목샤8에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정’을 기술수출 하는 데 성공했다. 계약 규모는 각각 4130억원과 1100억원이다. 

미국 제약사 비탈리바이오와는 지난 4월 먹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DWP213388’을 기술수출 하는 6391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대웅제약 기술수출 계약 규모는 상반기에만 1조원을 넘었고 하반기에도 이어갔다. 

이달 11일엔 인도에 본사를 둔 ‘자이더스 월드와이드 디엠씨씨’에 항암 주사제인 ‘DWJ108U’를 이전하는 약 12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성공시켰다. 

이 물질은 전립선암·자궁내막증 등에 쓰는 '루프론데포'의 제네릭(복제약)으로, 대웅제약은 이 약을 미국에서 루프론데포의 첫 제네릭으로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바이오팜도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5년 연속 기술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에는 중동 제약사 히크마와 307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브라질 제약사 유로파마, 아일랜드 엔도그룹, 일본 오노약품공업, 스위스 아벨테라퓨틱스와 계약에 성공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선진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해외에서 대규모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기술수출에 힘을 쏟고 있다”며 “자금이나 임상 대상자의 원활한 확보를 위해 현재로선 기술 수출이 가장 적합한 전략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28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하고 통합 셀트리온으로 새롭게 출범한다고 밝혔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양사 합병으로 셀트리온 그룹 상장 3사 합병의 첫 단추가 채워지면서 ‘2030년 매출 12조원’을 제시한 통합 셀트리온의 성장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셀트리온은 원가 경쟁력을 통해 신약과 신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 개발을 위한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국내외에서 가격 전략을 효과적으로 구사해 판매 지역과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통합 셀트리온이 단기적으로 제시한 목표는 내년 매출 3조5000억원 달성이다. 


광동제약은 건강기능식품 기업 비엘헬스케어를 인수하기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광동제약은 지난 4일 비엘헬스케어의 최대 주주인 비엘팜텍과 비엘헬스케어의 지분 58.74%를 인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취득 수식 수는 621만1054주, 취득 금액은 300억원이다. 

비엘헬스케어는 건강기능식품 전문 기업으로 바이오 신소재 연구·기능성 화장품 사업에도 진출했다. 광동제약은 비엘헬스케어의 경영권을 확보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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