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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도 찬반의견…혼돈겪는 한미약품 ‘모자의 난’

한국ESG기준원, 아들측 5명 이사 안건 찬성
글로벌 GL, 모녀측 이사회 후보 6명 전원 ‘찬성’
28일 주총 신동국 회장, 소액주주 등 표심에 승패갈릴 듯


권태욱 기자 2024-03-20 10:21:43
(왼쪽부터) 송영숙 한미약품 그룹 회장,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 임종윤 한미정밀화학 대표./연합뉴스

한미약품그룹을 둘러싼 모녀(송영숙·임주현)와 아들(임종윤·종훈)간 표대결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엇갈린 의견을 내면서 경영권 분쟁이 혼돈양상을 보이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ESG기준원은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임종윤 사장 측은 한국ESG기준원이 임종윤·종훈 형제가 주주제안한 안건 4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한국ESG기준원은 기업 등 특정 단체와 이해관계 없는 독립적인 기관으로, 객관적인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에 기반해 기업의 주요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하고 ESG 평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정 주가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으로 운용되는 패시브 펀드들은 대체로 이 의견을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윤 사장측은 한국ESG기준원이 한미사이언스측이 제안한 이사진 6명의 선임안에 대해 ‘불행사’를 권고하고, 임종윤·종훈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비롯한 2건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안은 찬성 권고했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가 제출한 이사회 후보자는 임주현(사내이사), 이우현(사내이사), 최인영(기타비상무이사), 박경진(사외이사), 서정모(사외이사), 김하일(사외이사) 등이다.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측의 주주제안 이사회 후보자는 임종윤(사내이사), 임종훈(사내이사), 권규찬(기타비상무이사), 배보경(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사외이사) 등이다. 

반면 세계적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이하 GL)는 한미약품그룹 일가의 경영권 분쟁에서 모녀측 손을 들어줬다. 

한미약품그룹은 GL이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 후보 6명에 대한 의결 안건에 대해 전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종윤·종훈 사장 측의 주주제안 이사회 후보자들은 모두 반대했다. 

GL은 한미사이언스와 OCI간의 통합을 구성하는 세 가지 기본 거래(구주 매각, 현물출자, 유상증자 신주발행) 중 두 가지 거래(구주 매각, 현물출자)가 제3자(회사의 주주이나 개인의 자격을 가진 자)와 OCI홀딩스 사이에 이뤄진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회사가 직접 당사자인 유일한 거래는 ‘유상증자 신주발행’이라고 설명했다. 

GL은 유상증자 신주발행의 경우 이는 단일 금융 거래에 대해 허용 가능한 수준의 지분 희석이므로 유상증자를 진행하더라도 이는 주주들에게 중대한 주가 희석을 의미하지 않으며 신주발행 주가 역시 통합 계약 공지 전의 시장가격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미사이언스는 이번 유상증자 수익금 중 1천억원을 차입금 일부 상환에 활용하고 나머지 1천400억원을 운전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회사가 처한 차입금 가중 상황과 운전자금 확보 필요성 등을 감안할 때 한미사이언스가 추가 자금을 모색하는 것은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GL은 “주주제안 측이 통합 반대의 사례로 든 부진한 부광약품의 경우 현재 부광의 사업 정체가 OCI의 경영 판단과 조치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는 모녀 측은 6명 중 3명, 형제 측은 5명 중 2명에 대해서만 찬성을 권고한다는 중립적 의견을 내놨다. 

현재 한미사이언스의 지분은 모녀 측이 약 32%, 아들 측이 약 28%로 모녀측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표 대결의 관건은 약 12% 지분을 가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약 7%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공단이 쥐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나머지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어느쪽을 지지하느냐에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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