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이어 MWC도 ‘AI 열풍’…K-이통사들 스페인서 각축전
2024-02-20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가 26일 개막한다.
미국 CES, 독일 IFA와 함께 세계 3대 테크 전시회로 불리는 MWC는 무선통신 산업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기술의 발전과 융합 흐름에 발맞춰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 최첨단 기술을 망라할 것으로 보인다.
25일(현지 시각)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에 따르면 MWC 2024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에서 26∼29일 열린다.
전 세계 200여개국에서 2천400여곳 기업이 참가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치러진다. 예상 방문객 수는 9만5천여 명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2019년 10만9천여 명)에 근접할 전망이다.
올해 행사는 ‘미래가 먼저다(Future First)’라는 주제로 △5G와 그 너머 △모든 것을 연결하기 △AI의 인간화 △제조업 디지털 전환 △게임체인저 △우리의 디지털 DNA 등 6개 세부 테마에 맞춰 진행된다.
특히 올해는 챗GPT가 일으킨 생성형 AI 열풍이 온전히 반영된 첫 MWC라는 점에서 AI가 본격적인 주인공으로 등장할 것이 유력하다. 2018년 이후 거의 매년 AI가 MWC의 세부 테마에 포함돼 왔지만, 이번에는 모바일보다도 더 큰 관심을 끌 것이라는 예상이다.
11만㎡ 규모의 피라 그란 비야 전시장에는 글로벌 주요 통신사와 삼성전자·에릭슨·화웨이·노키아 등 장비 제조사뿐 아니라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인텔 등 유명 빅테크 기업들도 자리를 마련한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참여해 AI관련 기술들을 대거 선보인다.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KICTA)에 따르면 MWC에 참가하는 한국 기업은 165곳으로 스페인(696개 사), 미국(432개 사), 영국(408개 사), 중국(288개 사)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222곳으로 정점을 찍었던 한국 기업 참가 규모는 2022년 108곳, 지난해 130곳에 이어 올해까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 삼성전자, KT 등을 포함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혁신상을 받았던 국내 스타트업 5곳도 참가한다.

SK텔레콤과 KT,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은 물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KICTA) 등이 통합 운영하는 한국관에 유망 스타트업들이 다수 전시관을 차린다.
SKT는 이번 전시회에서 ‘텔코(통신사업자) AI 세상’의 비전을 제시하고,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 협력을 구체적으로 선보인다.
GTAA는 SKT가 지난해 7월 도이치텔레콤(DT), e&, 싱텔 등 글로벌 주요 통신사들과 함께 발족한 텔코 AI ‘원팀’이다. GTAA 발족을 계기로 같은 해 10월 SKT와 도이치텔레콤은 통신사 특화 거대언어모델(LLM)을 공동 개발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세계 50개국, 13억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GTAA 창립 멤버들은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향후 ‘텔코 LLM’ 개발 등에서 협력한다. 아울러 지난해 9월 정식 출시한 AI 개인비서 ‘에이닷’의 성과를 소개한다. SKT에 따르면 에이닷 가입자는 2월 현재 340만 명을 넘었다.
6G 시뮬레이터와 오픈랜 최적화 기술 등 AI를 기반으로 한 각종 네트워크 인프라 기술도 전시 대상이다. 특히 미래 AI 인프라의 핵심으로 꼽히는 AI 데이터센터(AI DC)와 관련해 차세대 열관리 방식인 액체 냉각, AI 반도체 사피온, AI DC 보안 등을 시연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열린 ‘갤럭시 언팩’에서 티저 영상을 통해 처음 선보인 ‘갤럭시 링’의 실물 디자인을 최초 공개한다.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신제품 갤럭시 링을 블랙, 골드, 실버 등 3가지 색상과 9개 사이즈로 진열한다. 다만 연내 공식 출시 전까지는 보안을 위해 아크릴 상자 내에 전시, 직접 체험할 수는 없다. 하반기 출시가 예상되는 갤럭시 링은 수면 중에도 편하게 착용할 수 있고, 반지 안쪽 면이 손가락을 감싸 세밀한 건강 데이터 측정이 가능하다.
향후 출시될 지능형 헬스 기능 역시 MWC에서 처음 소개한다. 수면, 심장 박동 등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개인화된 건강 가이드를 제공하는 ‘마이 바이탈리티 스코어’, 사용자가 건강 목표를 설정하면 이를 독려하는 ‘부스터 카드’ 등 새 기능으로 맞춤형 건강 경험을 제공한다.
최근 출시된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의 다양한 AI 기능도 MWC 전시장에서 체험할 수 있다. 실시간 통역 기능을 시연하는 공간은 물론 화면 위에 동그라미만 그리면 바로 검색 결과를 볼 수 있는 ‘서클 투 서치’, 복잡한 글을 간략하게 정리하는 ‘노트 어시스트’, 사진 속 피사체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생성형 편집’ 기능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다.

KT는 올해 MWC에서 ‘미래를 만드는 디지털 혁신 파트너’라는 주제로 넥스트 ‘5G’와 ‘AI 라이프’ 등 2개 테마존으로 전시관을 꾸미고,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과 AI 혁신 기술을 통해 달라질 미래상을 보여줄 예정이다.
먼저 ‘넥스트 5G’존에서 미래 교통수단인 도심항공교통(UAM) 운항을 위한 항공 통신망 구축 기술을 선보인다.
최고 수준의 항공망 안정성을 보장하는 통신·안테나 기술인 ‘스카이패스(SkyPath)’와 고속 이동하는 UAM에서도 끊김 없는 서비스를 보장하는 위성 연계형 ‘초 커버리지 다중 연결 네트워크(SkyNet)’, UAM 탑승객에게 고품질 통신을 제공하는 미래형 중계기 기술 ‘RIS’, AI를 활용해 비상 상황에서도 안전 운항을 지원하고 최적의 비행 스케줄링을 실현하는 ‘UAM 교통관리시스템’이 주요 전시 아이템이다.
KT의 초거대 AI를 광고 도메인에 적용한 ‘AI 문맥 맞춤 광고 서비스’도 시연한다. LLM이 사용자가 머무는 콘텐츠의 맥락을 정확히 파악해 최적의 광고를 추천하는 서비스다.
전시관에서는 공유 킥보드, 전기차 충전기, 택시용 스마트 사이니지(공공장소 등에 설치되는 상업용 디스플레이)에 적용된 온디바이스 AIoT(지능형 사물인터넷) 블랙박스 기술과 메타버스 공간에서 도로명 주소를 학습할 수 있는 ‘지니버스 도로명 주소’도 체험할 수 있다.
MWC의 부대 행사로 열리는 세계 최대 스타트업 축제 ‘4YFN(4 Years From Now)’에만 국내 스타트업 64곳이 참가하는 등 기술력을 갖춘 창업 기업들의 국제 무대 진출도 활발하다.
통신 3사 CEO들도 이번 전시회를 둘러보기 위해 바르셀로나를 찾는다.
유영상 SKT 사장은 지난해 출범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 협력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이고, 김영섭 KT 대표는 취임 후 첫 MWC 무대를 계기로 ‘GSMA CEO 보드 미팅’에 유일하게 참석하며,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이번 행사를 참관하면서 다양한 해외 파트너사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기업 총수 중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년 연속 MWC에 참석한다. 최 회장은 지난달 CES 2024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글로벌 IT 전시회를 참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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