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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장남 임종윤 “부친, 사후 5년간 체제 바꾸지 말라고 했다”

입장문 통해 모친 송영숙 회장 인터뷰 반박
“등기이사 아닌 장녀에겐 왜 통합 알렸나”
“이종산업 결합 예측할 수 없는 리스크 상존”
권태욱 기자 2024-03-11 18:26:56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한미약품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모친 송영숙 한미약품 그룹 회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에 대해 크게 반발했다. 

임 사장 측은 이날 언론에 보낸 메일을 통해 2020년 타계한 부친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창업주가 유언으로 ‘사후 5년간 지금의 체제를 바꾸지 말라’라고 했다며 통합 결정이 부친의 생각과 같다고 한 송 회장의 발언을 반박했다. 

임 사장은 “선친께서 살아 계셨다면, 한미약품 그룹이 OCI그룹에 사실상 종속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이러한 거래를 좌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회장은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창업자이자 남편인 고(故) 임성기 회장이 있었어도 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며 “OCI와의 통합은 ‘연구개발(R&D)에 집중하는 신약 개발 명가’라는 한미의 정체성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과 동생 임종훈 사장이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속해있지 않기 때문에 OCI와 통합 안건을 사전에 알려줄 수 없었다는 송 회장의 말에 대해서는 “장녀인 임주현 사장도 한미사이언스 등기이사가 아닌데 어떻게 협상 테이블에 앉았나”"라고 반문했다. 

송 회장 측은 OCI와의 이종결합이 리스크가 적고, OCI 산하의 부광약품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임 사장은 이에대해 “부광약품이 OCI그룹에 편입될 당시, 대기업인 OCI의 역량 및 자금력을 결합한 시너지 효과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는 한편, 인수합병이 아니라 공동 경영이라는 점을 OCI도 강조했다”며 “이는 한미약품그룹이 OCI그룹에 넘어가는 현재의 모습과 여러 측면에서 유사한 점이 있으며 부광약품 경영진의 변화 및 최근의 실적 추이가 공동 경영의 성과인지 생각해 볼 문제”라고 했다.  

부광약품은 2022년 OCI 인수 이후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회장./한미약품

그는 또한 송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 한미 지분을 많이 가진 아들들이 그룹을 이끌게 될 수 있다는 말도 “이미 OCI로 최대 주주가 넘어간 마당에 10%대 지분을 가진 아들들이 경영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이전 합병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고 꼬집었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계약서에 다 마련해 뒀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 내용을 두 아들에게 공개할 의향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송 회장 측이 ‘신 회장이 우군이 돼 줄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임 사장은 “주주총회 표 대결을 앞둔 상황에서 느낌으로만 대주주의 향방을 언급하는 것은 본인들에게 표 대결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행위인 것으로 보인다”며 “신 회장과는 아직 협의가 안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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